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태아 생명 운동을 어떻게 펼칠 것인가?’ 주제로
‘저출산’과 ‘베이비박스’ 등에 대한 한국교회 역할 논의
“작은 한 생명 소중하게 최고의 것으로 여기는 마음”

성산생명윤리연구소 26주년 기념 세미나 & Stand up for LIFE 제2회 홈커밍데이
▲성산생명윤리연구소 26주년 기념 세미나 & Stand up for LIFE 제2회 홈커밍데이 현장. ⓒ김신의 기자

성산생명윤리연구소 26주년 기념 세미나 & Stand up for LIFE(생명을 위해 일어서자, SUFL) 제2회 홈커밍데이가 2일 스페이스쉐어 서울역 센터 루비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박윤영 목사(소망의교회)의 기도로 시작됐다. 이어 홍순철 소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이 인사말에서 “성산생명윤리연구소는 성산 장기려 박사의 생명 존중 정신을 바탕으로 2023년에도 이 땅의 한 생명을 살리고 생명윤리를 세우는 사역을 담당해 왔다”며 “성산생명윤리 콜로키움을 통해 창조, 기독교 세계관, 낙태법 개정안 분석, (낙태 합법화 전면 판례를 폐기한) 돕슨 판결 이후 미국의 현황, 안락사, 성도의 삶과 죽음, 동성애/이혼 부모 등 자녀들의 삶에 대한 주제를 다루며, 현재의 생명윤리에 대한 광범위한 주제를 논의하고 기준을 세웠다”고 했다.

홍 소장은 “작은 한 생명을 소중하게 최고의 것으로 여기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은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고, 이 땅에 생명윤리가 올바로 설 수 있는 그 날까지 성산생명윤리연구소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조해진 의원(국민의힘)과 이봉화 대표(전 보건복지부 차관, 현 명지대 교수, 행동하는 프로라이프 상임대표), 장지영 교수(성산생명윤리연구소 사무총장, SUFL 운영위원장)가 축사했다.

이날 ‘우리는 태아 생명 운동을 어떻게 펼칠 것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성산생명윤리연구소 26주년 기념 세미나에서는, 오창화 대표(전국입양가족연대)와 이종락 목사(베이비박스 대표, 주사랑공동체 이사장)가 각각 ‘생육하고 번성하라-대한민국 저출산 문제에 관한 교회와 성도의 역할’, ‘베이비박스’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오창화 대표
▲오창화 대표가 ‘생육하고 번성하라-대한민국 저출산 문제에 관한 교회와 성도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오창화 대표는 “영국 고전 경제학자였던 토머스 멜서스는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 식량 부족, 복리후생 불가로 인류가 파멸될 것이라 주장했지만, 이것이 틀렸음은 시대를 지나며 증명됐다”며 “오히려 여러 나라에서는 저출산 문제를 겪으며 재정을 투입해 출산 장려 정책을 시도하고 있지만, 목표출산 2.1명이 아닌 1.6명에 그치고 있다. 유럽은 저출산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자 난민정책을 시행했지만, 결국 실패를 인정했다. 로마의 멸망 주요 원인은 저출산이었다. 저출산 문제는 경제·정치적으로 여러 국가에서 발생했던 문제였고, 그 끝은 멸망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독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성경에서는 하나님께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신 후 복을 주시며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말씀하셨다. 대한민국은 건국 초기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해 크게 부흥했으나, 지난 수십 년간 멜서스의 ‘인구론’에 기반한 산아제한정책 같은 거짓 진리에 속아, 성경보다 재정적 이유, 개인의 편안한 삶을 위해 다자녀를 소망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제는 기독교가 바뀌어야 한다. 교회는 청년들이 일찍 결혼해 가정을 이루며 다자녀의 복을 누릴 수 있도록 말씀으로 교훈해야 한다. 교회는 그들을 응원하고 지원하며 칭찬하고 세워줘야 한다”며 “다자녀의 복을 누리며 세상과 구별되는 것은 교회 공동체가 누려야 할 마땅한 복”이라고 했다.

