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수백 년 된 교회, 주일예배서 테일러 스위프트 음악 틀어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청년 전도 명목… 비판 제기돼

독일에서 수백 년 된 한 교회가 주일예배 도중 미국의 유명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의 음악을 선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하이델베르그에서 유명한 성령교회는 청년들을 모으기 위해 ‘반(反)영웅-테일러 스위프트 교회 예배’라는 제목의 예배를 드렸다. 이 예배에는 1,200명 이상이 참석했다. 

성령교회를 이끌고 있는 크리스토프 엘시펜(Christof Ellsiepen) 목사는 “우리 교회는 언제나 만남과 교류의 장소였다. 이는 대중음악과 종교예배가 완벽하게 어울리는 이유”라며 “이를 통해 우리는 젊은 세대를 사로잡는 질문과 이슈에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엘시펜 목사에 따르면, 이 예배는 여성의 권리, 인종차별, 성평등과 같은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스위프트의 음악에서 강력한 기독교적 주제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빈센조 페트라카(Vincenzo Petracca) 교구 목사는 스위프트의 음악이 특히 미국에서 일부 복음주의 신앙 지도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도이치웰스(DW)에 따르면, 스위프트의 곡이 두 번의 주일예배에 등장했는데, 주로 청년들과 여성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가수들 뒤에 걸린 무지개 배너에는 “교회는 모든 규모, 모든 색깔, 모든 문화, 모든 성별, 모든 신념, 모든 종교, 모든 연령, 모든 유형, 모든 사람을 환영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페트라카 목사는 “신학적으로 말하면 그녀는 하나님의 공의를 가리킨다”며 “신앙은 의심과 내적 갈등을 일으킨다. 그녀에게 믿음과 행동은 분리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교회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아닌 그레고리오의 전례 음악을 위해 지어졌다”면서도 “현대적인 팝 테마 예배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에 감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난 환한 얼굴을 바라봤다. 테일러가 암에 걸린 어머니를 위해 작곡한 노래를 듣는 동안 많은 사람들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고 했다.

지난달 발매된 스위프트의 최신 앨범은 일부 기독교 비평가들로부터 “하나님과 기독교인을 조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편 르몽드(Le Monde)에 따르면, 2021년 말 독일 연방통계청은 기록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2개 주요 교단에 속한 교인 수가 전체 인구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독일 로마가톨릭교회와 다양한 개신교단들은 최근 수십 년 동안 신도 수가 줄었으며, 주일 예배 참석률은 가톨릭의 경우 4.3%, 개신교의 경우 약 3%를 맴돌고 있다.

1398년에서 1515년 사이에 세워진 성령교회는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하이델베르그는 1563년에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이 처음 출판된 도시로, 기독교 역사상 주목할 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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