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종교규제법 거부 후 투옥된 목사 사진 첫 공개돼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국가 권력 전복 선동’ 혐의로 9년 징역형 선고받아

▲왕이 목사.  ⓒ한국 순교자의 소리 제공

▲왕이 목사. ⓒ한국 순교자의 소리 제공
한국 순교자의 소리(한국 VOM)가 최근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됐던 왕이 목사의 사진을 공개했다.

중국 쓰촨성 청두시 이른비언약교회 왕이(Wang Yi) 목사는 ‘국가 권력 전복 선동’ 혐의로 작년에 9년 징역형을 받았다. 그는 1월 말에 청두시 구치소에서 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계속 연기되고 있다. 

올해 초 중국 당국은 구체적으로 언제라는 말도 없이 가족들의 왕이 목사 면회를 허락했다. 그 후 지난 3월 25일, 감옥에 갇힌 왕이 목사의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이 처음으로 인터넷에 유포됐다. 그러나 사진의 출처는 명시되지 않았다.

한국 VOM(Voice of the Martyrs Korea)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이 사진은 왕이 목사가 2018년 말에 체포된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왕이 목사의 사진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왕이 목사는 밤색 긴팔 셔츠에 노란색 조끼를 입고 수갑을 차고 있는데 좀 수척해 보인다. 투옥되기 전보다 많이 말랐지만 영적으로는 더 예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익명을 요구한 이른비언약교회 교인 한 사람이 그 사진을 받았다. 그 사람은 목사님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그 근황을 알려주고 싶어서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고 한다. 원래 이른비언약교회 교인들끼리만 공유하고 싶었는데 인터넷에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 공안 요원들이 왕이 목사의 아내 지앙 롱(Jiang Rong) 사모 뿐 아니라 왕이 목사의 부모까지 여전히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는 정보를 한국 VOM이 입수했다”고 덧붙였다.

왕이 목사는 중국 쓰촨성 청두시 이른비언약교회 담임으로, ‘기독교 신앙을 위한 선언서( A Declaration for the Sake of the Christian Faith)’ 초안 작성을 주도했다. 중국 목회자 439명이 이 선언서에 최종적으로 서명했는데, 이 선언서에서 그들은 2018년에 제정된 중국의 새로운 종교규제법을 따를 수 없는 이유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2018년 12월 9일, 청두시 공안 요원들이 이른비언약교회를 폐쇄하고 왕이 목사와 교회 지도자들을 경찰서에 잡아서 가두었다. 이어진 조사에서 교인 100명 가량이 소환됐고 몇 사람은 형사 구금됐다. 2019년 12월 30일, 청두시 법원은 ‘국가 권력전복 선동’과 ‘불법 사업 운영’ 혐의로 왕이 목사에게 9년 징역형을 선고하는 동시에 3년간 정치적 권리를 박탈했다.

그 다음 날, 이른비언약교회는 왕이 목사가 결백하며, 당국의 판결이 중국의 가정교회를 향한 부당한 박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올해 46세인 왕이 목사는 쓰촨대학 법학대학원을 졸업했다. 2004년에는 중국의 ‘써던 피플 위클리매거진(Southern People Weekly Magazine)’에서 선정한 ‘영향력 있는 유명 지식인들’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2005년 기독교로 회심한 그는 지앙 롱 사모와 함께 기독교 친교 모임을 주최하기 시작했다. 한국 VOM 현숙 폴리 대표는 “당국자들이 몇 년 동안 왕이 목사의 활동을 제한하고 가정교회를 해산하거나, 삼자교회에 들어오라고 여러 번 경고했으나 그는 거절했다”고 말했다.

2018년 2월, 기독교 탄압의 파도가 중국 전역에 몰아치기 시작한 이후, 많은 목회자가 심문과 강압을 당하고 투옥되었다. 왕이 목사도 그들 중 한 명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2018년 9월, 439명의 중국 목회자가 왕이 목사가 작성한 신앙 선언서에 서명했다. 그리고 그 중 많은 분이 박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그래서 우리는 그 신앙선언서를 한국어, 러시아어, 영어로 번역해서 www.chinadeclaration.com에 중국어 원문과 함께 우리 단체의 웹사이트에 올렸다. 우리는 이 선언서에 원래 서명한 중국 목회자 439명의 이름 옆에 같이 서명하자고 한국과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촉구해 왔다. 그렇게 해서 그 중국 목사님들을 지지할 수 있고, 그분들이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그리스도의 한 몸에서 단절되지 않게끔 할 수 있고, 전 세계 교회가 중국의 형제자매를 계속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중국 정부에 보여줄 수 있기 때문” 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여름, 한국 VOM에서 온라인 서명운동을 시작한 때부터 현재까지 서명한 사람은 4,157명이며, 목표는 4,390명이다. 이는 선언서에 원래 서명한 목회자 439명 한 사람 당 10명의 지지 서명을 받자는 취지다. 한국 VOM은 서명 결과를 서울 주재 중국대사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www.chinadeclaration.com에 접속하면 선언서 전문을 읽고 서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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