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대한민국 영화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봉 감독과 출연진, 스태프 등 영화를 만든 모든 이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심사위원장 알레한드로 곤랄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심사위원 9인 전원이 만장일치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황금종려상에 올렸다”며 “<기생충>은 특별했고, 다른 어떤 영화와도 달랐다”고 말했다.

영화 <기생충>은 역대 최대인 192개국에 판매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후광 효과’에 따라, 전작인 930만여 명의 <설국열차(2013)>, 1,301만여 명의 <괴물(2006)> 이상의 관객을 불러모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 한 편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불특정 다수가 요금을 지불하고 선택하는 콘텐츠인 ‘영화’는 이 시대의 최첨단 ‘종합예술’이다. 그 안에는 음악도, 미술도, 과학도, 문학도, 역사도, 종교도 들어있다.

최근 엄청난 흥행몰이로 화제를 모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마블(Marvel) 시리즈가 그렇듯,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코스모스(cosmos)’가 되어 그 속에서 ‘세계관’을 창출해내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한국 기독교는 영화 산업의 부(富)나 동원력 등을 탐내기보다, 이러한 영화의 ‘보이지 않는 힘’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오래 전부터 기독교 사상이 뿌리내린 서구 사회와 달리, 우리나라에는 유교와 무속 등의 정신세계가 뿌리 깊게 박혀 있다.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를 필두로, 많은 영화들이 이러한 세계관과 장치들을 활용해 왔고, 이러한 영화를 통해 그러한 의식들은 더 강화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기독교 세계관을 기반으로 흥행과 작품성을 동시에 사로잡은 영화는 거의 없다. 아직 기독교적 세계관이 국민들에게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겠지만, 영화계에서 이를 세련되게 녹여내고 관철시킬 인재 풀이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교회는 오늘날 대중매체의 ‘총아(寵兒)’인 영화의 중요성을 감안해, 목회자를 양성하는 일만큼 해당 부문에 비전을 품고 나아갈 인재들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최근 화제를 모은 <교회오빠> 같은 콘텐츠들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각 교회에서 극장 관람을 적극 권유함으로써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