인도 남서부의 케럴라 주에 위치한 한 성당에서 신자들이 미사에 참석하고 있다.
▲인도 남서부의 케랄라주에 위치한 한 성당에서 신자들이 미사에 참석하고 있다. ⓒ호주 ABC뉴스 영상 캡쳐
인도 케랄라가톨릭주교회의(KCBC)는 파키스탄 펀자브주와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의 반기독교 폭력 사태에 유엔의 개입을 촉구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KCBC는 최근 ‘종교 또는 신앙에 근거한 폭력 행위의 피해자를 추모하는 날’을 맞아 양국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이 반복되는 가운데 유엔의 개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파키스탄 전역의 가톨릭 공동체는 희생자들과 함께 ‘특별 기도의 날’을 기념했다.

지난 2019년 유엔 총회는 종교의 자유와 관련된 인권을 지지하기 위해 8월 22일을 해당 기념일로 지정한 바 있다.

KCBC는 성명서에서 “양국에서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폭동과 폭도들의 공격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최근 펀자브주 자란왈라시에 있는 80채 이상의 기독교 가정집과 19개 교회를 겨냥한 폭도의 공격이 있었다. 지난 8월 16일 공격은 이슬람 경전인 꾸란 사본을 모독했다는 혐의로 발생했다.

인도 마니푸르(Manipur)주에서는 계속되는 종파 간 폭력으로 인해 지난 3개월 동안 2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6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폭력은 주로 쿠키족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발생했으며, 힌두교인인 메이테이(Meitei) 공동체에 속한 극단주의자들은 수백 개의 교회와 학교를 포함한 기독교 기관, 수천 채의 가옥을 불태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 연방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대체로 침묵을 지켰다.

뉴델리에 본부를 둔 연합기독교포럼(United Christian Forum)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은 인도 기독교인들에게 ‘역사상 가장 폭력적인 해’였으며, 최소 486건의 기독교 박해 폭력 사건이 보고됐다.

당시 UCF는 “인도 전역에서 보고된 거의 모든 사건에서 종교적 극단주의자로 구성된 자경단 폭도가 기도 모임에 끼어들거나 강제 종교 개종에 연루된 것으로 생각되는 개인을 체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UCF는 기독교인 박해의 높은 발생률의 원인을 “불처벌”로 꼽았다. 그 이유는 폭도가 기독교인들을 강제 개종 혐의로 경찰에 넘겨주기 전 위협하고 신체적으로 폭행했기 때문이다.

UCF는 올해 상반기 인도에서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표적 공격 사건이 400건이나 기록됐다고 밝혔다. 2022년 같은 기간에는 274건이었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공격이 종교 개종에 대한 허위 주장과 관련돼 있으며, 인도의 여러 주에서는 이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독교인은 인도 인구 14억 명 중 약 2.3%, 이슬람교도가 대다수인 파키스탄에서는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종교적 폭력은 파키스탄에서도 새로운 것이 아니다. 과거에는 신성모독 혐의로 인해 폭도가 피고인들을 살해하는 일이 발생했으며, 2019년에는 스리랑카 남성 한 명을 포함해 한 집단이 약 60채의 집을 불태웠고, 2009년에는 펀자브에서 6명이 사망했다.

인권단체들은 오랫동안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오용됐다고 비판해 왔다. 사회정의센터에 따르면, 1987년 이래 2,000명 이상이 기소됐고, 그러한 혐의로 최소 88명이 사망했다.

이러한 폭력 사태는 기독교와 시민 사회 단체들 사이에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두 가지 법안이 최근 파키스탄 의회에서 통과된 데 따른 것이다. 2023 형법 개정안은 신성모독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반면, 2023 소수자 국가위원회 법안은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부적절한 것으로 간주됐다.

무고한 사람이나 거짓 증인을 처벌하는 조항이 없는 신성 모독 금지는 1980년대 군사 독재자 지아울 하크 장군 치하에서 확대됐으며,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19세기 후반 식민지 시대에 서로 다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싸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원래의 법을 제정했다.

KCBC 제이콥 G. 팔락카필리(Jacob G. Palakkappilly)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파키스탄의 대다수 인구가 근거 없는 비난에 근거하여 소수 기독교 공동체를 공격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팔라카필리 대변인은 “테러 운동이 종파주의와 공동체 양극화를 먹고 산다. 그들의 증오스러운 캠페인을 통해, 그들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에 도망치게 하는 폭동을 퍼뜨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