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웰비, 영국성공회
▲저스틴 웰비 대주교가 람베스 주교회의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람베스 회의
영국성공회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캔터베리 대주교는 람베스 주교회의에서 ‘인간의 정체성과 성(sexuality)’에 대한 의견 불일치 이슈가 이번 대회에서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웰비 대주교는 1일(현지시각) 165개국 성공회 주교 650명에게 전한 3차례 연설 중 첫 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7월 26일부터 8월 8일까지 캔터베리에 있는 켄트대학교에서 진행 중인 람베스 주교회의에서 웰비 대주교는 “인간의 정체성과 성에 대한 기독교와 성공회의 접근에 관한 문제는 이번 회의에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웰비 대주교는 연설에서 “하나님의 교회가 우리가 아닌 세상의 구원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할 때, 우리는 먼저 하나님의 세계, 그 다음은 하나님의 교회,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교회를 이끄는 주교 또는 주교의 배우자로서 우리가 가진 소명을 바라보게 된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들 대부분이 저보다 더 잘 알다시피, 우리는 세계적인 위기의 때에 모임을 가지기 때문에 바깥을 내다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웰비 대주교는 ‘우는 사자처럼 우리 주위를 배회하는 마귀’에 대한 베드로 사도의 경고(벧전 5:8)를 언급하며, “세상과 교회의 위기는 정상이다. 인간이 일하는 곳에는 죄가 있고 언제나 죄는 위기에서 그 재료를 공급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임자인 로완 윌리엄스 주교가 주최한 2008년 마지막 람베스 회의 이후 발생한 세계 위기들을 나열하며 “서구 은행 시스템의 붕괴, 코로나19, 식량 가격 등으로 특히 남반구에서 우리는 지난 50여 년간 식량 가용성의 가장 큰 위기를 겪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추가됐으며, 증가하는 세력 및 확산으로 우리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적 변화와 더불어, 많은 나라에서 으르렁거리는 큰 사자들이 있었다. 전쟁, 박해, 무질서, 빈곤이 무리 속에서 가장 약하고 가난한 이들을 강타해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와 주로 신뢰하는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했다.

한편 동성애 이슈에 대한 분열이 격해지면서 보수적인 세계남부성공회(GSFA) 소속 정교회 주교들은 어제 “람베스 총회 개회식과 폐회식에서 동성애자 주교들, 교회의 신앙과 질서 안에서 동성 간 결합을 지지하는 이들과 함께 영성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웰비 대주교는 “우리가 내면의 차이, 특히 젠더 차이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그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인간으로서,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의 중심에 있는 문제다. 우리는 인간 존엄에 대한 부르심의 맥락에서 두 가지 모두를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세상을 위한 하나님의 교회로 회복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왜냐하면 그 기다림은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것보다 더 오래 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또 다른 모임이라면 속히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식량이 없거나 전쟁에 휘말리거나 핍박을 받거나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에게는 매일의 투쟁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것이다. 그들은 그들과 함께하는 교회를 원한다. 목자로서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했듯 ’양의 냄새’를 맡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들 가운데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하나님의 목자로서 사자의 울음소리를 듣고 이해하고 능력과 힘이 아닌, 그리스도 안의 강력한 성령의 능력으로 그들의 공허하고 무력한 위협에 직면해 승리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결국 여기에 있는 우리 모두와 양 떼에 속한 모든 이들,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그리스도가 모든 사람의 정복자, 구속자, 구원자이시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