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가톨릭교인 가정부, 무슬림 고용주에 구타·감금당해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임신 때문에 그만둔다고 말하자 절도 누명 씌워”

▲파키스탄 기독교 가정부인 아스마 굴팜과 그녀의 남편 마시 굴팜. ⓒ모닝스타뉴스

▲파키스탄 기독교 가정부인 아스마 굴팜과 그녀의 남편 마시 굴팜. ⓒ모닝스타뉴스
파키스탄의 한 가톨릭교인 청소부가 임신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려고 하다가 무슬림 고용주에게 구타당하고 약 1주일 동안 불법적으로 감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펀자브주 시알코드 지역의 파카 가라 지역에 사는 아스마 굴팜(Asma Gulfam·28)은 무슬림인 후다 아드난(Huda Adnan)의 집에서 가정부로 5년 동안 일해 왔다. 그러다 그녀가 “4월 초 임신 5개월이고 몸이 힘들어서 계속 일할 수 없다”고 말하자, 고용주는 “(일을 그만두지 말고) 남아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굴팜은 모닝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4월 18일 아드난은 내가 화장실에 있던 100만 루피(한화 약 460만 원)를 훔쳤다고 고발했다. 내가 이를 부인하자, 아드난은 그녀의 남편 미안 아드난(Mian Adnan)과 이아즈 아흐메드(Ijaz Ahmed) 조사관 등 4명의 경찰이 함께 기다리고 있는 방으로 날 끌고 갔다”고 전했다.

그녀는 “경찰은 날 보자마자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들은 절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으면 내 옷을 찢겠다고 위협했고, 내가 계속 거부하자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무자비하게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 이아즈도 내 손톱을 뽑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결백하다는 나의 주장을 무시했다. 나는 복부에 타격을 받아 자궁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날 때렸다”고 했다.

그녀는 “울면서 도와달라고 소리쳤으나, 아무도 나를 구하러 오지 않았다. 그 집에서 수 년 동안 일해 왔지만 한 번도 내가 잘못했다는 비난을 받은 적이 없었다. 난 매우 열심히 정직하게 일했다. 이것이 나의 신앙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해자들은 8일 동안 그녀를 붙들고 반복적으로 구타했다고 한다. 그들은 그녀가 기독교인이라며 질책했고, 거짓과 잘못을 자백할 때까지 아무도 그녀를 구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그녀의 남편인 인력거 운전사 마시 굴팜(Masih Gulfam)은 시빌 라인스 경찰서에 그녀에 대한 실종 신고를 했다. 그러나 경찰은 오히려 그를 체포했다. 아스마 굴팜은 “남편은 일주일 동안 불법 감금을 당했다가, 나의 건강이 악화된 후인 4월 26일에야 석방됐다”고 했다.

석방된 남편은 그녀를 국립병원으로 급히 데려갔고, 건강 검진 결과 그녀가 신체적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녀는 “태아의 생명이 내부 출혈로 인해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었지만, 의사들이 가까스로 아이를 구했다”고 했다.

아스마 굴팜은 5월 10일 시알코드 지역 경찰서에 찾아가 전 고용주의 폭력과 불법 감금 사실을 신고했다. 그러자 전 고용주는 5월 17일 그녀와 그녀의 남편을 절도 혐의로 고발했다고.

그녀는 “이제 나는 이 박해로부터 우리와 우리 아이들을 구해 달라고 지역사회 지도자들과 정부 고위층에 요청할 수밖에 없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크리스천각성운동’(Christian Awakening Movement)을 이끄는 임란 사호트라(Imran Sahotra)는 모닝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23일 이 부부를 위한 임시 보석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 무슬림 가족은 굴팜에게 고발을 당하자 이를 무효화하고 ‘그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부부에 대해 거짓된 초기정보보고서(FIR)를 작성했다”며 “이 사건은 파키스탄에서 취약한 기독교 공동체가 정의에 접근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범행에 가담한 경찰인) 아흐메드에 대한 법적 조치 청원서를 제출했으며, 추가 구역 및 세션(Additional District and Sessions)의 압둘 자바르(Abdul Jabbar) 판사는 그에게 5월 31일까지 답변을 제출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사호트라는 “이 불쌍한 여성이 고문 때문에 태아를 잃거나 심지어 자신의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그 경찰관은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아스마 굴팜의 시련은 그녀가 임신 때문에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됐다”며 “많은 가난한 기독교인들이 무슬림 고용주 밑에서 하던 일을 그만두고자 할 때 신성모독 등 거짓 혐의로 희생된다. 또한 그런 경우를 조사할 때의 패턴은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교회와 지역사회 지도자들이 박해받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 달라”며 “공동체로서 단결해 이 억압에 맞서 집단적인 목소리를 높이거나 정의를 요구하지 않을 경우, 우리 국민들은 계속 핍박에 시달릴 것이다. 정부도 소수종교인들이 정의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라치에 위치한 법률지원협회(Legal Aid Society)에 따르면, 비용과 자원의 부족은 파키스탄에서 소수종교인들이 정의를 실현하는 데 있어 가장 두드러진 장벽이다. 

법조계는 2021년 법적 요구 평가 설문조사에서 “소수종교인은 무슬림에 비해 공정한 재판을 받는 것에 대해 확신이 적었다”면서 “그들은 자신이 부유하지도 강력하지도 않기 때문에 자신의 영역 내에서 보호를 구할 수 있는 법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법도 없다”고 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그들은 정의를 추구하기 위해 사법제도에 거의 접근하지 못한다”고 했다.

파키스탄은 오픈도어가 발표한 ‘2023년 기독교 박해국 목록’에서 7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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