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104회 총회
▲안병경 목사가 예배를 집례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예장 통합 제104회 총회 마지막 날 일정이 9월 26일 오전 시작됐다. 낮 시간 폐회하는 총회에서는 명성교회 수습전권위원회의 수습안이 보고돼 총대들의 가부간 결의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돼 있다. 총대들은 총대 1,484명 중 946명이 참석해 순조롭게 속회가 이뤄졌다.

이날 일정은 아침예배로 문을 열었다. 안병경 목사(부산 진리교회)가 집례한 예배는 홍성인 장로(전국장로회연합회장)의 기도와 채형욱 목사(한국장로교출판사장)의 성경봉독, 포항 기쁨의교회 찬양대의 찬양 후 포항노회장 박진석 목사(포항 기쁨의교회)가 설교했다.

‘사명의 가나안 땅으로 건너가라(수 3:14-17)’는 제목으로 그는 “우리는 지금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울 때”라며 “우리는 평화로웠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평화에 초점을 맞춘 사역을 이끌고 있지는 않은가. 그래서 아군끼리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박진석 목사는 “우리는 유럽 교회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우리 앞에 다가오는 현실이 추수의 때에 창일한 요단강물처럼 우리를 삼킬 듯 다가오는데, 대책이 있는가”라며 “하나님 백성들도 하나님의 섭리적 훈련 속에 애굽 땅에서 죽게 됐을 때에야, 억지로 애굽을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야 할 때도 하나님의 종 모세의 입을 빌려 ‘홍해 바다가 열리라’고 했을 때 길이 열렸다”며 “그들은 문제의 한복판을 마른 땅에 걸어서 들어갔다. 너무 훈련이 안 돼 있을 때, 기적으로 문을 열어 주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민족도 130년 한국교회 선교 역사 속에 많은 광야의 훈련을 받았다. 세계적인 영광도 있었다. 우리 교단은 한국교회를 선도하는 장자 교단으로 성장했다”며 “하지만 지금 위기의 증상과 사인을 여기저기서 느끼고 있지 않은가”라고 전했다.

통합 104회 총회
▲박진석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박진석 목사는 “그들은 광야에서 창일한 강물이 가로막힌 가운데 역사적 사명의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야 했다. 우리도 우리 앞의 산적한 위기와 도전과 수많은 문제들의 돌파구를 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며 “아무리 기도하고 외쳐도 요단강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본문에서는 제사장들이 하나님 말씀의 법궤를 들어매고, 넘실대는 강물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강이 갈라지고 마른 땅이 일어서, 굳어진 그 땅을 밟고 견고히 섰다”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국가의 반석 되시는 영광의 말씀을 우리 어깨에 짊어지고, 창일한 세상의 도전 한가운데 서 있을 때, 마른 땅이 열린다”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보고 강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넘치는 그 땅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지도자들의 덕목이 무엇인가. 지혜와 지식, 박사학위나 세련된 설교와 가르침이 아닌 것 같다”며 “저도 16년째 목회하면서 이렇게 저렇게 해 봤지만, 끄떡 없었다. 사람이 말과 혀로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설교자로서 엄청난 좌절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박진석 목사는 “달콤하고 달달한 말씀보다 책망하고 깨뜨리는, 창조적 혁신이 필요하다. 우리 믿음의 한계를 깨뜨리고 책망하는 설교를 들어야 한다”며 “하지만 그렇게 하면 성도들이 삐진다. 나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박 목사는 “모든 교회에는 문제가 많다. 가장 사랑하는 가족조차 문제들이 많은데 남남이 모여있는 공동체인 교회에 어떻게 문제가 없겠는가. 이런저런 말들이 너무 많다. 물고 뜯고 씹고 죽인다”며 “하지만 우리가 모시는 예수의 영은 살리는 영이다. 성령이 나타나는 곳에는 살리는 일이 일어난다”고 했다.

그는 “데모도 필요하지만, 그 전에 하늘의 악한 영들과 싸워야 한다. 귀신 잡는 영적 해병대 된 영적 군사들은 기도해야 한다”며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가 아니라 킹덤 오브 크라이스트,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의 뜻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그것을 구하면 모든 것을 더하여 주실 것이다.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부흥도, 영광스러운 장자 교단의 자존심도, 하나님 나라도 열어주실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진석 목사는 “나라가 망하고 우리가 모두 타협했을 때, 순교자 주기철·손양원 목사님이 한국교회 자존심을 세워 주셨다. 지금 우리도 세상의 정신에 말려 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며 “선하게 보이지만 악한 것이 있다. 좋아 보이지만 음란한 것이 있다.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많은 말이 아니다. 믿는 자의 용기, 죽으면 죽으리라, 일사각오를 가지고 넘실대는 요단 강물로 들어가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박 목사는 “사도행전 15장의 첫 총회는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선교 회의였다. 우리도 비본질은 잘라내고, 천국 복음을 맡긴 하나님의 사명에 집중한다면, 나머지는 주변부적인 일들일 뿐이다. 무엇을 위해 부름받았는지 기억하자”며 “복음을 전하면 살 길이 열린다. 다들 위축되고 있다. 저희 교회도 힘들다. 그러나 죽으면 죽으리라, 망할 각오로 가야 한다. 광야의 테스트에 합격하면 살 길을 열어 주실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예수의 십자가는 완전히 죽는 것이다. 저도 큰소리 치지만, 하나님게서 그렇게 인도하셨다. 4년 전 믿음의 죽음을 맛보았다. 너무 힘들어서 목회를 그만두려고 했다. 우울증에 걸렸다”며 “그렇게 지난 3년을 지내면서 깨달았던 바는, 예수 앞에 죽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번이 아니라 계속해서 죽으면 된다. 제정신이 돌아오면 안 된다. 계속 예수 정신, 십자가 정신으로 나아가야 한다. 죽을 것 같았지만, 계속 한 걸음씩 나아가니 하나님의 도우심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우리 교회도 힘들지만, 고생도 낙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총대들을 섬기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손해보면 장기간에 수지 맞지 않겠는가. 우리가 탐해야 할 것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고, 다른 그리스도는 없다”며 “이 사명을 위해 서로 사랑하고 연합하고 축복하자. 하늘의 이간질하는 악한 영들과의 싸움임을 기억하자. 천국 복음을 위해 영적 대추수를 가로막는 자들과의 싸움이다. 이번 총회 이후 곳곳에서 하나님의 부흥의 불길이 들불처럼 일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