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의 재판서 대부분 혐의에 무죄 인정
무고·모해위증교사·업무방해 등으로 고소

▲SK그룹 최태원 회장 및 2명의 SK 임원을 각각 고소한 아일랜드 리조트측은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누명은 벗었지만 후유증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시위에는 권 회장의 둘째 며느리로 그룹 샤크라의 멤버였던 이은 씨도 적극적으로 나서 눈길을 모았다.

SK그룹과 4년여 간의 법정 공방 끝에 대부분의 혐의에서 무죄를 입증한, 아일랜드 리조트 권오영 회장(전 NCC 주식회사 대표)이 최근 SK그룹 최태원 회장 및 2명의 임원을 각각 고소했다. 이로 인해 두 회사를 둘러싼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아일랜드 리조트에 따르면, 권오영 회장은 지난 3월 SK 최 회장을 △무고 △모해위증교사 △업무방해 혐의로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에 고소했다. 권 회장은 앞서 1월 SK그룹 임원 2명에 대해서도 모해위증 혐의로 안산지청에 고소했다.

NCC 주식회사(이하 NCC)와 SK에너지는 2006년 말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에 골프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관계가 시작됐다. 이들은 충분한 논의와 사업 검토 끝에 2007년 3월 합작법인 아일랜드 주식회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듯했지만, 2008년 1월 SK측이 안산지청에 권오영 회장에 대한 형사고소를 제기하며 관계가 틀어졌다. SK는 같은 해 2월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채권가압류신청을 했으며, 4월 NCC를 상대로 한 차례 더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SK는 2008년 당시 NCC가 골프장 건설을 위해 취득한 토지를 합작법인 아일랜드에 넘기는 과정에서 취득원가 330억원의 토지를 384억여원으로 속여 계약, 54억원의 매매차익을 챙기려 했다는 등의 허위사실로 권 회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이후 권 회장측이 SK의 불공정성과 부도덕성을 알리는 집단 민원제기·시위 등을 펼쳐 중소기업을 향한 대기업의 횡포에 대해 여론이 악화되자, SK는 시위중단·고소취하 및 합작지분을 돌려받는 등의 조건으로 NCC와 합의해 골프장 사업에서 물러났다.

NCC는 고소장에서 “하지만 SK측은 2008년 4월 검찰에 제출한 고소인 보충의견서를 통해 합작사업과 관련 없는 인신 비방 등을 제기, 검찰은 이를 토대로 권 회장을 불구속기소해 징역 10년과 추징금 20억원을 구형했다”고 주장했다.

또 “골프장건설 사업에 직접적으로 참여했던 SK그룹 수뇌부 두 임원은 2008년 12월과 2009년 1월 법정에서 권 회장을 불리하게 하는 증언을 했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녹음파일 등의 증거를 제시하며 3년이 넘는 재판 끝에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고소장을 통해 “SK는 2007년 골프장 사업에서 NCC를 배제하고 단독 경영을 하기 위해 NCC의 지분을 SK에 매각할 것을 요구하며 압박했지만, (본인은) 이 사업을 오랫동안 준비해왔기에 SK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며 “SK는 나를 고소 및 구속시킴으로 골프장 사업에서 포기하게 하려고 했지만 법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후 SK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악의적인 M&A를 한다는 여론까지 거세지자, 현재 진행 중인 것은 물론 향후에도 모든 민·형사상의 고소를 하지 말자는 내용의 합의를 요구해오며 골프장 사업에서 철수했다. 우리 역시 그들의 지분 50%에 대한 현금을 모두 지불하며 동업의 관계를 정리했으나, SK측은 고소를 취하하고서도 더욱 거세게 몰아붙여 나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권오영 회장은 이어 “검찰에 의해 징역 10년에 추징금 20억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구형을 받았지만, 그들이 말했던 녹화영상과 대화록 등의 결정적 증거를 법정에 제출함으로 위증임을 밝혀 1, 2, 3심 무죄를 받았다”며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려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SK그룹의 야만적 중소기업 강탈 행위를 막아야 한다. 위증 등의 방식으로 상대적 약자를 옭아매 강탈하려는 대기업의 불법행위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아일랜드 리조트에서는 권 회장의 둘째 며느리로 인기그룹 샤크라의 멤버였던 이은 씨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