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 정확하게 파악하고 가감 없이 전하되
현대 청중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
본문의 영적 원칙 실천 방법 제시하는 적용까지

본문이 살아있는 설교 플랫폼
본문이 살아있는 설교 플랫폼

권호, 임도균, 김대혁, 류응렬, 정승룡 | 아가페출판사 | 336쪽 | 18,000원

“설교자가 본문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본문이 설교자를 해석한다. 경외감을 느낀다. 설교자가 본문에 무엇을 넣는 것이 아니라, 본문이 설교자에게 무엇을 넣어준다. 다시 희망을 느낀다.”

아가페북스를 통해 ‘본문이 살아있는 설교(Text-Living Preaching)’ 시리즈를 펴내고 있는 권호 교수(합동신대)가, 같은 주제로 함께 모여 연구하고 길을 찾고 있는 동역자들과 함께 <본문이 살아있는 설교 플랫폼>을 출간했다.

1부 ‘한눈에 보는 현대 설교의 흐름’ 1장 ‘왜 본문이 살아있는 설교인가’는 권 교수가 맡았다. ‘본문이 살아있는 설교’는 ‘본문이 이끄는 설교(Text-Driven Preaching)’를 쉽게 이해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시하기 위한 명칭으로, 현재 북미 설교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설교 방법론 중 하나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새강해설교(New Expository Preaching)’라고도 불리는 이 기법은 전통적 강해설교의 철학을 이어받는 동시에, 현대 설교 방법론을 새롭게 발전시켰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간단히 말해 ‘본문(Text)을 소중히 여기고, 끊임없이 본문을 살려내고자 노력하는 설교 철학과 방법론이다.

‘본문이 살아있는 설교’는 크게 네 가지 방식을 추구한다. 저자는 이를 하나님의 위임(God’s Commission), 본문에 기초한 설교(Bible Content), 장르를 반영한 설교(Biblical Carrier), 연결을 시도하는 설교(Biblical Connection), 즉 4C로 정리한다. 이는 ①성경 본문 내용을 최우선으로 강조한 나머지 청중이 살아가는 시대와의 연관성(relevance)을 소홀히 하고 ②설교 전달 형식을 소홀히 하며 ③적용이 부자연스럽거나 약한 경향을 보이는 전통적 강해설교의 약점을 보완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고민의 산물이다.

권 교수는 “‘본문이 살아있는 설교’는 본문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가감 없이 전하는 동시에, 그 내용을 현대 청중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한다”며 “각종 미디어와 스킷드라마, 사진 등 문화적 요소를 사용하되, 그것이 본문을 훼손하거나 청중의 관심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

또 “예수님은 다양한 사람에게 다가가셨다. 유대인, 이방인, 부자와 가난한 자, 병자, 여성, 아이에게도 말씀하시고 복음을 가르치셨다. 그분은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가르치셨다. 때로는 논쟁하고 병자도 고쳐 주셨다. 세리 같은 죄인들과 식사도 하셨다. 도움이 필요한 여인과 면대하시고 죄를 용서해 주셨다. 어린아이들이 가까이 올 수 있게 하셨다”며 “‘본문이 살아있는 설교’의 설교자는 말씀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명을 가진 자다. 오늘도 예수님처럼 다양하게 다가가 그들에게 적절한 여러 방법으로 말씀을 전해야 한다”고 전했다.

예배당 채플 의자 교회 자리 예배 목사 마이크 집회
▲한 교회 예배당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또 하나 관심을 끄는 부분은 권 교수가 집필한 4장 ‘본문이 살아있는 설교의 연관성과 적용’이다. 특히 많은 설교자들이 어려워하는 ‘적용’에 대한 고민을 풀어놓았다.

저자는 적용(application)에 대해 “본문에서 발견한 영적 원칙을 구체적 실천 방법으로 제시하는 것”이라며 “성경의 진리는 필연적으로 삶을 향한 적용으로 이어진다”고 적시한다. 예수님께서 ‘부자 청년’에게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고 원칙과 행동을 적용해 주셨듯, 성경은 말씀에 대한 진정한 깨달음이 결국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설교자가 본문에 충실한 원칙과 구체적 행동으로서의 적용을 제시하지 않으면, 청중은 적용점을 찾기 어렵거나 주관적 적용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그러나 설교 목표를 청중의 변화에 두고 성급하거나 지나친 적용 중심의 설교를 하면, 본문을 소홀히하거나 청중에게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적용을 하되, 성경적이고 균형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효과적으로 적용이 될 수 있다. 효과적인 적용을 위해서는 먼저 본문과 현 시대를 잇는 적절한 연관성 작업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올바른 적용은 무엇보다 ‘본문’에 근거한다.

먼저 원리화 과정을 통해 하나님 앞에 보여야 할 인간의 믿음의 반응과 순종을 위한 원칙을 제시하면, 그것이 본문에 견고히 뿌리를 둔 ‘일반적 적용’이 된다. 그 후 대상화 과정을 통해 개인이나 공동체가 보여야 할 구체적인 믿음의 반응과 순종에 대한 것을 제시하면 ‘구체적 적용’이 된다.

저자는 “연관성은 본문의 문제와 그것을 해결하시는 하나님의 역사가 이 시대에도 동일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적용은 본문의 문제와 하나님의 역사가 오늘날에도 동일하게 일어난다면, 청중에게 요구되는 믿음의 반응 및 순종에 대한 원칙과 구체적 행동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용의 구체적 적용 방법은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외에 2장 ‘본문이 살아나는 본문 연구’와 5장 ‘본문이 살아나는 성경 봉독’은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임도균 설교학 교수가, 3장 ‘본문이 살아나는 설교와 장르’와 ‘본문이 살아나는 설교와 예배’는 총신대 신학대학원 김대혁 설교학 교수가 각각 집필했다.

특히 ‘성경 봉독’을 하나의 장으로 빼내 설명한 것이 이채롭다. 임도균 교수는 “한국교회는 설교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지만, 성경 봉독의 중요성은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성경 봉독은 하나님의 뜻이 공동체 가운데 밝히 드러나는 순서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따르는 믿음 공동체의 예배 중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순서”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공동체에서 성실히 성경을 봉독할 때 성도들이 영적으로 바른 가치관을 갖게 되고, 말씀의 능력을 경험할 수 있다”며 “교회사에서도 성경 봉독은 현대에 이르기까지 교회 예배에서 자리를 잡아 왔다. 신앙 공동체가 함께 성경을 읽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중요시하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표현”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7장 ‘본문을 살아내는 설교자’는 총신대 설교학 교수 출신 류응렬 목사(미국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담임), 8장 ‘강해설교와 목회’는 대전 늘사랑교회에서 21년간 사역했던 정승룡 목사(미국 리치몬드침례교회) 등 현직 목회자들이 맡았다.

류응렬 목사는 “설교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물으면 늘 ‘열정’이라 대답하곤 했지만, 목회를 하면서 약간 변화가 일어났다. ‘인격’의 중요성이 점점 더 보이기 시작했다”며 “설교자에게 신앙 인격은 강단뿐 아니라 삶의 모든 순간을 결정짓는 결정체다. 주님의 영이 지배하는 사람은 언어, 생각, 행동, 태도가 다르다. 신앙 인격이란 한 마디로 내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고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 내 안에 주인이 되어 살아가는 삶 자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