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제종교자유위, ‘아제르바이잔’ 특별우려국 지정 첫 권고

뉴욕=김유진 기자     |  

▲일부가 붕괴된 아제르바이잔 슈사의 한 성당에서 한 남성이 기도하고 있다.  ⓒ국제기독연대

▲일부가 붕괴된 아제르바이잔 슈사의 한 성당에서 한 남성이 기도하고 있다. ⓒ국제기독연대

미국의 초당파 기관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가 미국 국무부에 처음으로 아제르바이잔을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CPC)으로 지정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USCIRF는 1일 발표한 ‘2024년 연례 보고서’에서 지난해와 같이 북한, 미얀마, 중국, 쿠바, 에리트레아, 이란, 니카라과, 파키스탄,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12개국을 특별우려국 지정 대상에 올렸다. 또한 올해 아프가니스탄, 아제르바이잔, 인도, 나이지리아, 베트남 등 5개국을 추가할 것을 권고했다.

심각한 종교 자유 침해에 관여하거나 이를 용인한 ‘특별감시대상국’(SWL)에는 이집트, 인도네시아, 이라크,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시리아, 터키, 우즈베키스탄이 지목됐다.

특별우려단체로는 알샤바브, 보코하람,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 후티 반군, 이슬람국가(IS) 사헬지부,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지부 및 자마트 누스라트 알이슬람 왈무슬리민이 지목됐다.

아제르바이잔이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지정을 권고받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USCIRF는 2020년부터 아제르바이잔을 2단계 특별감시대상국 명단에 올렸다.

그러나 2023년 위원회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영토 분쟁의 여파로 아제르바이잔의 종교 자유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주민의 대부분은 아르메니아계 기독교인이었지만, 2023년 9월 아르메니아계가 아제르바이잔에 항복한 이후 대규모 탈출로 이어졌다.

보고서는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및 주변의 종교 유적지에 계속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또한 “작년 5월, 무바리스 구르반리 공식 국가종교사업위원회 위원장은 칼바자르 지역의 다디방크 수도원에 있는 아르메니아 사도 신부들에게 수도원을 떠나라고 촉구했다”며 “자신들이 종교 유적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은 거짓 주장”이라고 밝혔다.

또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칸켄디 시를 방문한 유엔 사절단은 ‘문화나 종교적 구조물에 아무런 피해도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다른 기관들은 여전히 해당 지역의 피해나 파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종교단체가 합법적으로 예배를 드리려면 2009년 법률에 따라 등록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을 강제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한 종교 서적 및 기타 자료에 대한 공식적인 검토와 승인을 요구하고, 특히 ‘종교 선전활동’ 또는 ‘선교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을 제한하고 있다.

보고서는 “정부는 작년에 이어 비무슬림 종교 공동체의 등록을 또다시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스티븐 슈넥 USCIRF 국장인 1일 기자회견에서 “2022년과 2023년 연례 보고서에서 아제르바이잔 정부의 종교 자유 침해가 증가한 것에 주목했다”며 “유감스럽게도 이 추세가 2023년에도 계속돼, 이제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 지정 기준이 충족됐다고 결론 내렸다”고 했다.

위원회는 미국 정부가 2009년 종교법을 개정하고, 2022년에 개정된 국제 인권 기준을 준수하도록 아제르바이잔 정부와 협력하도록 권고했다. 위원회는 또한 나고르노-카라바흐 및 주변 지역의 예배당과 기타 종교 또는 문화 유적지를 복원, 보존 및 보호하기 위해 미국 국제개발처(USAID)와 바쿠 주재 미국 대사관에 자금을 지원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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