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도킨스 박사. ⓒ페이스북

영국의 유명한 무신론자이자 진화론자인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73) 박사가 웨일스의 문학축제에 참석한 자리에서 ‘세속적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텔레그래프(The Telegraph)에 따르면, 영국의 헤이 페스티벌(Hay Festival)에 참석한 도킨스 박사는 “기독교의 초자연적인 요소들을 믿지는 않지만, 세속적 유대인이 향수와 의식을 느낀다는 점에서 나도 스스로를 세속적 그리스도인으로 묘사한다”고 전했다.

이날 도킨스 박사는 청중석에 앉아 있던 한 미국인 목회자가 “난 더 이상 기적을 믿지 않지만 여전히 나를 기독교인이라고 여긴다”고 말하자, “만약 초자연성을 갖고 있지 않다면, 당신이 스스로를 사역자라고 부르는 이유를 명확히 모르겠다. 그러나 나 역시 성공회 배경에서 자라났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각) 개막한 이번 축제는, 오는 6월 1일까지 헌책방 마을로 유명한 웨일스의 헤이온와이(Hay-on-Wye) 지역에서 진행된다.

축제의 연사로 나선 도킨스 박사는 그의 자서전인 ‘경이를 향한 갈망(An Appetite For Wonder)’을 소개하면서 “여러분이 원한다면, 날 세속적인 기독교이라고 불러도 좋다”고 다시 한 번 말했다.

그는 또한 로데시아(현 짐바브웨)에서 학교를 다니던 시절 왕따를 목격했던 경험을 떠올리면서, 운명을 믿는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왕따가 두려워서 학교의 어떤 과학 모임에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료들의 압박은 끔찍하게 강하고, 안주하고 싶기 때문에 시도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나는 왕따를 시키지도 당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를 말리지 않은 것에 대해 스스로를 책망했다. 난 항상 어딘가에 가보지 않은 길이 있으며, 만약 다른 길을 취한다면, 거기에는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갈림길이 있는 곳으로 여러분을 다시 끌어당기는 어떤 무엇인가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지난 1월 도킨스 박사는 영국 성공회 로완 윌리엄스(Rowan Williams) 캔터베리 대주교와 함께 ‘21세기 종교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스스로를 ‘문화적 성공회 교인’으로 묘사했었다.

뉴컬리지대학교, 옥스포드대학교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던 그는 “나의 주요 쟁점은 단순히 종교가 진리이냐 여부였다”며 종교를 ‘책임 회피처’로 묘사했다. 도킨스 박사는 또한 “종교는 이성의 배반이자,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에 대한 최고의 모든 것에 대한 배반이다. 또한 설명에 대한 위선적인 대체물일 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