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하는 김혜자 권사

"사랑은 주기 전에는 사랑이 아닙니다. 이 아이들을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이 아이들에게 날개달린 천사가 되어주세요"


지난 17일 미주 은혜한인교회(현지시각)에서는 월드비전이 주최한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집회가 열렸다.

이자리에는 탤런트 김혜자 권사와 20년간 복음성가 가수로서 한길을 걸어온 최인혁 집사가 나와 기아로 죽어가는 아이들의 실상을 생생히 전했다.

찬송과 박준서 본부장의 성경봉독으로 시작된 이 자리는 '2005년 여름'이라는 제목의 영성 프롤로그와 최인혁 집사의 공연과 김혜자 권사의 간증으로 이어졌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참담한 실상을 영상에세이로 보여준 후 김혜자 권사는 현장보고가 담긴 간증을 전했다.

아프리카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던 그녀는 13년 전 우연히 월드비전의 제안을 받아 아프리카, 미지의 대륙으로 처음 떠났다. 아름다운 대륙으로만 생각하고 떠났던 그 곳. 하지만 실상은 지옥과 같았다고.

에티오피아를 방문했던 당시를 회상하던 김혜자 권사는 "보이는 광경 하나하나가 드라마 세트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2평 남짓한 공간에서 열댓명이 생활하고 젊은이들은 에이즈와 굶주림에 희망이 없이 살아간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희망을 지닌 사랑스러운 존재가 아니라 태어나지 말아야 할 존재들이었다"며 "현실이 너무나도 두려웠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동반취재를 했던 언론에서는 나를 굉장한 인물로 그려놓았지만 내 마음속에는 생지옥 같은 그곳이 싫어 '다시는 가지 않겠다'는 마음뿐이었다"고 전했다.

다시는 아프리카에 가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을 한 그녀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것은 한 젊은 여성의 편지였다. 구로공단에서 받은 월급을 모았다며 김혜자 권사에게 편지와 함께 보낸 한 여성의 정성에 그녀는 다시 아프리카 대륙으로, 인도로, 굶어죽어가는 아이들에게 찾아갔다.

9.11테러로 알려진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을 때 그녀는 총칼을 들이댄 전쟁에서 계속되는, 배고픔과의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곳의 아이들은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기 위해 오래 먹으면 실명하게 되는 독풀을 씹고 또 씹는다. 하도 풀을 씹어서 입 주위는 퍼렇게 물까지 들었지만 생풀을 뜯으며 하루하루를 연명해나갈 뿐이라고 한다.

부모가 진 빚 50불을 갚기 위해 평생을 잎담배를 말며 앉아 일하는 아이들, 영양실조로 인해 배만 불뚝 나온 아이들, 배고픔을 견디기 위해 배 위에 돌을 올려놓고 자는 사람들...그들의 실상을 전하며 김혜자 권사는 "하나님을 믿는 우리들이라면 이들을 모른척 해서는 안된다. 나도 처음에는 그곳이 싫고 무서웠다. 하지만 내가 할 일은 그들을 이렇게라도 돕는 것"이라며 "나는 먼지만도 못한 존재지만 하나님께서 이렇게 나를 쓰시기 위해 유명한 여배우로 만드셨다고 생각한다. 그곳의 아이들이 나를 부르고 있다"며 "이 아이들을 외면하지 말아달라. 아이들에게 날개달린 천사가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녀의 간증에 이어 최인혁 집사가 찬양을 전했다. 최 집사는 "김혜자 권사가 그곳에 간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렇게 우리가 이 간증을 듣고 안타까워하는 일도 우연이 아니다"라며 "그곳에도 하나님은 계신다"며 '하나님은 나를 지키시는 자' 찬송을 열창하며 많은 이들이 후원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LA = 윤주이 기자 jooiee@ch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