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안 끝났는데, 이긴 전쟁보다 더러운 평화가 낫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권주혁 장로의 <남북한 10대 해전과 한반도 위기>

6.25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투 참가 장병들 만나 증언 청취
10대 해전에 오늘날 안보 상황도
10대 해전, 8번 승리 및 2번 패배

남북한 10대 해전과 한반도 위기
권주혁 | 퓨어웨이픽쳐스 | 377쪽| 20,000원

본지에 지난 2년간 ‘비대면 성지순례: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를 연재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권주혁 장로가 최근 신간 <남북한 10대 해전과 한반도 위기>를 펴냈다.

권주혁 장로는 군사학에 관심이 많다. 육군사관학교에 지원했다 주일날 시험을 치르자 진학을 포기한 경험이 있으며, 최근 확전 양상인 홍해 도발을 예견하는 칼럼을 쓸 정도의 군사 전문가이다.

이번 책 외에도 <이것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한국 공군과 한국전쟁>, <나잡 비행장: 남태평양 뉴기니 전투>, <기갑전으로 본 한국전쟁>, <바다여, 그 말하라> 등의 전쟁 관련 저서를 집필한 바 있다.

가장 최근의 홍해 인근 탐사 경험도 짜릿하다. 지난 4일 본지 온라인판에 소개된 바브엘만데브 해협 상공 사진도 국내외 언론에 소개된 적이 없는 희귀본이라고 한다. 그는 “현재 세계 언론이 집중 보도하고 있는 홍해 사태의 중심지 바브엘만데브 해협(예몐과 지부티 사이)을 보기 위해 지난 2023년 10월 방문했다”며 “지부티는 제가 방문한 142번째 국가이자, 제가 신청한 입국비자가 거절된 유일한 나라로, 독재 국가라 외국 저널리스트들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면한 지부티 해안을 찾은 권주혁 장로.
▲지난해 10월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면한 지부티 해안을 찾은 권주혁 장로.

권 장로는 “이에 지부티에 인접한 에디오피아 국경도시 ‘디레다와’에 가서 비행기를 타고 지부티에 입국했다”며 “그러나 시내에서 한 시설을 촬영하다 보안요원에게 스파이로 오인당해 여권과 휴대폰을 압수당하는 곤욕을 치렀지만, 결국 필요한 조사를 할 완료했다”고 했다. 이후 홍해 사태도 정리해 출판할 예정이다.

권주혁 장로는 이번 책 <남북한 10대 해전과 한반도 위기>를 쓰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2023년 초까지 무려 23년에 걸쳐 6.25 때부터 전투에 참가한 해군 장병들을 만나 증언을 청취하고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생생한 사진도 직접 촬영한 것들이다. 우리나라는 책에 등장한 북한과의 10대 해전 중 아군은 8번 승리하고 2번 패했다.

그 10대 해전은 ①1950년 6월 강원 옥계 해전 ②1950년 6월 부산 대한해협 해전 ③1951년 4월 평안 신미도 해전 ④1960년 7월 강원 거진 해전 ⑤1965년 6월 연평도 미생호 탈환작전 ⑥1967년 1월 동해 교전 ⑦1999년 6월 제1연평해전 ⑧2022년 6월 제2연평해전 ⑨2009년 11월 백령도 대청 해전 ⑩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등이다. 이 중 패전한 전쟁은 동해 교전과 천안함 폭침이다.

이 10대 해전을 1장씩 서술하고, 11장에 10대 전투 외에 ‘한국전쟁 어뢰정 전투’를 기술했다. 이후 12장 ‘계속되는 NLL 도발’, 13장 ‘한국전쟁의 승리자’, 14장 ‘끊임없는 북한의 도발’, 15장 ‘내부의 적과 반공정신’ 등으로 오늘날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안보 상황을 덧붙였다. 저자는 “남북한 10대 해전과 이후 오늘날 안보 상황이 관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근본적·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다”고 강조했다.

▲권주혁 장로가 촬영한, 홍해에서 가장 폭이 좁은 바브엘만데브 해협 상공. 아래는 지부티, 폭 27km 해협 건너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예멘 해안이 보인다.
▲권주혁 장로가 촬영한, 홍해에서 가장 폭이 좁은 바브엘만데브 해협 상공. 아래는 지부티, 폭 27km 해협 건너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예멘 해안이 보인다.

