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히잡 사망’ 1주년… 기독교인들, 시위 참여 금지 협박받아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여성이 참여했다가 체포되면 성폭행당하기도”

▲지난해 진행됐던 이란 히잡 시위. ⓒUN

▲지난해 진행됐던 이란 히잡 시위. ⓒUN

이란인 여성 마사 아미니(Mahsa Amini)가 사망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이란 기독교인들은 시위에 참여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고 있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각)은 아미니 사망 1주기였다. 1년 전 당시 22세였던 아미니는 히잡을 엄격한 여성 복장 규정에 따라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란 종교경찰에 체포된 직후 사망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그녀의 사망으로 촉발된 여성 인권 시위에 참가한 이들이 처한 위험을 알렸다.

수지 겔먼(Susie Gelman) 위원장은 CBN과의 인터뷰에서 “기독교인들은 정부로부터 시위에 참여하지 말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보고한다. 만약 시위에 참여하고 체포되면 감옥에서 성폭행을 당한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란에서 소위 명예살인을 금지하는 법률이 완화돼, 이슬람에서 개종한 여성과 소녀들이 더욱 취약해졌다”며 “기독교인들은 시아파를 떠난 가족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위험이 더욱 커졌다”고 했다.

지난 9월 발표된 USCIRF 보고서에는 지난해 히잡 시위 도중 체포돼 구금된 후 악명 높은 에빈교도소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발언한 아르메니아 기독교인 여성의 이야기도 포함돼 있다.

당시 수백 명의 시위자들이 정권에 의해 살해되고, 최소 7명이 ‘위장재판’ 이후 처형된 것으로 추정된다.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을 지원하는 ‘릴리스 인터내셔널’(Release International)은 “소수종교인들이 시위대를 상대로 한 폭력 사태에 휩쓸려 갔다”고 말했다.

지난 8월 한 달 동안 11개 도시에서 실시된 급습으로 약 69명의 기독교인이 체포됐으며, 한 달 전에는 또 다른 50명이 구금됐다.

2021년 11월 이란 대법원이 “가정교회에 참석하는 기독교인을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나 국가의 적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한 체포는 계속되고 있다.

폴 로빈슨 릴리스 인터내셔널 대표는 “이란의 자유 운동이 탄력을 받고 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강력한 자유, 모든 자유의 초석은 종교와 신념의 자유”라고 강조했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은 이란의 가정교회 운동에 참여하는 기독교인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란 당국에 “모든 시민에게 완전한 신앙의 자유를 허용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릴리스 인터내셔널은 “대법원이 기독교인을 국가의 적이나 범죄 대상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는 점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고무됐다”며 “(그러나) 이 메시지는 아직 이란 정부의 최고위층 및 기독교인을 지속적으로 박해·체포하는 이들에게까지 전달되지 않았다”고 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로잔 서울선언문

로잔 선언문과 복음주의신학회 선언문의 ‘동성애’ 비교 분석

차별금지법 강력히 반대하는 분명한 신앙고백 표명한 의미 로잔 선언문은 ‘신학 선언’, 법안 명칭 없다고 문제 삼는 건 기우 불과… 신학적 타당성 갖고 다음세대 살리는 운동하길 복음주의신학회 선언문에도 ‘차별금지법’에 대한 언급 없어 본질적 인식 동…

로잔 서울선언문

로잔 서울선언문 56-70항 쉬운 원문 해설(핵심 요약본)

로잔 서울선언문 56-70항(하나님의 형상과 인간의 섹슈얼리티)의 해석이 어렵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한 단어, 한 문장에 어떤 음모가 숨어 있다고 하면서, 문맥의 의미를 말하지 않는 것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의미의 왜곡을 가져옵니다. 참 아쉬운 부…

대한예수교장로회 분당중앙교회(담임 최종천 목사, 예장 합동)가 출연한 재산으로 설립(2023. 08. 25.)된 재단법인 <인류애실천 분중문화재단>은 국민일보(사장 김경호)와 공동 주최로 5일 오후 분당중앙교회 그레이스채플에서 ‘인류애실천 분중문화상’ 제2회 시상식을 가졌다.

기독문화예술계 최대 시상식 ‘분중문화상’, 제2회 대상에 박종호 장로

수상자, 가족 친지, 교인 등 축하객 5백여 명 참석 건국전쟁 감독 김덕영,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유예은, 광야아트센터, 상금 각 2천만 원 수상 우수인재상, 인재지원상, 취약계층 대상 어울림상 등도 최종천 이사장 “약속대로, 정한대로, 끝까지 인물 양성” 일…

조전혁 정근식

조전혁-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 학생인권조례 관련 입장은

학생인권조례, 조 ‘폐지’ 정 ‘존치’ 조 후보 “동성애·페미 교육 금지” 정 후보 “젠더 감수성 교육 강화” 오는 10월 16일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사실상 중도보수 진영의 조전혁(趙全赫) 후보와 진보좌파 진영 정근식(鄭根植) 후보의 2파전으로 굳어지…

지옥에서 온 판사

지옥에서 온 판사: 속은 추악하지만 겉은 아름다운 마귀·악마의 본질

저승 재판관과 최고신 수하 설정 기독교 가르침과 정면으로 상충 한국 저승 신화에는 잘 들어맞아 마귀와 악마에 대한 성경 가르침 반대로 비틀수록 작품 인기 높아 은연중에 악하지 않단 인식 확산 이번 주부터 박욱주 교수님의 칼럼은 SBS 금토 드라마 를 분…

운보 김기창 예수의 생애

해방 후 크리스천 미술가들의 작품 활동이 두드러졌던 이유

1. 일제 가혹한 탄압으로 활동 못해 2. 월남 미술인들 이주로 활기 생겨 3. 제헌 국회부터 신앙의 자유 공인 한국 크리스천 미술에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것은 해방을 전후로 해서이며, 더 자세히는 6.25 전쟁을 전후해 크리스천 작가들이 급증하고 작품 발표도 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