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리조트 사태가 샤크라 이은의 방송 하차로 결론이 났다. 사건 이면의 정황들은 전혀 주목받지 못한 전형적인 마녀사냥의 사례다.

아일랜드리조트 사태가 불거지고 샤크라 출신 이은이 SBS ‘오!마이베이비’에서 하차하기까지 이틀이 채 걸리지 않았다. 해당 내용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자 유입량 늘리기에 여념 없는 언론사들은 내용의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제목과 내용 일부만 수정한 채 보도를 반복했고 쏟아지는 뉴스로 검색 순위는 다시 올랐다. 전후 상황을 모르는 독자들이 비판적인 댓글을 작성하기는 기사를 베껴내는 것보다 쉬웠고 이는 새로운 기사거리를 탄생시켰다.

아일랜드리조트가 공사비를 부담하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부도를 내고 뒤에선 화려하고 행복한 생활을 꾸며가고 있는 것처럼 보도됐지만 실상은 다르다. TV 드라마에는 고급스러운 건축물과 바다로 둘러싸인 낙원과도 같은 이미지로 비춰졌지만 이면에는 5년 전부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국내 굴지 대그룹과의 처절한 싸움이 있다.

아일랜드리조트가 회사를 개장한 것은 지난 2012년 6월. 본래 아일랜드리조트라는 이름 뒤에는 그룹 SK가 있었다. 리조트 사업에 꿈을 품은 권오영 회장이 대부도에서 사업을 펼치는 것을 눈여겨 본 SK가 2006년도에 먼저 권 회장 측에 합작 제안을 한 것은 이미 언론들을 통해 알려진 사실. 당시 대그룹으로서는 드물게 골프장을 소유하지 못한 SK에게 여러 조건이 탁월한 아일랜드리조트는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합작 이후 권 회장 측에 리조트 매각을 제안했다가 무산된 직후 권 회장과 SK의 사이는 급속도로 틀어졌다. SK가 동업자인 권 회장을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한 것. 검찰에서 징역 10년과 추징금 20억 원을 선고받았지만 결국 대법원까지 가는 4년간의 공방 끝에 대부분의 혐의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 과정에서 SK 핵심인사 두 명을 비롯한 증인들이 허위 진술한 정황을 확보한 권 회장측은 지난해 SK그룹 임원 2명을 모해위증 혐의로, 최태원 회장을 △무고 △모해위증교사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지난 해 이은이 연예임에도 불구하고 SK의 도덕성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펼쳐나갔던 것이 잠시 이슈가 되었던 것도 이러한 과정 가운데 있었다. 6개월이 지난 후에야 최 회장을 제외한 피고소인들을 소환해 대질심문을 갖으며 수사에 속도가 붙는 듯 했으나 이후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 결과 없이 표류하고 있다.

문제는 리조트 개장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5년여 간 법정 다툼이 지속되는 바람에 리조트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웠던 것. 여기에 골프업계의 불황까지 겹치며 아일랜드리조트의 재정 상태는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프로골퍼인 남편 권용 씨가 마케팅에 나서고 2011년 당시 이은이 마케팅실장이라는 직함까지 달고 직접 영업 일선에 뛰어들었던 것도 이런 연유였다. 

▲샤크라 이은이 지난해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SK측의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1인 시위를 펼쳐 이슈가 됐다.

이은이 피켓 시위를 펼치며 주장했던 것과 같이 아일랜드측은 누명은 벗었지만 이로 인해 아일랜드 골프장 사업의 전체 공정 및 공사의 지연 △이미지 손상 △과중한 금융비용 및 이자부담 △기회비용 손실 △투자유치 물거품 등의 막대한 피해를 입어 재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피폐해져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결국 그 후유증으로 인한 피해 때문에 (주)엔씨씨가 부도나게 되었고 연쇄적으로 아일랜드리조트도 기한이익상실로 법정관리 신청을 하게 되었다는 것. 아일랜드측은 230억 가량 되는 공사대금의 대부분도 모든 방법을 동원해 해결했지만 나머지 13억 원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는 업체들의 제보로 방영한 것이라고 하지만 이은의 연예 방송 출연이 리조트 정상화에 도움이 될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보도 배후에 이를 견제하려는 SK가 있다는 것이 아일랜드 측의 주장이다. 그동안 SK와의 분쟁과 관련된 기사를 살펴보면 권 회장이 무죄가 확정된 이후에도 SK측을 비호하는 보도가 절대적이다. 지난 해 10월 TV조선에서 아일랜드와의 분쟁과 관련 SK의 문제를 제기하는 보도가 나갔지만 하루 만에 삭제된 바 있다.

특히 아일랜드측은 “1년 전 시사매거진 2580에서 근무하던 윤 모씨가 SK 홍보실장으로 옮겨갔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 윤 모씨는 1991년 MBC에 입사, 보도국, 정치국 등을 거쳐 시사매거진 2580을 담당했으며 지난 해인 2013년부터 SK 홍보실장직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 이날 제보자라던 피해 인테리어 업체 사장 두 명이 방영을 내보내지 말아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음에도 편집하지 않고 방송을 강행한 사실이 확인된 점, 지급보증에 관한 계약서를 왜곡해서 보낸 점 등도 충분한 의혹을 제공하고 있다.

결국 시사매거진 2580에서 시작된 논란은 이은의 방송 하차로 결론지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일랜드측은 “어떤 기업들에게도 피해를 주려는 마음은 조금도 없다. 어려움들이 해결되는 데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