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독교인, ‘루터’ ‘칼빈’ 검색하다 ‘엄중 경고’ 받아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당국 “모든 종교가 중국의 사회주에 적응해야”

16세기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Martin Luther)와 존 칼빈(John Calvin)에 관한 자료를 검색해 번역하려던 중국의 한 인터넷 사용자가 최근 ‘중국 공산당 인터넷 감시국’(Chinese Communist Party’s Internet Surveillance Agency)으로부터 엄중한 경고를 받았다.

이와 관련,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 VOM)의 현숙 폴리 대표(Hyun Sook Foley)는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중국 기독교인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이 단파 라디오 같은 매체를 통해 이러한 자료를 접할 수 있도록 ‘오늘’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중국 기독교인이 인터넷을 통해 번역하려던 내용은 중국의 국가 안보 문제와 전혀 관련이 없다. 단지 ‘마틴 루터는 교황의 권위에 도전하는 데 성공한 최초의 개신교인이었다. 루터의 신학적 탐구는 그의 개인적인 의심 및 영적인 노력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었다. 이러한 난제들에 몰두하고 있었을 때, 로마 가톨릭 교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루터의 사명감은 더욱 절실해졌다. 루터는 지방의 주교들이 로마의 간섭에서 벗어나 더 큰 자율성을 누리도록 옹호하면서 교회 내의 조직적·신학적 개혁을 촉구했다’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 기독교인은 ‘중국 인터넷망 정보관리기관’(Chinese Internet network information management organization)으로부터 받은 경고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중국인은 어떤 내용을 번역하든지 국가의 법률과 규정을 엄중히 준수하고,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고수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확산하고, 국가의 문화적 안위와 사상적 안보를 보장해야 한다. 종교적인 내용과 관련해서는 과학적인 정신과 태도를 유지하고, 역사를 존중하며, 다양한 문화적 배경 아래서 신앙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

“모든 종교가 중국의 사회주의 사회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을 냉철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중국에서 우리는 종교 단체와 신도들이 자신들의 조국과 종교를 사랑하도록 격려한다. 또한 우리는 모든 종교가 사회주의 사회에 적응하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하며, 사회의 화합과 국가 단결, 문화적 번영을 촉진하는 데 기여하도록 장려한다.”

▲중국 공산당 인터넷 감시국은 마틴 루터와 관련된 내용의 번역을 차단하고 경고했다.

▲중국 공산당 인터넷 감시국은 마틴 루터와 관련된 내용의 번역을 차단하고 경고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그 기독교인이 번역하려고 했던 짧은 문단에는 중국 정부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어들이 너무 많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정부로부터 경고를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며 “루터의 인용문에는 ‘도전’, ‘투쟁’, ‘개혁’, ‘자율’과 같은 단어들이 포함돼 있었는데, 중국의 검색 엔진과 온라인 번역 프로그램이 이러한 단어들을 감시하도록 짜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나 현숙 폴리 대표는 종교개혁과 관련된 내용이 단순히 일반적인 검열 알고리즘에 의해 차단된 것이 아니며, 중국 정부가 몇 가지 자극적인 단어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위에 언급한 중국인 인터넷 사용자는 또한 존 칼빈의 생애와 사상, 칼빈의 글이 얼마나 체계적이고 정확하고 논리적인가에 관한 자료 3장을 번역하려고 했다. 그러나 번역 엔진이 또 다른 경고를 발한 뒤에 그 내용의 번역을 차단했다”고 했다.

▲순교자의소리 자원봉사자가 하루 2회 중국에 방송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중국어로 녹음하고 있다.

▲순교자의소리 자원봉사자가 하루 2회 중국에 방송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중국어로 녹음하고 있다.

폴리 현숙 대표는 “이러한 사태에 대해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중국 정부는 기독교를 ‘중국화’하여 공산주의와 애국심 및 중국 민족주의를 홍보하는 종교로 만들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골로새서 3장 11절에서 사도 바울은 ‘헬라인이나 유대인이나 할례파나 무할례파나 야만인이나 스구디아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 차별이 있을 수 없나니 오직 그리스도는 만유시요 만유 안에 계시니라’고 말했고, 베드로전서 2장 11절에서 베드로 사도는 우리가 세상에서 ‘거류민과 나그네 같다’고 했다. ‘한국 기독교인’, ‘중국 기독교인’, ‘미국 기독교인’ 같은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과 중국과 미국에는 거류민과 나그네로 살아가는 기독교인밖에 없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그리스도와 그분 안에 있는 형제·자매들에게 충성한다. 국가에 대한 충성은 두 번째다. 루터와 칼빈을 비롯한 개신교 종교 개혁가들은 그러한 성경의 진리를 가르쳤고, 그래서 중국 정부가 이 개혁자들의 말이 중국 국민들의 귀에 전달되는 것을 막으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중국 정부가 루터나 칼빈 같은 인물에게까지 종교 검열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 순교자의소리에서 하루 두 차례 단파 라디오로 중국에 기독교 방송을 송출하는 이유 중 하나”라며 “사람들은 때로 단파 라디오를 구식 기술로 간주하지만, 미국 정부와 중국 정부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지금 더 많은 단파 라디오 프로그램을 매일 중국에 방송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라디오처럼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는 매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다가갈 때 얼마나 큰 힘이 발휘되는지를 보여 준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인터넷에서 루터와 칼빈이라는 단어를 차단하는 것이 단파 라디오 전파를 방해하는 것보다 훨씬 쉽고 비용도 적게 든다. AI(인공지능)를 활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인터넷 검열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단파 라디오 전파를 방해하는 것은 인터넷 검열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비용도 더 많이 들며, AI로는 단파 라디오 전파를 막을 수 없다. 중국 시민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인터넷이 기독교인에게는 점점 더 위험한 함정이 되고 정부에게는 선전 도구가 되는 현재 상황에서 검열되지 않은 정보를 얻기 위해 다시 한 번 단파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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