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길
▲바른군인권연구소 김영길 대표.
지난 8월 11일 변희수 전 하사(22)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뒤, 육군에서 전역된 처분을 취소하기 위한 행정소송을 냈다.

이번 행정소송에는 ‘트렌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함께하고 있다.

변 전 하사는 지난 1월 강제 전역을 당하면서 행정소송을 예고한 바 있다. 그리고 자신의 전역취소 요청에 대해 6월 29일 육본 군인사소청심사위원회가 기각을 결정하자 공대위가 합세하면서,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었다.

이번 변 전 하사와 공대위의 행정소송에 대한 핵심 쟁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성전환 수술 후 ‘신체장애’를 이유로 전역을 당했고, 자신의 수술은 “군병원에서 권유한 치료 목적의 수술”이었다고 주장한다. 변 전 하사는 “당초 수술 받을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 개념으로 권유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치료를 위한 수술이니 신체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상대적 인권 논리에서는 ‘성별 자기결정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신이 얼마든지 성별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

그렇다 해서 자신이 결정한 사안을 부대와 군의관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해당 군의관은 상담과 치료를 통해 여러 선택에 대하여 알려주었을 것이다. 분명 수술하면 전역당할 수 있음을 경고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와서 자신의 결정 사항을 군의관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여진다.

둘째, 공대위에서는 위헌적 요소로 “한 사람의 사적인 정체성을 트집잡아 공적 지위를 빼앗는 행위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한 우리 헌법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법적 논리이다.

헌법 제11조의 평등은 법적 평등을 의미하고, 법적 평등은 ‘자유권 행사에 있어 법적 기회의 평등’을 뜻한다.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은 형식적인 법적 평등을 의미하므로, 실질적 평등이나 사실상의 평등을 추구하는 적극적 국가 행위의 헌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이다.

그러나 공대위는 성전환에 대한 ‘기회의 평등’이 아닌, 성전환의 결과에 대하여 평등을 적용하라고 억지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 공동체의 형평성과 정의를 무너뜨리는 행위일 것이다.

이번 변 전 하사의 주장을 보면서 안타깝고 아쉬운 점은, 해당 부대의 지휘관들의 비뚤어진 부하 사랑에 대한 것이다. 해당 지휘관이 변 전 하사에게 성전환 수술을 할 경우 전역 조치된다는 점을 명확히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여단장이나 군단장은 변 전 하사의 성 정체성 문제를 보고받고 상담을 하면서 안타까웠을 것이다. 분명한 원칙과 규정보다 오히려 수술해도 계속 근무할 수 있음을 암시했고, 이에 따라 장관급 부대장의 승인이 필요한 해외여행까지 허락해 주었다는 점이다.

지휘관은 부하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자식같이 아끼고 사랑으로 지도해야 함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부대의 원칙과 법규를 무너뜨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그 법규를 무너뜨렸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해 변 전 하사는 자신을 지도한 부대를 상대로 ‘잘못된 지휘 책임’을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트랜스젠더의 군복무 문제는 한 개인이 자신이 선택한 ‘성별 결정권’으로 인해, 군대에서 같이 생활하게 될 다수의 동료와 전우들에게 피해를 가져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먼저 군대는 질서에 필요한 계급과 제한된 환경의 특수한 조직이다. 모든 군인은 주특기와 병과를 고려하여 직책이 부여되고 임무를 수행한다.

남군과 여군 간부는 매년 체력 측정을 실시해 이를 진급에 반영하기도 하며, 일정 지역으로의 순환 보직도 실시한다.

성전환 부사관
▲ⓒ유튜브

그런데 변 씨처럼 호르몬 치료를 지속하며 여군의 지위를 갖는다면, 부대의 규정과 적용에 있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고, 해당 임무 수행도 불투명할 것이다.

또한 부대의 생활관, 숙소, 화장실 등의 문제와 이로 인한 인접 여군들에 대한 인식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심리적 부담감과 함께, 무엇보다 남군보다 어렵게 여군으로 합격해 근무하는 여군 동료들에게는 불공정한 처사가 된다.

이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스스로 전역하여 일반 사회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사건에서 최대 피해자는 변 전 하사이다. 바른 인권으로 지도하지 못한 국방부와 육군도 분명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지만, 변 전 하사와 공대위가 주장하는 인권은 보편적 인권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알았으면 한다.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한 것을 모든 사람이 함께하는 세상과 군대에 주문하는 것은 보편적 인권이 아닌 상대적 인권이면서, 자신만을 생각하는 자의적 인권일 뿐이다.

이는 이기주의적 발상이며, 다수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김영길 목사
바른군인권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