또 로마 초대교회 성도들이 버려진 아이의 생명을 보호하고 양육한 일을 언급하며 “현재 대한민국 보육시설에는 1만이 넘는 아동들이 원가정에서 분리돼 집단으로 양육되고 있다. 그룹홈에서 양육되는 아이들, 학교 밖 청소년을 포함하면 2만이 넘는 아동이 가정에서 1대 1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외롭게 자라고 있다.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사회에 나왔을 때 자살률은 일반인의 20배 이상이다. 교회와 성도들이 고아와 같은 그들을 돌보는 것은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또 다른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라고 입양을 권장했다.

이종락 목사
▲이종락 목사는 “한국교회는 목숨을 걸고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목숨 걸고 지키고, 다자녀갖기 운동, 입양운동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신의 기자

이종락 목사는 “둘째가 태어날 때부터 임파선염이 있었는데, 악성종양이 되며 전신마비(뇌병변 1급 장애)가 됐고 어느 날 호흡 곤란이 왔다. 의사들은 포기하라 했지만, 아이는 다시 호흡을 하게 됐다. 2019년까지 33년 동안 이 땅에서 살며 많은 일을 하고 갔다”며 “저는 한때 하나님께 아들의 치유를 위해 기도했는데, 하나님의 마음은 주를 알지 못하는 이들을 향하고 계셨고, 저는 회개했다. 누워 있는 아들을 통해 많은 이들이 전도됐다”고 했다.

이후 이 목사는 장애를 가진 손녀를 맡아 달라는 한 할머니의 요청을 받게 됐다고 했다. 누워만 있던 아이는 이 목사의 돌봄으로 앉아서 말까지 하게 되는 치료 효과를 보였고, 이를 본 병원과 소문을 들은 여러 곳에서 아이들을 맡기게 됐다. 그렇게 이 목사는 총 16명의 장애인 아동을 맡아 장애인생활공동체를 시작하게 됐다. 그런데 2007년 꽃샘추위가 있던 4월 새벽에 죄송하다는 전화가 왔다. 그리고 집 앞 생선박스 안에서 다운증후군 아이가 발견됐다. 아이는 저체온 상태였다. 이후 한 번은 890g밖에 안 되는 아이가 오기도 했다.

이 목사는 “하나님께서 아이들을 살려 주셨지만, 이러다 아이들의 시체를 보게 되는 것이 아닌가 섬뜩하고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엄마들이 안전한 장소에 아이를 데려다 놓을 곳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8년에 체코에서 베이비박스를 통해 아이를 보호한다는 보도를 봤고, 이에 착안해 2009년 한국 최초로 베이비박스를 설치했다. 이후 리모델링을 하며 더 안전한 장소가 됐다”며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이들 중엔 하나도 잘못된 아이가 없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라고 했다.

이 목사는 “주사랑공동체에서 운영하는 베이비박스는 다른 나라와 달리 친부모 96%를 만나 상담하고 유형별로 분류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경우 즉시 도움(선지원 후행정 처리 방식)을 주고 다양한 복지와 사례관리를 통해 친부모가 아이를 다시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2019년 4월 24시간 상담전화를 개설해, 베이비박스에 오기 전 위기임신 및 출산을 예방하고 도움이 필요한 임산부에게 즉시 도움을 주고 있다. 이렇게 해서 원가정으로 돌아가는 아동수가 35% 정도 되고, 15%는 입양될 수 있도록 출생신고를 한다”며 “이를 모델로 하여 아기를 보호하고 키울 수 있는 보호출산제가 지난 10월 6일 통과돼 내년 7월부터 시행된다”고 했다.

