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며 즐거워하다
떨며 즐거워하다

마이클 리브스 | 송동민 역 | 복있는사람 | 258쪽 | 14,000원

예전부터 무척이나 궁금해 왔던, 하지만 어디서도 명쾌한 답을 얻지 못했던 것을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다루고 있다는 걸 알아챘을 때, 독자는 항상 말할 수 없는 기대감과 호기심을 가지고 흥분하며 책장을 넘긴다. 마이클 리브스의 <떨며 즐거워하다>가 그렇다.

하나님은 사랑하는 자기 백성을 향하여 항상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성자 하나님 예수께서도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두려워 말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성경은 구약과 신약에서 하나같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라고 명령한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식과 지혜의 근본이고(잠 1:7; 9:10),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잘 될 것이고(전 8:12),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에겐 부족함이 없고(시 34:9),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에게 하나님은 복을 주시고(시 115:13), 그들의 도움과 방패 되신다(시 115:11).

사도들은 “하나님을 경외하라”고 사람들을 권했다(행 18:13). 천국 보좌에서 하나님의 종들을 가리켜 “그를 경외하는 너희들”이라 부르시고 찬송을 명한다(계 19:5).

자, 그러면 우린 하나님을 두려워해야 하는가, 아니면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에 따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는 것인가?

마이클 리브스는 <떨며 즐거워하다>를 통해 이 질문에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조엘 비키와 더불어 이제는 긴 설명이 필요 없는 리브스는 런던 올소울스 교회 목사이자 연합 신학교 학장, 교수로서 조직신학, 역사신학에 뛰어난 통찰력을 가지고 오래된, 그러나 성경에 기초한 열정적인 신앙과 신학을 현대 독자에게 전수하고 있다.

국내 여러 저서가 소개됐는데, 가장 최근엔 지평서원에서 조엘 비키와 함께 쓴 <청교도, 하나님을 온전히 따르는 삶>이 나왔다.

<떨며 즐거워하다(Rojoice & Tremnble)>의 초반 구성은 매우 단순한 편이다. 먼저 겁을 내는 것과 내지 않는 것 중 무엇이 옳은 것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성경의 가르침, 하나님을 두려워함에 관한 상반된 두 가지 가르침에 직면하게 하는 1장 ‘겁내지 말라!’, 이어서 죄악된 두려움이 무엇인지(2장), 올바른 두려움이 무엇인지(3장) 구분하여 설명한다.

4장과 5장은 이 책의 다이아몬드와 같다. 올바른 두려움의 핵심이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 곧 그분의 신성에 있다는 걸 먼저 강조한다. 피조물과 철저하게 구별되신 거룩하고 무궁하고 영원하신 창조주 하나님께 압도되는 것이 바로 올바른 두려움이다(4장). 곧이어 나오는 5장은 4장의 내용을 참으로 적절하게 보완한다.

창조주 하나님을 아는 것만으론 ‘떨며 즐거워’할 수 없다. ‘즐거움’은 친밀한 관계에서만 맛볼 수 있는데, 그러므로 신자는 우리와 영원한 관계를 맺기 위하여 독자를 아낌없이 내어주신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에 압도되어야 한다. 거기에서 오는 경이감과 경외심이 ‘떨며 즐거워’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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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빅뱅’. ⓒ픽사베이
많은 신자가 하나님의 단순성, 곧 하나님의 속성은 분리할 수 없고 혼합할 수 없는 하나를 이룬다는 원리를 하나님과의 관계에 적용하는 데 실패한다. 그래서 하나님께 우리가 두려워할 만한 속성이 있지만 사랑이 함께 있어서, 적당히 두려워하면서도 적당히 사랑할 수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성경은 죄악 된 두려움은 몰아내고, 즐거워하고 경이로워할 수 있는 두려움만 갖게 한다. ‘두려움’은 사라지고 ‘경외심’만 남는다.

그러면 어떻게 우리가 올바른 두려움, 경외심을 키워 갈 수 있을까? 리브스는 6장을 통해 이것을 다룬다. 특별히 설교자에게 “두려움에 찬 설교와 두려움을 심어 주는 설교”를 하라고 강력하게 권면한다. 공포심이 아닌 경외심을 심어주는 설교, 하나님을 향한 두려움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설교를 하라는 것이다(173쪽).

또 저자는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두려움 없이 습득한 모든 지식은 가짜이며, 결국에 그 거짓됨이 드러난다(187쪽)”라고 일침을 가했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 앞에 어떻게 합당한 두려움이 없을 수 있겠는가?

저자가 초반에 적절히 평가한 것처럼, 오늘날 세상은 “건강한 두려움의 대상이 되시는 하나님을 잃어버렸으므로”, 이전보다 더 많은 것들에 불안과 신경질적 반응, 공포심을 갖게 됐다(23쪽).

하지만 교회는 거짓 두려움 가득한 세상 가운데 더욱더 당당할 수 있다. 하나님과의 더 깊은 교제를 통해, 하나님을 경외함에서 오는 지혜와 지식을 통해, 하나님을 닮아가는 삶을 통해, 하나님의 두려우신 성품에 참여함으로 더욱 담대하라고 저자는 7장에서 권면한다.

이 책의 마지막은 하나님을 경외함이 절정에 이르는 날, 온전히 창조주 그리고 아버지이신 하나님 앞에 떨며 즐거워하게 될 영원을 노래한다. 죄인이 영원히 맛볼 두려움과 의인이 영원히 맛볼 두려움의 격차가 얼마나 클 것인가?

보이는 것에 많은 두려움을 느끼며 믿음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보며 살던 우리가 얼굴과 얼굴을 대하듯 하나님을 보게 될 때 누리게 될 환희와 기쁨의 크기는 얼마나 클까? 우리는 올바른 두려움의 완성을 그 끝없는 기쁨을 영원히 누리게 될 것이다.

지난 수년간 질병이 가져온 두려움 외에도 우린 경제, 치안, 건강, 미래에 대한 수많은 두려움에 갇혀 살고 있다.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쫗는다는 말씀처럼(요일 4:18), 하나님을 향한 온전한 두려움, ‘떨며 즐거워하는’ 사랑이 하나님 외의 모든 헛된 두려움을 몰아낸다.

이 책을 접하는 모든 독자가 그 두려움을 키워가며, 세상 가운데 당당하게 서서 영원히 환희와 기쁨으로 맞이할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아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