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성경대로 믿는 보수적 신앙 우직하게 고수
예배당 건축에도 ‘화려함’ 지양하고 ‘단순미’ 담아
성도들의 재정적 부담 줄이고자 ‘풀링’ 제도 도입
KJV 보급 힘써… 비상식적 ‘유일주의’는 철저 배격

복음 전파에 미디어 적극 활용하고 ‘애국’도 강조

안타깝게도 한국교회에서 소위 “십자가만 꽂아도 부흥한다”던 시절은 지나갔다. 대한민국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종교적 열망이 꺾이고, 반기독교 정서가 크게 확산되는 데다가 저출산 문제까지 겹쳐, 이제 많은 교회들이 ‘성장’이 아닌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열방 가운데 변함없이 역사하신다. 멀리 ‘애즈베리 부흥’까지 갈 것도 없이, 우리 주변 곳곳에서도 크고 작은 부흥의 역사들이 일어나고 있다. 다양한 교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활로를 찾고 부흥의 새 역사를 써 가고 있다.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
▲사랑침례교회 정동수 목사.
인천광역시 남동구 서창동에 소재한 사랑침례교회(담임 정동수 목사)는 2008년 5월 8명이 예배드리며 시작해 만 16년이 지난 지금은 매주 1천 명이 모이는 규모로 성장했다. 주류 교단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 교회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교회의 담임인 정동수 목사는 그 비결로 ‘단순함’을 꼽았다.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고 전하고자 노력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정 목사는 “우리 교회에서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의 모든 내용과 기독교 교리들, 주요 주제들을 구구절절 강해하고 분류해서 모두 무료 PDF 자료로 제공하며, 또한 성경을 성경대로 믿는 보수적 신앙을 우직하게 고수하고 있다”며 “그 점이 오히려 현대 기독교인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고 했다.

본래 공학도를 꿈꾸며 인하대학교 기계공학과(학사), 캐나다 뉴브런스윅 주립대학 기계공학과(박사),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학 기계공학과(박사)를 졸업하고 1988년부터 1991년까지 메릴랜드 주립대학 기계공학과 교수를 역임했던 정 목사는 ‘바른 믿음’에 대한 고민 끝에 목회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

이후 그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신학대학 중 하나인 댈러스신학대학과 같은 신학 기조를 가지고 성경을 가르치는 미국 최대의 침례교 신학대학인 펜사콜라 신학대학원에서 성경 강해학 석사 공부를 했고, 미국 Bible For Today 침례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그는 위어스비 목사 스타일의 강해 설교를 지향하며, 성경의 예언, 그리스도의 재림과 휴거, 이스라엘의 역사와 미래, 기독교인들의 정치 참여 등과 관련해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그레이스 커뮤니티 교회’(존 맥아더 목사)의 입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정 목사는 2008년 3월 성경을 가르치기 위한 ‘디모데 스쿨’ 창립 이후 그 해 5월부터 사랑침례교회를 개척했다. 경기도 부천시 송내역 남쪽의 30평 규모 1층 상가에서 시작했던 교회는 이후 부흥을 거듭하며 몇 차례 예배당 이전 끝에 2016년 현재의 서창동 예배당 부지를 매입하고 2018년 9월 완공했다.

서창 예배당은 연건평 1,500평 규모로 총 1,800명 수용 가능하다. 예배당에도 ‘단순미’가 담겨 있다. 사랑침례교회는 이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화려함을 철저히 지양하고 “최저 가격으로 최적의 예배 및 교육 그리고 교제 공간 확보”를 목표로 삼았으며, 또 인천시가 해운도시라는 점을 감안해 전면부의 벽체 및 주탑은 시의 상징인 운송 컨테이너로 마감했다. 그리고 2021년 코로나 시즌에는 미디어 강당을 포함해 200여 평을 증축했다.

사랑침례교회.
▲인천광역시 남동구 서창동 소재 사랑침례교회 예배당 건물.
건축 비용 마련도 하나의 참신한 모델로 제시될 만하다. 정 목사와 교회 리더들은 건축 과정에서 성도들에게 과도한 재정적 부담을 주는 것을 지양하고자 ‘풀링(Pooling)’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성도들이 각자의 형편에 따라 원하는 기간 동안 가능한 만큼의 금액을 교회에 무이자로 빌려 주고, 교회는 기한이 도래하면 그 원금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덕분에 현 예배당 건축 과정에서 사소한 불화나 분쟁조차 겪지 않았다.

