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8일 오전 별세하신 본지 편집고문 김명혁 목사님의 삶과 신학을 기리기 위해, 안명준 박사님의 논문 ‘남양 김명혁 목사의 생애와 사상’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복음주의 신학 긍정적 면 보완

자신의 신학적 특징 만든 남양
개혁주의-복음주의 함께 잡아

복음 천명하는 입장이나 운동
성경적 회개, 십자가 구속 은혜
믿음에 대한 강조 등이 나타나

김명혁 인터콥
▲김명혁 목사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4. 개혁신학에 기초한 복음주의 신학

김명혁 박사는 역사적 개혁주의 신학과 더불어, 성경적 복음주의 신학을 동시에 붙잡는 역동적 신학자이며 목회자이다. 먼저 그는 개혁주의를 다섯 가지로 설명하고 있는데, ①하나님 중심적 신학사상 ②성경 중심적 신학사상 ③교회 중심적 신학 사상 ④기도와 경건 중심적 신학 사상 ⑤문화 변혁주의적 신학 사상 등이다.

남양은 역사적 개혁주의 신학과 칼빈 신학에 확고한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는 한국교회가 개혁주의 신학을 바로 이해하고 구체적으로 받아들이고 깊이 뿌리내리게 되길 바란다.

또 칼빈의 하나님 중심주의는 평생 배우고 익혀도 제대로 익힐 수 없는 가장 고귀한 형태의 신앙과 신학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도서관이나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신학교의 3년간 교육과정에서 익힐 수 있는 것도 아니며, 하나님의 존전과 사역의 일터에서, 그리고 고난과 실패의 과정을 거치면서 비로소 조금씩 배워가고 익혀가는 형태의 신앙과 삶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개혁주의 신학적인 훈련과 더불어, 그는 역사적 개혁주의 신학은 문화를 개혁하고 경건과 사랑 그리고 기도에도 강조를 해야 한다고 한다. 루터와 낙스도 기도의 사람이었는데 이런 것들이 없다면 죽은 정통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그는 복음주의 신학의 긍정적 면을 보완하여 자신의 신학적 특징으로 만들었다.

김명혁 박사는 먼저 복음주의 신학의 여러 문제점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개인주의적 성향, 감정주의, 주관주의적 성향, 교회관의 약화와 교리의 약화가 단점이라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자신은 개혁주의 신학 전통과 더불어 복음주의 신학 전통을 함께 붙잡으려 한다고 한다.

역사적 복음주의 신학의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그는 성경적 복음주의 신학을 추구한 신학자였다. 그에게 있어서 복음주의란 성경에 근거한 운동이다.

“‘복음주의(Evangelicalism)’는 교회사적으로 고찰할 때 종교개혁 및 각성운동 이후 형성됐지만, 그 내용과 이념의 관점에서 고찰할 때 가장 오래된 성경적 주장과 내용이라 하겠다.

복음이라는 말은 복음서들과 바울 서신 안에서 자주 쓰인 말일 뿐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 신약성경의 핵심적 내용이라고 하겠다. 복음을 제일 먼저 선포하신 분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었고(막 1:14), 복음을 다시 체계적으로 천명한 사람은 사도 바울이었다(롬 1:1-17).

예수 그리스도는 그의 복음 선포에서 복음은 죄에서 돌이켜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므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게 되는 복된 소식이라 했고, 바울은 그의 복음 천명에서 복음은 성경에 약속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것으로 그 그리스도를 믿으므로 구원을 얻어 죄에서 해방되어 의의 종이 되는 복된 소식이라고 했다.”

이런 주장에 근거해 남양은 복음주의란 ‘복음을 천명하는 입장이나 운동’이라 정의할 수 있고,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죄로 말미암아 망할 수밖에 없는 인간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하나님께서 은혜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 십자가 위에서 대속의 죽음을 죽게 하신 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일 때, 무조건 구원을 얻는다는 복된 소식을 천명하는 입장이나 운동’이라고 정의한다.

이런 복음주의에 대한 그의 정의는 성경적 회개와 십자가의 구속과 은혜 그리고 믿음에 대한 강조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복음주의는 종교개혁 운동 모토인 ‘성경만, 은혜만, 믿음만’과 아울러, 각성 운동 특징인 개인적 회심 체험과 경건한 삶, 봉사와 전도와 선교, 교회 갱신과 사회변혁 및 협력과 연합 등을 강조하고 평신도들의 참여를 강조한다고 한다.

신학적 측면에서 서술하면 복음주의는 하나님의 초월성과 주권, 성경의 영감과 절대 권위, 인간의 전적 타락,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대속적 죽음, 은혜와 믿음으로 말미암는 구원의 체험, 성화와 경건된 삶, 복음화와 선교이 사명, 사랑의 봉사와 균형잡힌 사회참여, 신자의 제사장직, 그리스도의 재림과 최후의 심판 및 하나님 나라의 현현과 종말론적 완성 등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한다.

남양은 복음주의가 주장하는 이런 신앙고백들을 고찰할 때, 복음주의와 개혁주의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한다. 그는 칼빈의 개혁주의 신학전통에 서서 개혁주의 신학의 본질과 이념을 가장 성경적이고 가장 탁월한 신학으로 받아들이며 그렇게 주장한다.

그러나 교회사에서 보는 대로 개혁주의 신학이 때로 신학의 지식이나 체계 자체만을 강조하는 나머지 복음의 정열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가 있음을 봄으로써, 개혁주의 신학전통과 아울러 복음주의 신학 전통을 함께 붙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우리 신앙 선배들이 이루어놓고 물려준 고귀한 신앙 전통들을 함께 붙잡아,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을 충실히 그리고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해 나아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이런 시대적 사명에서 그는 개혁주의적 복음주의 신학자로서 그의 독특성을 보여주었다. <계속>

안명준 박사
평택대 명예교수
성서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