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불상 참배
▲이낙연 전 총리가 ‘삼배’를 하고 있다. ⓒ유튜브
4.15 총선 종로구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전 총리가 지난 1월 28일 위례 상월선원을 방문해 불상 앞에서 ‘큰절(삼배)’을 한 것에 대해, 기독교계에서는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는 총리 시절에도 불교계를 방문할 때마다 불상 앞에서 큰절을 해 왔다.

이낙연 전 총리는 기독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2003년 아들의 수술을 계기로 신앙을 갖게 됐다. 이 전 총리는 지난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인사하기도 했다.

이억주 목사(한국교회언론회 대변인)는 “요즘 기독 정치인이라는 사람들 중에 믿을 사람이 별로 없다. 다른 종교에 예를 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진실되게 넙죽 절을 하더라”며 “보통 불교 인사법은 불상 앞에서도 사람 앞에서도 합장일 텐데, 자신의 종교를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 목사는 “얼마 전 황교안 대표가 합장하지 않았다고 난리였는데, 요즘에는 합장은 하는 것 같더라. 그런데 이낙연 전 총리는 완전히 엎드려서 불상 앞에 절하더라”며 “종교를 가졌다는 기독 정치인들의 모습이 안 그래도 실망스러운데, 이 분에 대해서는 분노가 치밀어오른다”고 했다.

이에 대해 “그 정당 원내대표가 종교를 재편하겠다고 하지 않았나”며 “하나님과 교회에 대해 말하는 자를 하나님이 그냥 둔 적이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인영 원내대표에 대해 (교회언론회 논평에서) 다소 절제된 표현을 썼지만, 속에서는 ‘너 두고보자’ 하는 뜻이었다”며 “그들은 표현하는 것도 이념적으로 충실하다. 패권주의라고 하는데, 기독교에 무슨 패권이 있는가? 그런 말을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김진표 의원은 그나마 괜찮은 것 같은데, 자기들과 안 맞는다며 거품 물고 반대해서 총리도 못 되지 않았느냐”며 “나라 때문에 이렇게 분노해 보고 불안해 본 적이 없었다. 이제는 교회들이 깨어나야 한다. 다행히 홍정길 목사님도 이렇게는 안 된다고 들고 일어나 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제51회 국가조찬기도회
▲지난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이낙연 총리(맨 오른쪽) 등이 기도하는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지난해 5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석가탄신일 봉축 법요식에 참석해 합장도 반배도 하지 않아 언론에서 논란이 됐을 당시, 불교에서 회심한 이정훈 교수(울산대)도 이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이정훈 교수는 “기독교인은 부처에 귀의할 수 없기에, 공손하게 손을 모은 자세로 합장과 반배를 하지 않은 황 대표의 모습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역지사지해 보면,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교회에 초대받은 불교 정치인에게 사도신경으로 ‘신앙고백’을 하라고 강요할 수 있는가? 이를 이유로 불교 정치인에 대해 기독교 예법을 따르지 않았다며 무례하다고 비난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교수는 “이 사건(?)의 본질은 야당 대표라는 이유로 개인에 대한 종교 강요 행위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거나, 황 대표는 정치인이기에 ‘종교의 자유’라는 기본권이 박탈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을 반인권적으로 공론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참으로 한심하고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또 “혹자는 기독교인이 불교 행사에는 왜 참석했느냐고 비난하는데, 그는 야당 대표”라며 “다종교 사회 정치인이 타종교 행사 초대에 응하는 것을 비난한다면, 크리스천은 크리스천끼리만 분리돼 살자거나 타종교와의 공존 자체를 부정하는 비합리적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불교 행사 참석이 문제가 아니라, 그에게 타종교 의식을 강요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행하지 않은 당연한 행동을 비난하는 한국 사회의 참담한 ‘자유권적 기본권’에 대한 인식 수준이 문제”라며 “예의상 불교 행사에 참석한 기독 정치인에게 종교의식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 바로 예의이고 상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