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계좌 폐쇄된 英 성공회 성직자 “트랜스젠더 반발 커져”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최근 인터뷰서 ‘여론 변화’ 지적

▲리처드 포더길 전 영국성공회 교구 신부. ⓒ영국성공회
▲리처드 포더길 전 영국성공회 교구 신부. ⓒ영국성공회

성(gender)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표명한 후 은행 계좌가 폐쇄된, 성공회 은퇴 성직자가 “사람들이 트랜스젠더 이데올로기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을 덜 두려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필링 스테이션’(Filling Station)이라는 복음주의 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는 리처드 포더길(Richard Fothergill·62) 신부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태도에 ‘큰 변화’(sea change)가 있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텔레그래프의 플래닛 노멀(Planet Normal) 팟캐스트의 최근 에피소드에 출연한 포더길 신부는 “사람들이 해로운 트랜스젠더 이데올로기에 반발하기 시작했다고 믿고 있다”며 “큰 변화가 있었고, 정말 작년에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마침내 신앙인만이 아닌 모든 계층의 평범한 사람들이 반발하며 ‘자, 현실을 바라보자’고 말하고 있다”며 “남성과 여성이 있다. 그것이 전부”라고 했다.

또 “당신이 남성으로서 정말로 여성처럼 옷을 입고 여성으로 드러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해도 당신은 여성이 아니다. 당신은 몸 전체에 X와 Y 염색체를 갖고 있다. 당신은 항상 남성일 것이다. 그래서 그것은 이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소수자의 달’이었던 지난 6월, YBS(Yorkshire Building Society) 은행이 이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 메시지를 내자 불만을 표시했는데, 이후 17년 동안 보유했던 그의 YBS 계좌가 폐쇄됐다.

이에 그는 지난 6월 YBS에 보낸 서한에서 “은행은 성소수자 이념을 홍보하기보다는 금융 문제를 걱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트랜스젠더 이데올로기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YBS는 “포더길 신부가 차별과 관련해 관용이 없는 태도를 갖고 있으며, 그와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무너졌다”고 했다.

그러나 포더길 신부를 비판해 온 이들조차도 이러한 은행 측의 조치는 부당하다고 봤다. 트랜스젠더 옹호단체인 뷰몬트 소사이어티(Beaumont Society)의 레이첼 디(Rachel Di) 회장은 “포더길 신부의 견해는 분명히 트랜스젠더 혐오적”이라면서도 “그는 은행 계좌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했다.

그녀는 “누군가의 은행 계좌를 해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트랜스젠더 문제에 대한 그의 견해가 반대든 찬성이든 상관없다. YBS가 그의 견해에 반대한다고 해서 그의 계좌를 폐쇄하는 것은 잘못이다. 은행은 고객의 견해를 판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의 은행 업무에 대한 요구 사항을 들어주기 위해 존재한다”고 했다.

YBS 관계자는 “우리가 고객의 신념에 따른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또는 고객의 피드백 때문에 고객의 예금 계좌를 해지하는 일은 절대 없다. 오직 각 사건에 있어서 고객이 무례하고, 강압적이고, 폭력적이며, 차별적일 때에만 구체적인 사실, 의견 및 행동에 기초해 계좌 폐쇄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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