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영적 전쟁
일상의 영적 전쟁

데이비드 폴리슨 | 권명지 역 | 토기장이 | 148쪽 | 12,000원

<일상의 영적 전쟁(Standing Firm in Spiritual Battles)>이란 제목을 봤을 때, 그리스도인의 성화, 영적 전쟁을 다룬 책이라고 생각했다.

죄인이 거듭나 옛사람을 벗고 새 사람을 입는 과정, 육체의 정욕을 따르지 않고 성령의 소욕을 따라 성령의 열매를 맺을 때 육체와 세상과 마귀와 맞서 싸우는 과정을 다룬 책이라 생각했다.

부제인 ‘매일의 영적 전쟁에서 어떻게 굳건히 설 것인가’도 저자인 데이비드 폴리슨이 발전시킨 성경적 상담학의 주요 주제인 신자의 영적 성장과 관련된 책이란 걸 말해준다. 추천인들(폴 트립, 폴 밀러, 에드워드 웰치, 디팍 레주) 대부분도 성경적 상담학과 깊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다.

제이 아담스가 개척한 ‘성경적 상담학’은 성경과 대립하는 세속 사상들, 철학과 심리학을 상담의 이론과 기술에서 몰아내고 오직 성경으로 충분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상담자의 문제를 말씀의 권위와 능력으로 상담하는 학문이다.

이 분야를 더욱 발전시킨 다음 세대 지도자가 바로 데이비드 폴리슨인데, 그는 심리학이 지배하던 기독교 상담 분야에서 성경적 상담을 급히 구조하느라 조금 더 신경써야 했던 부분을 수정, 보완 및 정립했다고 평가받는다.

성경적 상담학의 시작과 발전은 히스 램버트가 쓴 <성경적 상담의 핵심 개념>에 잘 설명되어 있다(국제제자훈련원, 2015). 데이비드 폴리슨의 책은 <일상의 성화>, <악한 분노, 선한 분노>, <성경적 관점으로 본 상담과 사람>, <정신의학과 기독교: 성경적 상담 운동 역사 그리고 상황> 등이 국내에 소개됐다.

저자는 에베소서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이 책을 썼다. 그리스도인의 일상은 악의 3인조, 육체와 세상 그리고 마귀와의 영적 전쟁이며, 하나님은 전신갑주를 은혜의 무기로 주셔서 그리스도인이 능히 원수를 이겨 부르심에 합당한 삶, 승리를 거두게 하신다.

특히 폴리슨은 그리스도인의 싸움이 혈과 육이 아닌 영적인 싸움이라는 것, 더 자세히 말하면 마귀와 그 졸개들과의 싸움이란 사실에 주목한다.

그러면서 이 책 <일상의 영적 전쟁>은 단순히 일상이 아닌 그 배후의 영적 세계, 마귀와의 전쟁을 깊이 다루기 시작한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 예상하지 못했던 6장 죽음의 그림자와의 전투, 7장 주술과의 충동, 8장 애니미즘과의 전투, 9장 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영적 전쟁, 그리고 10장 마지막 전투, 부록에서 다룬 에크발리스적 방법(Ekballistic mode: EMM)의 현실 적용 문제까지(과거 귀신을 쫓아내신 예수님 사역을 오늘날 어떤 방식으로 실천할 것인지의 문제), 저자는 그리스도인의 씨름이 정말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란 사실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일상의 영적 전쟁은 그런 의미에서 진정으로 ‘영적 전쟁’이다.

하지만 저자 폴리슨은 예수님과 사도들의 방식(몇몇 구약 선지자의 방식이기도 하다), 곧 ‘명령 통제 방식(command-control mode)’으로 영적 전쟁을 치르는 것은 오늘날 성경이 요구하고 기대하는 방식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오늘날 은사주의 운동을 통해 교파와 교단을 초월하여 축귀 사역, 치유 사역, 신유 및 방언 사역 등 다양한 ‘영적 전쟁’ 관련 사역이 성행하고 있지만, 저자의 말처럼 오늘날 우리가 순종하고 적극 활용해야 하는 방식은 ‘믿음 순종 방식(classic faith-obedience mod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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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진은 해당 기고와 무관합니다. ⓒ픽사베이
예수님은 “내가 명하노니”라고 직접 명령하시고 즉각적인 육체, 세상, 마귀의 굴복을 얻으셨지만, 우리는 성경의 여러 말씀이 요구하신 것처럼 영적 전쟁을 승리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권위와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을 성령을 통해 의지하고 믿고 주께서 명령하신 것처럼 순종하여 이기는 방식으로 영적 전쟁을 치러야 한다.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정욕을 십자가에 못박았다(갈 5:24). 무릇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긴다(요일 5:4).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이기셨기 때문이다(요 16:33).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 부활, 승천을 통해 세상 임금 마귀는 심판을 받았다(요 16:11). 악의 3인조인 육체, 세상, 마귀 모두 우리 일상의 영적 전쟁에서 패배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그리스도인이 이러한 복음의 능력을 통해 점진적인 승리, 성화의 행진을 하기보다 시몬이 베드로가 보여줬던 성령 세례를 탐내며 돈을 주고 사려 했던 것처럼, 마귀를 쫓아내는 퍼포먼스만 흉내내고 싶어한다.

모든 성경적 상담의 이슈가 악의 3인조와 관련돼 있고, 복음의 능력을 믿고 순종함으로 이기는 것이 오늘날 영적 전쟁의 방식이다.

성경은 놀라운 축사의 기록을 담고 있지만, 오늘날 우리가 그것을 그대로 해야 할지에 대해 무섭도록 침묵하고, 반대로 저자가 말한 고전적 믿음 순종 방식에 관하여는 수많은 명령으로 채워져 있다.

지금은 영적 전쟁을 마치고 최후 승리를 얻어 주님 품에 안겨 있을 저자 폴리슨에게 감사하는 건,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에게 우리의 싸움이 혈과 육이 아니라 영적 싸움이란 사실을 주지시켜 준 것과 그 싸움을 제대로 싸우는 법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오용과 왜곡, 혼란과 속임이 가득한 영적 전쟁 사역을 그치고 이제 진짜 성경이 말하는 일상의 영적 전쟁을 날마다 충성스럽게 싸워야 할 때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