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 속 엘리야·엘리사 이야기에서 예수 그리스도 발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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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구약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 만나기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읽기
레이몬드 딜라드 | 박성호 역 | 좋은씨앗 | 256쪽 | 17,000원

레이몬드 딜라드는 WBC 성경주석 시리즈 중 <역대하>를 집필한 성경학자이고(솔로몬, 2005), 이번에 좋은씨앗에서 출간된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와 함께 단 두 권의 책이 국내 보급된 인물이다.

출판사는 딜라드에 관하여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데 정평이 난 학자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는데, 그의 책을 추천한 사람 중 싱클레어 퍼거슨과 D. A. 카슨, 모세스 실바 등 건전하고 성경적 교리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고 있는 유명한 학자들이 있어, 다소 생소한 딜라드 역시 신뢰할 수 있는 내용을 전달해 줄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저자의 가장 큰 관심은 성경을 ‘예수 그리스도 중심으로’ 읽는 것이다. 그는 십대 초반 성경 읽기에 관심을 둔 이후 구약 성경을 통해 개인을 위한 격려와 교훈을 얻었는데,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교수들을 통하여 새로운 성경 읽기 관점을 배우게 됐다.

‘나를 위한 교훈 찾기’가 아니라 ‘하나님이 계시하신 말씀 찾기’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그리스도 중심적 성경 읽기로 이어지는데, 하나님 영광의 광채시요 그 본체의 형상이신 예수님을 발견하는 것보다 더 큰 성경 읽기의 유익은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구약 성경에서 발견되는 하나님과 예수님을 통해 볼 수 있는 하나님을 조화롭게 이해하는 방식을 배웠고,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예수님을 구약 성경 안에서 발견하는 기쁨을 누려왔다.

‘그리스도 중심’을 잘못 이해하고 오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스도의 예표나 상징을 찾아보기 힘든 본문에서 억지로 찾아내려 하면, 잘못된 해석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풀어냈다고 강조하는 주일학교/학생부 교재나 일반 신앙 서적에서 종종 발견한다. 가령 성막의 여러 기구와 도구를 그리스도의 여러 성품과 사역과 억지로 연결지으려 한다. 이렇게 잘못된 방식으로 발견한 교훈들은 신선하고 흥미로울지는 몰라도, 성경이 주장하는 내용과 거리가 멀다. 하나님이 계시하시고 있지 않은 내용이라는 말이다.

레이몬드 딜라드가 풀어낸 열왕기에서 그런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는다. 열왕기 본문 해설과 그리스도에 관한 설명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저자는 이 책이 ①경건한 독서 길잡이 ②소그룹 성경공부 ③설교 준비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성도 개인부터 성경 공부 인도자, 주일학교 교사 및 목회자에게 두루 유익을 끼치기를 바란다.

▲쥐세페 안젤리(Giuseppe Angeli), 불병거를 타고 승천하는 엘리야(Elijah taken up in a chariot of fire, 1740-1755, Oil on canvas). 워싱턴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소장.

▲쥐세페 안젤리(Giuseppe Angeli), 불병거를 타고 승천하는 엘리야(Elijah taken up in a chariot of fire, 1740-1755, Oil on canvas). 워싱턴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소장.

엘리야와 엘리사 이야기를 다루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주목하고 그분을 통해 하나님을 발견하려는 시도는 어떤 독자에게 조금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직소 퍼즐이 착착 맞아떨어질 때, 우리는 퍼즐 전체가 보여주기 원하는 큰 그림을 발견할 수 있다.

그 큰 그림이 저자가 원하는 하나님의 계시라면, 우리는 저자가 어떤 퍼즐 조각들을 하나로 연결하려 하는지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충분히 납득될수록, 퍼즐이 맞춰지는 과정을 통해, 그리고 결과적으로 보여주는 큰 그림을 통해 깊은 감동과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독자는 저자가 설명하는 열왕기 본문을 이해하는 지식(저자가 충분히 잘 설명해 주기 때문에 쉽게 얻을 수 있는 지식)과 함께, 저자가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신약 성경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부족한 만큼 혼란이 가중된다.

그럼에도 이런 방식의 성경 읽기와 성경 강해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제자들에게 계시하신 방식이고, 또한 제자들이 복음서와 서신서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그분의 가르침을 제시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암울한 시점 중 하나인 분열 왕국 시대, 가장 강력한 능력으로 하나님의 뜻을 계시한 엘리야와 엘리사를 통하여, 하나님은 악한 왕과 백성이 우상에게서 돌이켜 하나님께 회심하기를 원하셨다.

오늘날 교회가 속한 시대는 말세로, 갈수록 암울해지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영적으로는 더욱더 우상숭배에 빠지기 쉬운 때이고, 그래서 더욱더 강력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회심을 선포해야 한다.

레이몬드 딜라드가 어떤 메시지를 이 악한 세대에게 전달해야 할지 <열왕기, 그리스도 중심 성경 읽기>를 통하여 그 모델을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예수님에 관하여 증언하고 있는 성경을 바르게 읽는 법을 배우자.

이 책을 통해 구약 성경을 연구하고 공부할 때, 하나님께서 어떻게 자신을 나타내시는지 예수님 안에서 발견하는 법을 배우자. 그리고 말씀을 선포하는 자들은 이제 도덕적 교훈적 설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로만 배불리 영적인 갈급함을 채울 수 있는 성도들에게 성경이 증언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또렷이 보여주자.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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