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교회
▲명륜교회의 주일예배 현장. ⓒ김신의 기자

코로나19(우한폐렴) 확진자가 발생한 뒤 추가 감염 우려로 인해 인터넷으로 예배를 드렸던 명륜교회가, 몇 주 만인 16일 주일예배를 정상화 했다.

명륜교회 측은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주시길 바라며, 기침할 때 주의하여 주시길 바란다”고 공지했다. 교회 곳곳에는 손 소독제가 준비됐고, 많은 성도들은 마스크를 끼고 예배를 드렸다.

이날 ‘성전을 빼앗으신 하나님2’(겔 11:14~21)과 ‘삼손의 마지막’(삿 16:18~31)을 제목으로 오전 11시와 오후 1시 예배 설교를 전한 박세덕 목사는 “바이러스 때문에 예배에 모이지 못하는 동안 바벨론 여러 강변에서 시온을 기억하며 우는 신앙생활을 하게 하시다가, 다시금 저희를 부르셔서 하나님의 거룩한 집으로 올라와 주 앞에 예배드리게 하시며 말씀을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박 목사는 “바벨론 포로로 70년을 보내며 남은 자들이 가나안 땅에 돌아와, 그곳의 더러운 것을 다 제거하고 깨끗하게 했다”며 “성전을 빼앗는 일을 오늘날 우리로 보면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서 성전을 빼앗으신 이유는 우리를 성전 되게 하시기 위함이고, 이 삶을 통해 우리를 새롭게 하시기 위함이고, 장차 새 예루살렘으로 들어갈 준비를 잘 하게 하시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는 “전염병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 때문에 온 나라와 온 교회가 너무 어려웠다”며 “저를 비롯해 20여명 되는 분들이 공식적으로 자가격리되었다. 그 외에도 스스로를 격리해 14일간 밖에 출입하지 않았던 분들도 우리 교회 내에 상당히 많다. 얼마나 될지 일일이 헤아릴 수 없지만 50~60명 될 것 같다. 저는 기도실에 있으면서 한 발자국도 교회 밖으로 나간 적이 없다. 집이 바로 저 아파트인데 나간 적이 없다. 규정을 지키려 한 것이고 또 동네 사람들이 저를 보면서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질까봐 격리 생활을 하고 오늘 여러분 앞에 서게 됐다”고 했다.

이어 “오늘 하나님의 집에 올라오신 여러분과 저는 하나님께 예배드리기 위해 온 남은 자들”이라며 “그런데 지금 더 힘든 분들이 계신다. 병과 싸우는 것도 힘들지만, 비난하는 ‘소리 없는 아우성’과,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쳤다는 자책감 때문에 힘들다. 또 격리된 공간에서 외로움과 고독함이 든다. 회개는 좋지만, 그게 아니라 복잡한 생각이 왔다갔다하니 훨씬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마음의 병은 앞으로 몇 달, 평생을 갈 수 있다. 그 사람들에 대해 함부로 말해선 안 된다”고 했다.

또 “지금 우리가 겪는 어려운 일은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 가운데 주어진 것”이라며 “실족하지 마시기 바라고 누가 욕을 해도 넘어가지 않고 신앙의 자리를 끝까지 지키는 우리가 다 되자”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있는 우상을 제거하고 깨끗해져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를 깨끗하게 하시려고 이런 일을 겪게 하셨다. 중국이 기독교를 핍박했기 때문에 하나님의 징계를 받는다는 논리로 말하면, 병 안 걸린 사람만 의롭고 병 걸린 사람은 다 더러운 사람이고 제거되어야 할 사람이라는 논리밖에 안 된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이스라엘의 고질병은 원망이었다”며 “자신의 죄를 돌아보고 회개해야 한다. 자신은 의롭다고 하면서 남에게 책임을 지우고 원망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제자들이 ‘나면서부터 소경된 사람이 이렇게 된 것은 누구 죄 때문이냐’고 묻는다. 어려운 일에 처한 원인에 대해 무슨 죄 때문이냐고 한다. 그때 예수님은 ‘하나님의 일을 위함’이라고 하신다”며 “우리 인간의 본성, 아담부터 온 우리의 부패성이 다 드러났다. 지금 이 시대 우리가 할 일은 남을 평가하고 원망하고 나는 우월하다는 생각을 한 것과 성전 된 우리를 더럽힌 여러 부정한 것을 제거하고, 깨끗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며칠 전 밤 주일예배를 준비하는데, 어떤 나이 많은 집사님이 제 안부를 묻고 ‘죄는 우리가 지었는데 목사님이 고난을 당하신다’고 하면서 우셨다. 그러면서 ‘고난이 크면 은혜가 클 줄 믿는다’고 하셨다. 저는 그런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며 “죄는 우리가 지었는데 고난은 예수님이 당하셨다. 원망하고 손가락질할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회개하길 바란다. 우리 속의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하여 새로워지길 바란다. 그러면 성전을 빼앗으신 하나님의 오묘한 뜻이 우리 가운데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오랜만에 예배에 참석한 청년들은 “오랜만에 교회에 나와 그냥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낙호 집사는 “두 주간 고난 가운데 지켜주시고, 다시 모여 주께 기도하고 찬양하고 영광 돌리게 해 주신 은혜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명륜교회 이낙연
▲명륜교회 오후 예배를 드리고 나오는 이낙연 총리와 김숙희 여사. ⓒ김신의 기자

한편 이날 오후 예배에는 종로구에서 총선을 준비중인 이낙연 전 총리와 김숙희 여사도 함께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명륜교회 측은 “교회의 모든 예배는 오늘 이후부터 정상화된다”며 “입원 중에 있는 성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고 공지했다. 새가족을 위한 친교도 새가족부실에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