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동욱 목사.
▲설동욱 목사.
나비는 나비의 삶을 산다.

애벌레가 나비로 바뀌는 과정을 보면 언제 보아도 경이롭다.

애벌레가 자신을 죽이고 스스로 양분으로 나비의 몸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애벌레는 바늘 만한 구멍으로 고치를 빠져나오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한다.

들판에 나비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나비는 날마다 꽃밭에서 동산으로 봄볕을 쬐면서 날아다니고, 온종일 춤을 추며 여러 꽃을 위로하면서 지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삶은 ‘나비의 삶’인 듯싶다. 항상 아름다운 옷을 입고 꽃을 사랑하는 나비의 삶은 누가 보아도 우아하고 평화롭다. 그의 삶은 자신뿐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 벌처럼 급하게 날아와 꿀을 얻어가는 것이 아니라, 춤을 추듯 사뿐히 내려와 생명 있는 식물에 더 많은 열매와 씨앗을 얻도록 풍요를 갖게 한다.

꽃은 나비가 앉아 있을 때 더 평화로워 보이고 한 편의 예술이 된다. 나비는 깨달았다. 애벌레의 꿈은 나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비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무더운 여름, 숨쉬기조차 답답한 코로나 시국에 나비처럼 모든 관계와 삶이 아름답게 전환되었으면 좋겠다. 나비처럼 베풀고 배려하는 모습이 다른 사람 눈에도 더 우아하고 평화로운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면, 우리는 팬데믹으로 힘든 시간도 잘 버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설동욱 목사(예정교회 담임, 교회와경찰중앙협의회 대표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