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리조트측이 SK를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 동원, 대질 조사 등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회장 최태원)와의 오랜 분쟁 끝에 대부분의 혐의에서 무죄를 입증받은 뒤, 무고·모해위증 등 혐의로 SK를 고소한 아일랜드 리조트(회장 권오영)측이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한 수사를 요청하고 나섰다.

아일랜드 리조트측은 지난 10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공명정대한 수사가 진행되어 억울함을 풀어주길 간절히 바란다”며 피고인들과의 대질과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한 수사를 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아일랜드측은 “4년여간 재벌을 상대로 힘들고 지루한 검찰조사와 재판을 견뎌가면서 결국 누명을 벗었지만, 이로 인해 공사 지연은 물론, 이미지 훼손과 과중한 금융비용 및 이자부담, 부정적 여론 확산으로 인한 회원권 분양 부진 및 분양시기 상실, 투자 유치 실패 등 피해가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며 “‘아니면 말고’ 식의 부도덕하고 책임 없는 대기업의 횡포는 반드시 지탄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편향수사 않도록 공명정대하게 처리해 달라”

탄원서를 통해 아일랜드측은 “검찰수사가 재벌 기업의 의도대로 편향수사가 되지 않도록, 공명정대하게 처리해 달라”고 촉구했다.

권오영 회장은 “골프장 건립이 필생의 꿈이요 염원이었던 저는 밤낮 없이 300여명의 지주들을 개인마다 찾아다니며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한 결과 사업시행자 지정에 필요한 부지를 거의 매입했었다”고 말했다.

이후 SK그룹이 협력사인 동명엔터프라이즈(주)의 대표이사 김명술 회장을 통해 동업을 제안해 왔고, 2007년 3월 골프장을 공동으로 건설·운영하기로 하는 총괄적 내용의 협약을 체결하고 합작법인 아일랜드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권 회장은 “하지만 이후 그들은 김명술 회장을 통해 수 차례 지분 50%를 매각할 것을 종용해 왔으나, 돈보다 골프장 사업이 꿈이었던 저는 이를 거절했다”며 “SK는 제가 골프장 사업에서 손을 떼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고, 공동사업자로서 허물을 검토하다 보니 ‘부지매입가격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고 허위 사실을 조작해 죄 없는 저를 고소했다고 추정된다”고 밝혔다.

즉 처음부터 의도된 계획에 따라, 골프장 건설에서 가장 어려운 과정인 부지 매입을 성취한 권 회장에게 설립 법인의 대표이사 사장 지위 보장, 회사 지분 공동배분 등의 조건으로 합작을 이끌어낸 뒤 고소했다는 주장이다.

권 회장은 “고소 후 일방적으로 6개월간 검찰 수사를 받았고 구속영장이 청구되었으나, 영장실질심사에서 기각되었다”며 “영장이 기각되자 당황한 SK는 투자금 전액 환수, 비방금지와 고소취하, 탄원서 제출 등 상호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SK와 합의서를 작성하고 동업관계를 청산하면서 모든 일이 끝나는 듯했으나, 이미 수사 검사와 짜맞춘 듯 합의 전날 기소했고, 이로써 재판이 진행됐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SK측 임원 2명은 법정 증언대에서 사실과 다른 모순된 증언을 하였고, 이로 인해 검찰이 징역 10년형과 추징금 20억원을 구형하게 됐다는 게 아일랜드측 입장이다.

한편 자체 비즈니스 수요 충족이라는 이유로 대기업들의 골프장 사업 진출이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SK는 외환위기 이후 보유하고 있던 일동레이크 골프장을 농심에 매각한 뒤 지속적으로 골프장 사업을 추진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 영업을 통한 직접적인 수익 창출보다는 그룹사 차원의 원활한 골프장 예약이 주된 목적으로, 법인회원권을 보유하고 있어도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모두 예약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대기업이 골프장을 직접 운영하려는 주된 이유다.

SK는  일동레이크 골프장 매각 후 9년만인 2010년, 제주도 핀크스 골프장을 거액의 부채를 떠안는 조건으로 인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