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삶은 기대입니다.

슬픔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슬픔이 반드시 기쁨이 된다는 기대뿐 아니라,
그 슬픔조차도 품어 넘어설 수 있는 아름다움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
그 슬픔을 품어 은혜를 꽃 피울 수 있는 자신감이 서는 순간.
그 모든 것이 삶의 기대가 되어,
우리는 또 한 걸음 밟지 않았던 땅을 향해, 조심을 넘어 활기로 문을 엽니다.

겪지 않았던 일을 겪었고, 또 겪고 있습니다.
인생의 험한 일이야 누구든 있었을 것입니다.
그 모든 것을 소화하였기에, 우리는 그것을 “추억, 무용담, 삶의 경험, 축적된 힘”으로 여깁니다.

비록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고, 또 반복을 넘어 더 거친 파도로 다가올 수 있다 해도,
우리는 또한 살아 있고, 또 더 살아 있을 것이라면,
그것 역시 헤쳐갈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역사는 당위성을 부여하고, 그 당위성이 용기를 부여함으로, 새로운 지경을 열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현재까지도 우리는 한 가지 너무 생소한 일을 겪습니다.
세상에서 힘들면 주님 앞에 뛰어오곤 했습니다.
그냥 주님 품 안기듯, 예배당 와서 기도하고, 집에서 기도하고, 걸으면서 기도하고, 앉아서 기도합니다.

혼자서 힘들면 누군가 믿을 분을 만나, 힘을 모아 함께 기도합니다.
그냥 텅 빈 예배당일지라도,
그 큰 공간에 혼자 앉아 하나님 앞에 지극히 작은 자가 되어 주님의 옷자락을 붙잡습니다.
울고 나면 마음 씻어지고, 힘주어 “믿습니다 아멘” 하고 나면 그냥 힘이 납니다.
“까짓것 한 번 살아보는 거지 뭐” 하고 일어서면, 용돈 받은 아이처럼 삶의 저자로 달려갑니다.

다른 이들에게는 이와 같은 표현들이 우습게 들려도, 은혜를 체험하는 우리는,
믿음은 형이상학만이 아닌, 삶의 실제이고, 가장 현실적 능력이고, 피부적 체험입니다.

지난 2020년 코로나 전염병과, 또 그 전염병 아니어도 여러 마음 답답하게 하는 주변이 갑갑했습니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고, 달력의 낱장이 넘어가고, 우리 앞에 서 있던 사람이 바뀌고, 역사는 흘러갑니다.
흘러간 자리에는 그 만큼의 균형을 이루어 무엇인가로 채워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 무엇인가가 우리 주님의 은혜와 축복의 선물임을 우리는 믿고 기대합니다.

어둠이 지나면 밝음이 오고, 숨 참았다 쉬면 깊은 호흡이 이루어지며, 눈물 마르면 웃음이 터집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애써 살았으니 기대로 2021년의 문을 열고, 주님이 베풀어주시는 잔치상을 받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