권주혁 장로는 책 68쪽에 시편 127편 1절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숫군의 경성함이 허사로다”, 182쪽에 잠언 21장 30-31절 “지혜로도, 명철로도, 모략으로도 여호와를 당치 못하느니라 싸울 날을 위하여 마병을 예비하거니와 이김은 여호와께 있느니라” 등을 써 놓았다.

이에 대해 본지에 “이 구절들은 여태까지 저술한 전쟁 및 군사 서적 11권의 기본 바탕이 되는 저의 전쟁관이라 할 수 있다”며 “앞으로 저술한 전쟁 관련 서적들에서도 변하지 않는 바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책을 쓴 목적은 단 한 가지다. 우리 국민에게 6·25 한국전쟁은 단지 휴전 중이므로,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어서”라며 “육·해·공군 가운데 해전을 소재로 삼은 이유는 남북한 공군기가 서로 조우하여 공중전을 벌인 적은 6·25 전쟁 중에도, 휴전 후에도 없었다. 육군의 경우 폭 4km의 DMZ(비무장 지대)로 휴전 체결 후 상대방 초소에 대한 사격은 있었으나, 정규군 사이 대규모 전투는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2함대에 전시된 제2연평해전 고속정 357호. ⓒ권주혁 장로

▲제2함대에 전시된 제2연평해전 고속정 357호. ⓒ권주혁 장로

그러면서 “그러나 바다에는 철책선이 없으므로, 해군의 경우 남북한 함정들이 서로 싸우는 사건이 여러 번 발생했다”며 “이에 6·25 전쟁 초기부터 천안함 폭침까지 남북한 사이에 일어난 해상충돌 10건을 선정해 ‘남북한 10대(大) 해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국내외 상황을 더해 ‘남북한 10대 해전과 한반도 위기’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저자는 “지난 정권은 2019년 육군사관학교와 제3사관학교에서 필수과목이던 6.25 전쟁사를 없애버렸다. ‘북한이 우리의 주적(主敵)’이라는 개념도 없애, 국군이 왜 존재하는지 직접적 목적도 없애고 많은 부대를 해산시켜 휴전선 인근에 유사시 북한군이 침공할 예상 접근로에 매설된 지뢰도 제거하고, DMZ 내 우리 군 초소도 북한 측보다 훨씬 불리한 조건으로(상대적으로 북한보다 더 많이) 철거했다”며 “2018년 9월 19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군사분야 남북합의서’는 대한민국에 불리한 조건으로, 사실상 군사적 항복과 다름없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러한 일련의 상황을 일부 국민은 평화에 접근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긴 전쟁보다 더러운 평화가 더 낫다’는 정당을 지지하는 국민이 너무나 많은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며 “이러한 현실이기에, 지금도 6·25 전쟁은 끝나지 않고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게 알리고 싶은 것”이라고 호소했다.

끝으로 “북한의 핵무기 위협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불안정한 상황으로 만들고 있으나, 피와 땀으로 일궈낸 자랑스런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단합된 힘과 굳건한 안보의식은 한반도 평화의 출발선이 될 수 있다”며 “우리 국민의 현명한 판단과 애국심을 기대하며, ‘자랑스런 대한민국 우리가 지키자’고 외치고 싶다”고 했다.

▲2023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기념식에 전시된 독도함. ⓒ권주혁 장로

▲2023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기념식에 전시된 독도함. ⓒ권주혁 장로

저자 권주혁 박사는

용산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임산가공학과 졸업,
파푸아뉴기니 국립 삼림대학, 국립 수산대학 유학(어선 선장 자격취득).
목재 전문기업(이건산업) 34년 근무(사장 퇴직).
수산 전문기업(동원산업) 5년 근무(상임고문).
배낭여행 포함 세계 136개국 방문.
육군 군사연구소(한국 전쟁부) 연구위원(3년),
대한민국 명예해군 (제8호)
대한민국 명예해병대 (제87호)
강원대학교와 전북대학교에서 초빙교수(7년).
국제 정치학 석사·박사(경기대학교).
대영제국 훈장(Order of British Empire) 수훈,
남태평양 솔로몬 군도 십자훈장(Cross Medal of Solomon Islands) 수훈. 헨더슨 비행장(태평양 전쟁의 갈림길) 등 21권 저술.
현재 ‘권박사 지구촌TV’ 유튜브 채널 운영 및 KMA(육군사관학교) 역사탐방포럼 고문으로서 저술, 전문지 정기 기고, 강연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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