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고데모 Nicodemus
▲헨드릭스 보마레인의 ‘Christ talking with Nicodemus at night'.
본문: 요한복음 3장 1-2절

유대인의 최고 지도층에 해당하는 니고데모에 대한 대한 이야기입니다. 니고데모는 산헤드린 회원입니다. 산헤드린은 유대 정치를 의결하는 최고 공의회로, 정회원이 70명입니다. 주님을 찾아온 사람 중 니고데모는 신분이 가장 높은 지도자였습니다. 이 배경을 중심으로 ‘밤에 찾아온 니고데모’라는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1. 주님과 독대하기 위해서
주님과 단둘이서만 만나기 위해 밤에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바리새인 중에 니고데모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유대인의 지도자라 그가 밤에 예수께 와서 이르되 랍비여 우리가 당신은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선생인 줄 아나이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아니하시면 당신이 행하시는 이 표적을 아무도 할 수 없음이니이다(1-2절)”.

니고데모라는 이름은 ‘민중의 승리자’라는 뜻입니다. 이름 그대로 그는 대단히 성공한 사람입니다. 최고의 정치인이 되어 이스라엘의 선생이라는 명예와 함께 지식과 덕행을 고루 갖춘 지도자입니다.

인간 니고데모는 권력과 돈, 지식과 명예, 그리고 그 위에다 덕망 있는 지도력까지 겸비한 대단히 성공한 지도급 인물입니다.

니고데모가 주님을 밤에 찾아온 것을 두고 오해가 많습니다. 그의 높은 신분을 감추기 위해, 사람의 눈을 몰래 피해 밤에 주님을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혹자는 니고데모가 “비겁한 사람이다, 이중인격자다” 등으로 비하시킵니다. 그것은 억측입니다. 니고데모가 주님과 독대하기 위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덕망이 있는 사람이라서 업무시간 이후를 선택했을 것입니다.

니고데모는 그 당시의 사회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굳이 주님을 찾아왔습니다. 신분 노출을 감당하는 모습은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는 용기 있는 사람임을 뜻합니다. 니고데모가 여론을 의식하고 몸을 사리느라 남의 눈을 피해 밤에 찾아온 것으로 보지 말아야 할 이유입니다.

2. 심도 있는 대화를 원해서
조용히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 위해 밤에 찾아왔습니다.

1-2절을 보면, 사도 요한은 10시쯤이라는 늦은 시간을 굳이 명시했습니다. 니고데모가 밤늦게 찾아온 것이 너무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겁한 기회주의자인 것처럼 굴절된 편견이 가능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니고데모는 소심하고 비겁한 야행성 이중인격자가 아닙니다. 물론 니고데모도 인간이었기에, 주위로부터의 비난과 모함을 피하려는 마음이 전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중요한 사실 하나를 알아야 합니다. 당시 유대교 지도층에서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시인하거나 동조하는 사람은 무조건 출교하기로 결의가 된 상태였습니다.

조금의 동조만 보여도 허점이 잡혀 공의회에 회부될 판입니다. 나중에 니고데모는 주님과의 날카로운 논쟁 중에 의식을 가진 발언을 합니다.

이런 것을 보면, 니고데모는 비겁한 기회주의자가 전혀 아니라고 보아야 맞습니다. 그러기에 니고데모는 무슨 관권 개입의 부정선거, 정계개편의 협잡 등에 대해 밀담을 나누기 위해 밤에 주님을 찾아온 것이 아닙니다.

출세하여 성공한 니고데모는 참으로 형통하도록 모든 것을 두루 갖춘 인물입니다. 다른 바리새인들처럼 율법의 교리 논쟁으로 신경전을 하려고 찾아온 것도 아닙니다. 실로 니고데모는 주님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 밤에 주님을 찾아온 것입니다.

3. 영생에 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
인생의 근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밤에 찾아왔습니다.

1-2절에서 니고데모는 인생에 대한 근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밤에 찾아왔습니다. 니고데모는 세상 일로는 주님을 찾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는 잘 나가던 인물이요,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았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니고데모는 인생의 근본 문제에 대해 해답을 얻으려고 찾아왔습니다. 이것은 그가 주님께 깍듯이 예의를 갖추어 겸손하게 고백하는 데서 드러납니다.

“당신은 하나님께로서 오신 선생인 줄 아나이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아니하시면, 당신의 행하시는 이 표적을 누구도 행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토록 바쁜 몸으로서, 명성과 권위의 체면과 위신을 벗었습니다. 당시 요주의 인물로 꼽힌 주님에게 찾아왔습니다. 인생의 근본적인 것들에 대해, 그는 혼자서 깊이 고민했습니다. 이 고민에 대한 해답을 누구에게서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에 괴로웠습니다.

니고데모는 아마 명성 뒤에 찾아오는 고독, 만족 뒤에 오는 허무감을 깊이 느꼈을 것입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경쟁하며 살아야 하는 삶의 피곤함에 대한 해답을 얻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가 모처럼 밤 시간을 만들어 주님에게 찾아 올 수밖에 없던 이유입니다.

김충렬
▲한국상담치료연구소에서 만난 김충렬 박사.
4. 정리

니고데모는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주님을 만나 놀라운 영적 진리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그는 바리새인 중 유일하게 주님을 따르는 최초의 지성인 신자가 되었습니다. 니고데모처럼 놀라운 축복을 체험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하십시다!

“주님! 인생에 대해서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하소서. 그 의문을 갖고 주님을 찾게 하소서. 그리고 인생의 해답을 주시는 주님을 믿게 하소서. 주님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반드시 축복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