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5일(현지시간) 경선을 포기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경선에서는 졌지만 신념에 있어서는 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경선 포기를 선언하는 연설에서 그는 “나는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지만 바꿀 수 없는 결과는 받아들여야 한다”며 패배를 수용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진 것은 선거일뿐이지 내가 정치를 하게 만든 내 신념까지 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전 침례교 목사인 그는 ‘신앙, 가족, 자유(Faith, Family, Freedom)’를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며 선거유세 내내 기독교 가치를 전면에 내세워 왔다. 대선 주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동성결합, 낙태, 태아 줄기세포 연구, 총기 소지 법안 등에 대해 모두 강력한 보수적 입장을 일관되게 취해 왔다.

그러나 공화당 내 중도파와 또 무당파 유권자들에게는 그의 짙은 기독교적 색채와 보수주의적 가치관이 거부감을 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보수파 내에서도 그에 대한 시각은 ‘기독교적 지도자’와 ‘지나친 이상주의자’로 나뉘었다.

타 후보들에 비했을 때 선거 자금과 인력의 열세가 경선 내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그러나 슈퍼 화요일 이후 매케인의 후보 지명이 유력시되자 선거 자금 부족을 이유로 사퇴를 표명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대조적으로 그는 마지막 승자가 나올 때까지 레이스를 계속했다.

‘돈’과 ‘사람’을 빼놓고 말할 수 없는 미 대선에서 이 두 가지 다에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허커비의 경선 초반 승리들은 신선한 충격을 안겨 줬고 이것이 공화당 보수파 가운데서도 특히 젊은 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허커비는 경선 기간 아이오와, 아칸소, 조지아, 테네시, 웨스트 버지니아, 루이지애나, 캔자스 주에서 승리했으며, 매케인의 승리 확정 전까지 그가 경선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은 공화당 내 절반이었다.

이날 허커비의 연설 후 자신을 복음주의자라고 밝힌 한 젊은 유권자는 “나는 허커비가 그리워질 것”이라며 “그는 존경할 만한 사람이며, 보기 드물게 정직한 정치인이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