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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널리 애송되고 있는 그의 시를 읽어보자. 삶의 낭만을 전해주는 시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선한 사람의 생애 최고의 모습은 이름 없는, 기억되지 않는 친절과 사랑의 행동이다”(That best portion of a good Man’s life is his little, nameless, unremembered acts of kindness and of love)란 말도 남겼다.
① “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가슴은 뛰노라/ 내 삶이 시작되었을 때도 그러했고/ 어른인 지금도 그러하고/ 나이가 들어가도 그러하리/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죽는게 나으리!/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내 생의 나날이/ 자연의 숭고함 속에 고이 있기를”(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And I could wish my days to be/ Bound each to each by natural piety)(워즈워스/ 내 가슴은 설레고).
이 시는 매년 어린이날을 전후해 많은 문필가(글쟁이)들에 의해 인용되고 소개된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구절의 난해함 때문이기도 하다. 이 점이 과학과 문학의 차이일수도 있다.
그러나 어른이 되기 전에 어린이어야 하고 그 어린이가 자라나 어른이 되기 때문에 그냥 막말은 아니다. 다만 이 구절이 사실과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려면 많은 것들을 더 알아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② “한때는 그렇게도 밝았던 광채가/ 이제 내 눈 앞에서 영원히 사라진다 해도/ 초원의 빛과 꽃의 영광의/ 그 시절을 다시 돌이킬 수 없다 해도/ 우린 슬퍼하기보다/ 차라리/ 뒤에 남은 것에서 힘을 찾으리/ 인간의 고통으로부터/ 솟아오르는 위안을 주는 마음에서/ 죽음을 관찰하는 신념과/ 사색을 가져오는 세월에서”(워즈워스/ 초원의 빛/ Splendor in the Grass).
매일 일상의 고민에 시달리고 세상사에 지칠 때 읽는 시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실망도 하고 마음 상하는 일도 겪겠지만, 사람들과 함께 나눈 지난 날의 추억을 통해 새 힘을 얻는 게 좋다.
수수했던 어린 시절, 첫사랑의 기억을 통해 풀 한 포기와 꽃 한 송이에도 감탄할 수 있는 원기를 회복하도록 하자. ‘우리는 슬퍼하지 않으리 오히려 뒤에 남은 것에서 힘을 찾으리’(We will grieve not, rather find strength in what remains behind).
③ “산골짜기와 언덕 위 높은 하늘에 떠도는/ 구름처럼 외로이 헤매다가/ 문득 나는 보았네/ 한 무리 모여있는 황금 수선화/ 호숫가 옆 수목들 아래로/ 미풍에 나부끼며 춤을 추었네//
은하수에서 반짝이며/ 바치는 별들처럼/ 물가따라 끝없이/ 줄지어 뻗쳐있는 수선화/ 나는 한 눈에 보았네 천만송이 꽃들을/ 머리를 흔들면서 춤을 추었소//
수선화 주위의 물결도 춤을 추었지만/ 그 반짝이는 물결은 수선화의 기쁨을 따를 수 없었네/ 어찌 시인이 즐겁지 않으리/ 이토록 흥겨운 무리 속에서/ 나는 하염없이 바라보고 또 보았지만/ 이러한 장관이 어떤 보배를 가져다 주었는지 알지 못했네//
이따금 내 침상에 누웠을 때/ 멍하니 아니면 사색에 잠기어/ 고독의 축복인 내 마음의 눈에/ 홀연 번뜩이는 수선화/ 그럴 때면 내 마음은 기쁨에 넘쳐/ 수선화와 함께 춤을 추노라”(워즈워스/ 수선화(The Daffodils).
대학 시절 영시 강독 시간에 채 뜻도 다 이해하지 못하면서 외웠던 시들이라 그리워, 다시 한 번 읊어보았다.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14-15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