사랑침례교회는 총 130억 원의 건축 기금(부지 매입비용 포함) 중 약 절반은 은행 대출로, 나머지 약 절반은 풀링으로 마련했으며, 예배당 건축 후 6년 반이 지난 현재는 많은 부분을 상환해 은행 대출은 약 40억 원, 풀링 원금은 약 8.3억 원 남았다. 나머지 금액도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갚을 수 있는 여력이 되지만, 미디어 선교와 대사회적 구제와 봉사에도 힘써야 하기에 교인들의 동의를 얻어 그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사랑침례교회가 건축 과정에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지 않은 것은 효율적 거버넌스를 형성한 덕분이기도 하다. 정 목사 자신이 주중에는 인하대학교에서 교수로 근무하고 금요일 저녁과 주일에만 파트타임 목사로 교회를 섬기므로 이 교회는 소수의 꼭 필요한 일 외에는 하지 않는 시스템,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여서 전담 사역자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각종 행정과 모임을 단순화해 오직 “성경을 잘 배우고 신앙생활을 잘 하는” 데만 집중했다.

교회 모임도 미국의 대다수 교회들처럼 주중 모임으로 금요일 저녁 성경 강해 모임과 주일 오전과 오후 예배 외에는 없고, 심지어 주보도 만들지 않는다. 정 목사는 열심히 성경 전체를 강해하고, 성도들이 주중에 세상에 나가서 성경대로 살며 경건 서적들도 읽고 스스로 말씀에 기초해 서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이 교회에서는 성도들의 삶에 과도하게 간섭하는 일이 없고, 성도들은 강단에서 선포되는 말씀이 성경적인가 아니가 판단해 스스로 공부하고 서는 훈련을 받게 된다. 이 교회에서는 경건 서적 읽기를 강조해, 존 맥아더, 존 파이퍼, 폴 트립, 김남준 목사 등의 책들을 꾸준히 주일 오전 예배 광고 시간에 소개하고 있다.

정 목사는 “이런 단순화 시스템(작은 정부)이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는 21세기 라이프스타일과 맞았던 것 같다”면서도 “다만 이것은 하나의 샘플일 뿐이지 모범답안이 아니다. 각 교회별로 각각의 상황에 맞는 더 좋은 방식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사랑침례교회와 정동수 목사는 ‘킹제임스 흠정역 성경’(KJV)을 사용하고 보급하는 일에 힘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1611년 영국 국왕 제임스 1세(1566~1625)의 주도로 완성된 영어 킹제임스 성경은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하나, 장로교 신앙의 기초인 1647년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에 전적으로 인용됐으며, 영어권, 특히 미국 기독교계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성경 번역본이기도 하다. 사랑침례교회는 지난 2년 동안 킹제임스 성경을 살펴보고 참조하고자 하는 10,000여 명의 목회자들에게 무료로 스터디 바이블(정가 53,000원)과 20여 권의 책들을 무료로 보냈다. 2024년에도 킹제임스 성경을 읽고자 하는 이들에게 역시 무료로 10,000권의 스터디 바이블을 보내려고 한다.

정 목사는 “우리 교회는 1611년 영어 킹제임스 성경이 하나님의 모든 말씀을 완전히 담은 성경이라고 믿는다. 또한 그 성경을 우리말로 신실하게 번역한 킹제임스 흠정역 성경이 ‘바른 성경, 바른 믿음, 바른 구원, 바른 성화, 바른 가정, 바른 교회, 바른 사회’라는 목표를 이루는 데 충분한 성경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킹제임스성경으로만 구원을 받는다”든지, “개역성경은 사탄의 성경”이라고 하는 극단적 주장과는 단호히 선을 긋는다. 그 자신과 부모, 대다수의 사랑침례교회 성도들이 또한 개역성경으로 구원받았음을 여러 차례 분명히 밝혔다.

사랑침례교회는 미디어를 활용한 복음 전파에도 그 어느 교회보다 적극적이다. 이 교회 유튜브 구독자 수는 현재 45만여 명으로, 초대형교회들은 물론, 내로라하는 유명 설교자들이 담임하고 있는 교회들을 훌쩍 넘어선 엄청난 수치다.

특히 사랑침례교회는 ‘애국하는 교회’를 표방하며 종북·좌익·공산주의 등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하고 있다. 정 목사는 “많은 목회자들이 반발을 두려워해 소신을 피력하길 주저하지만, 성경의 가치에 맞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 교회의 경우는 이런 확실한 입장 표명으로 인해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방문도 하고 전도되기도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