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모두발언하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자유선진당 홈페이지
얼마 전 기독교계가 수쿠크법을 반대하며 낙선운동도 불사하겠다고 한 데 대해 비판했던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이번에는 조용기 목사의 대통령 하야 운동 발언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이회창 대표는 28일 주요당직자회의 모두발언에서 “조 목사가 정부가 교회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대통령 하야 운동을 벌이겠다고 하는 것은 교회가 자신의 의견과 다른 견해를 가진 대통령을 협박하는 언동으로 종교분리에 반하는 위헌적인 발언일 뿐 아니라 영향력 있는 대형교회의 수장으로서 상식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기독교가 당선시켰으니 하야시킬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은 참으로 오만방자한 독선이 아닐 수 없다”며 “가령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기독교가 큰 몫을 했다고 치더라도 일단 당선된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지 기독교계의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교회는 이슬람 채권법은 물론 모든 정치문제에 관해서 교회의 의견을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교회의 의견의 반대자에 대해서 낙선운동을 벌이느니, 하야운동을 벌이느니 하고 협박하는 것은 교회의 부당한 정치개입으로 법에도 반할 뿐 아니라 교회의 정신에도 반하는 것이므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강경한 발언을 했다. 다음은 이회창 대표의 모두발언 전문.

1. 대한민국은 조용기 목사가 좌지우지하는 나라인가

나는 평소에 순복음 교회 조용기 목사를 우리나라 개신교계의 지도자의 한 분으로 존경해왔지만 오늘은 쓴소리를 좀 해야겠다. 조용기 목사는 지난 24일 정부가 이슬람 채권법을 계속 추진할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 운동을 벌이겠다고 충격적인 발언을 해서 물의를 일으켰다.

얼마 전 개신교단 측에서 한나라당의 지도부를 찾아가 이슬람 채권법 찬성의원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협박하여 내가 비판한 일이 있다. 나는 이슬람 채권법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있을 수 있고 개신교측의 반대론도 그 나름의 논거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개신교측의 의견에 반대하는 의원들에 대해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협박한 발언을 문제삼아 비판했던 것이다. 즉 이러한 낙선운동 운운의 발언은 교회의 의견에 반대의사를 가진 의원들의 의사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으로 종교분리의 원칙에 반할 뿐 아니라 선거법에도 저촉될 수 있음을 지적했었다.

조용기 목사의 발언은 개신교단측의 이러한 낙선운동 발언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간 것이다. 조 목사가 정부가 교회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대통령 하야 운동을 벌이겠다고 하는 것은 교회가 자신의 의견과 다른 견해를 가진 대통령을 협박하는 언동으로 종교분리에 반하는 위헌적인 발언 일 뿐 아니라 영향력 있는 대형교회의 수장으로서 상식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조 목사는 기독교계가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을 만든 만큼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기독교계의 표만으로 당선된 것이 아니다. 나는 이명박 후보와 겨룬 경쟁자였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기독교 외 카톨릭, 불교 심지어 무신론자들의 표까지 합쳐져서 당선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기독교가 당선시켰으니 하야시킬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은 참으로 오만방자한 독선이 아닐 수 없다. 가령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기독교가 큰 몫을 했다고 치더라도 일단 당선된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지 기독교계의 대통령이 아니다. 그가 교회의 장로 출신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어떻게 기독교계의 의견에 따르지 않는다고 하야시키니, 정권퇴진 시키느니 하고 말할 수 있는가.

대형교회가 대통령을 당선시켰다는 자만심으로 하야 운운의 발언이 나왔다면 이것은 권력화된 교회의 오만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며, 개신교에 대한 국민의 존경과 신뢰에 금이 가게 하는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다시 강조한다. 교회는 이슬람 채권법은 물론 모든 정치문제에 관해서 교회의 의견을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교회의 의견의 반대자에 대해서 낙선운동을 벌이느니, 하야운동을 벌이느니 하고 협박하는 것은 교회의 부당한 정치개입으로 법에도 반할 뿐 아니라 교회의 정신에도 반하는 것이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이슬람 채권법에 관해서는 국회에서 찬반양론이 충분히 논의되고 토론이 이루어져 결론이 도출되어야 한다. 그런데 벌써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꼬리를 내렸다. 또 하야 발언의 표적이 된 청와대는 꿀먹은 벙어리다. 정치가 이렇게 종교의 영향을 받는다면 참으로 큰 일이다.

2. 북한의 무력도발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

북한이 한미연합군사연습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에 대해서 전면전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하고 서울 불바다 운운하는 협박을 했다.

북한은 충분히 무력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그들의 평화공세가 잘 먹혀들지 않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빌미로 또 다른 국지도발을 일으켜 국면주도를 하려는 모험을 할 수 있다.

국방부 장관은 국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북한의 어떤 무력도발에도 이를 방어할 수 있는 대응태세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어만으로는 북한의 도발을 막을 수 없다. 포격이든 상륙시도든 기습적인 무력도발에 대해서 완벽하게 이를 차단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무력도발에 대해서 어떻게 반격하고 어떠한 선제공격으로 이를 제압하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적극적이고 공개적인 반격이 무력도발의 시도를 꺾을 수 있다.

만일 북한이 서해5도 일부에 상륙을 시도한다면 우리도 북한 지역의 일부를 상륙 점령하는 대응책이 서 있어야 한다. 만일 북한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려고 한다면 우리도 서슴없이 평양을 불바다로 만들 구체적인 전략이 서 있어야 한다. 만일 북한이 핵 공격의 기미를 보인다면 우리도 미국의 전수력을 즉시 가동할 수 있는 완벽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북한의 무모한 무력도발을 막고 전면전 위협을 막기 위한 필요한 대응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국지도발은 시도할 수 있지만 전면전은 결코 시도하지 못할 것이다. 확실하게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