또 이 목사는 “본래 베이비박스에는 연간 20~30명의 아이들이 들어왔었다. 그러나 2012년 출생신고를 의무화하는 입양특례법이 생긴 후 베이비박스에 들어오는 아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연간 수백 명이 됐다”며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에는 베이비박스에 들어오는 아이들의 수가 다시 줄어들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상담한 아기 엄마들도 낙태를 했다고 연락이 왔다. 수많은 아이들이 낙태 위험에 놓이게 된 것이다. 출생신고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임산부에게 낙태를 유도하는 것은 인류 역사상 부적절한 대응 방안일뿐더러 태어난 아동을 죽이는 것과 별반 다르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 목사는 “2015년부터 2022년 8년간 병원에서 태어난 아동 중 출생신고하지 않은 아동 수가 2,123명이라 한다. 베이비박스에서 보호한 아동은 900여 명인데, 그 외의 아이들이 인신매매, 사망 등에 노출되고 있다. 1,223명 중 222명은 사망했고, 814명은 수사 및 행방불명 상태다. 187명은 기타라는 통계가 나왔다”며 “보호출산제가 일찍 시행되었다면 유기아동과 죽음, 인신매매 등 안타까운 일이 지금보다 줄었을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 목사는 “생명의 무게를 인권과 저울질해선 안 된다. 태아의 생명, 태어난 생명을 지키고 미혼 한부모가 양육의 어려움과 경제적·사회적·심리적 어려움 때문에 양육을 포기하지 않도록, 출생 신고 사각지대에서 생명의 위기에 놓인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보호출산제에 빈틈 없게 국가는 두텁고 능동적이며 눈높이에 맞춘 복지정책을 펼치길 바란다. 또 이러한 제도에 앞서 책임 없는 성관계, 성적인 문란함 문제도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베이비박스의 아기는 버려진 아동이 아닌 지켜진 아동, 보호된 아동으로, 보호아동의 관점에서 한 번쯤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했다.

이상원 이명진 송혜정
▲이상원 대표(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대표), 이명진 원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고문,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운영위원장), 송혜정 대표(하브루타그림책방, 케이프로라이프 대표)가 토론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이후 송혜정 대표(하브루타그림책방, 케이프로라이프 대표), 이명진 원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고문,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운영위원장), 이상원 대표(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대표)가 토론 및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송혜정 대표는 “페미니즘 사상이 출판물과 매체의 영향력을 발휘하며 대중의 인식을 끌고가고 있다. 성인들끼리의 논쟁은 에너지 소비가 너무 크다. 그런데 초등, 충학생들은 태아에 대해 상당히 큰 관심을 보이고, 태아 생명에 관한 객관적 진실을 설명하면, 인간 생명 존중은 수정된 처음부터라고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려서부터 태아생명을 존중하는 가치를 배울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또 비난과 반대 집회보다 태아생명의 가치를 알리는 캠페인, 공개 행사가 대중에게 낙태를 허용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명진 원장은 “인권의 이름으로 생명을 죽이는 거짓 인권을 사랑의 힘으로 밀어내고, 지극히 약하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미혼모와 아이들을 돌보는 데 크리스천이 앞장서고, 국가가 더욱 많은 지원을 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공감대를 더욱 공고히 다져가야 한다”며 “또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발제에 공감한다. 우리를 먹이시고 돌보시는 목자 되시는 주님을 믿고 신뢰하는 삶의 약속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기 원한다”고 했다.

이상원 대표는 “입양은 인간을 양자로 받아주시는 하나님의 수양의 은혜를 반영하는 장치, 하나님의 마음을 알려주는 반사경”이라며 “부모를 만나 행복한 새 삶을 누리를 많은 입양 사례를 외면하고 입양 뒤 부작용을 보여주는 일부 사례를 일반화시켜 입양제도를 평가절하해선 안 된다. 지속적 모니터링, 제도적 보완을 통해 입양제도를 강화하며 다듬어 가는 것이 바른 선택이다. 부모를 잃고 양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을 항상 주위에 있기 마련이며, 이 아이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주고, 기독교적 사랑과 하나님의 마음을 잘 알려줄 수 있는 소중한 제도인 입양제도는 계속 존속돼야 한다”고 했다.

표인봉
▲표인봉 목사가 축하공연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성산생명윤리연구소 26주년 기념 세미나 & Stand up for LIFE 제2회 홈커밍데이
▲표인봉 목사가 축하공연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축하공연을 맡은 개그맨 표인봉 목사는 “좋은 일에 함께 해 너무 감사하다. 누군가 꼭 해야 하는 일인데, 저는 뒤에서 기도로 작은 일로 돕기만 했는데, 여러분이 앞서서 이 일을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수고하고 짐진 자들아’와 ‘소원’을 불렀다. 또 어텀과 기타로로의 공연,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운영진의 특송이 마련됐다.

이후 최윤경 학술위원장(SUFL)의 사회로 진행된 SUFL 홈커밍데이 행사에서는 장지영 교수의 인사, 조해진 의원(SUFL 고문)의 축사, 레크레이션, SUFL 경과보고, SUFL 빌더 간증 및 프로라이프 콘테스트 우수작발표, 저녁식사 및 폐회 등의 순서가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