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어두움이 밝음됨을 지켜보며, 깊은 묵상과 기도에 빠집니다.

앞에 놓여진 3천여일 정도의 시간을 바라보며,

이제까지 지나온 30년의 시간과,
기쁨과 슬픔, 수고와 허물,
그 결과로 놓여진 부산물들을 헤아립니다.

또한 역사 속의 교회와,
담임목사라는 책임적 위치에 놓여진,
한 허물 많고 부족한,
직책 뒤에 가리워져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부끄러운 인생으로서의 모습을 반추합니다.

결정하여 계획한 남은 시간 동안의 일정과, 사고와, 실행을 통한 내용과 분량들을,
수없이 저울에 달아보고, 또 달아보며,
역사 속의 의미와 무엇으로 남을 것인가를 각인하고 또 각인합니다.

이제까지 살아온 제 삶과 사역,
빛과 그늘이 공존하는 누추한 여정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함께 하며 곁을 지켜주시고, 바라보며, 기다려주신 성도님들께,
이제부터 진행되어 마쳐질 시간들은,

과정의 구간을 넘어 삶의 실제로 이룬 실현으로서,
전한 말씀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시간대라 믿습니다.

과정의 허물은 치유되고, 오히려 위로받을 수 있는 하나님의 은혜일 수 있으나,
최종적 매듭은 함께 했던 이들에게,
각자의 신뢰와 동참에 대한 삶의 한 훈장이 되기도 하고,
별 수 없는 인생에 대한 또 한 가지의 허무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창밖 눈앞에 걸리는 건물과, 그 뒤에 보이는 뿌연 흐린 날의 하늘을 바라봅니다.
적어도 제 성도들께는, 내가 섬기고 그 말씀을 받고 살았고, 목자로 따랐던 내 목사님은,
“인간적 부족함은 있을지라도,
분명히 진실은 있었고, 믿음과 인생에 대한 사랑과 그 실천의 진정성은,
그 삶의 매듭을 보아 가슴에 진심으로 와 닿는다”
라는 성도들의 안도와, 그 삶의 한 만남에 대한 후회 없음이기를 기도합니다.

지금 이 순간을 기준으로, 아직은 염려보다는 심어놓은 꿈에 대한 기대와 열정과 의욕이,
쉼보다는 달려감을 선택하게 하니, 참 감사할 일입니다.

오래 생각하고 기도하고 진설한 계획에 따라, 제 공적 또 그 이후 개인적 일정을,
이후 10년, 10년, 10년, 단위로 30년을 계획 속에 넣고 진행하려 합니다.

공적사역 10년, 이후 사적 사역 10년은, 하나님의 인도하심 전제하에 제 의지가 주도할 것입니다.
그 이후 계획한 10년은 혹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금 정해놓은 매뉴얼대로 움직일 것입니다.
지금 이후 제게 가장 중요한 것은, “1. 건강 2. 총명 3. 사고의 유연성”입니다.

주님 인도하에, “1. 관찰 2. 통찰 3.끝까지”
“1. 천명을 돕는 자 2. 인류애 실천 3. 빵과 함께 복음전함”
이것을 통한 “선언적 믿음을 넘어 실천적 믿음”으로 갈 것입니다.
마르고 닳도록 말한 것의 의미적 성취를 넘어, 문자적 성취를 이루는 것입니다.

제 능력의 한계를 봅니다.
혼자서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주님 나라와 그 사역.
향후 1차 3천여일 정도의 날 동안,
부끄러운 요청이오나 꼭 함께 가주시고, 애절한 가슴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제 허물과 부족을 가리워 주시고 채워주셔서, 은혜를 함께 이루어주시기 또한 부탁드립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주님 향한 꿈과 가슴의 뜨거움이, 마지막 순간까지 임하소서.

2021. 02. 01. 월. 아침.
우리 성도님들께 늘 다함 없는 사랑을 입은,
담임 최종천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