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퇴진을 선언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이 12일 전격 퇴진을 선언하고 차기 대표회장 선거 일정을 발표했다. 홍 목사의 대표회장 임기는 원래 2016년 1월까지다.

홍재철 목사는 그동안 여러 차례 “한교연과의 통합이 성사되면 대표회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고, 얼마 전에는 “연내 통합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올해 말까지만 임기를 수행한 뒤 사퇴하겠다”고 언급했었다. 그런데 이마저 더 앞당겨 아직 2014년이 약 4개월 반 남은 시점에서 퇴진하기로 한 것. 홍 목사가 당선된 뒤 임명했던 최명우 총무도 동반 퇴진한다.

홍 목사는 이 같이 퇴진 시기를 앞당긴 배경으로 “교황 방한”을 꼽았다. 그는 “과거 교황이 방한했을 때와 김수환 추기경이 돌아가셨을 때 기독교인이 각각 50만명씩 줄어들었다는 말이 있다”며 “그런데 이번 교황 방한을 앞두고도 한국교회가 교권, 기득권, 불법, 부정 등 문제투성이인 모습을 보고, 나 한 사람만이라도 결단해서 변화될 수 있기를 바라며 결심했다”고 밝혔다.

한교연과의 통합이 난망해진 것도 홍 목사의 결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홍 목사는 “한교연과의 통합 건을 한국교회 원로들께 위임했고, 원로들은 조용기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님께 이를 또 위임했는데, 조 목사님이 몇 차례 교섭 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교연 측에서 의지를 보이지 않더라고 하시더라”며 “그래서 이왕 사퇴하기로 결심했으면 교황이 방한하기 전에 하려 한 것”이라고 했다.

홍 목사는 “저는 지지해 주신 총대들의 힘과 염원을 바탕으로 한기총을 개혁하고 한국교회를 하나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제 후임자가 결정되면 저를 지지해 주신 것처럼 그를 지지해 주셔서, 한국교회가 하나되는 길을 가게 해 달라. 저는 백의종군하면서 증경대표회장으로서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기자회견에는 한기총 임원들도 배석했다. ⓒ류재광 기자

기자회견에 앞서 열린 한기총 임원회에서는 홍재철 대표회장의 사의를 받아들여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강평 목사)를 구성하고, 선거 일정도 빠르게 진행하기로 했다. 12일부터 16일 오후 12시까지 후보등록을 받고, 18일 후보자격심사를 실시한 뒤 기자회견, 20일 후보 공청회, 21일 총회 소집 통고, 25일 선거인명부 작성, 26일 선거홍보자료 작성·발송, 9월 2일 오전 11시 임시총회 및 대표회장 선거, 9월 16일 대표회장 이취임식을 예정했다. 차기 대표회장은 홍 목사의 잔여 임기인 2016년 1월까지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홍 대표회장은 “후보등록자가 없을 경우 공동회장 중 한 분을 지명해 직무대행으로 세우고 물러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