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으로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의 모습. ⓒ월드비전 제공

25일 네팔에서 7.8의 강진과 이후 8시간 동안 65차례 여진이 발생해 2,500여 명이 사망하고 5,800여 명이 부상당한 가운데, 국내외 구호단체들은 즉각 네팔 돕기에 나섰다.

월드비전은 한국(회장 양호승)을 비롯해 미국과 대만, 홍콩과 캐나다와 함께 150만 달러를 1차로 지원하고, 피해 규모를 감안해 구호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월드비전은 지진 발생 직후 현지 긴급피해조사팀을 꾸려 구호활동을 준비 중이다. 네팔 월드비전 리즈 사토우(Liz Satow) 회장은 “오늘 우리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지진과 공포를 경험했다.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우선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그에 따른 지원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며 “가장 시급한 것은 주민들과 아이들을 위한 식수, 위생용품, 피난처, 음식 등”이라고 말했다.

네팔 월드비전 직원 메트 다르바스(Matt Darvas)는 “지진이 발생하기 쉬운 지역임에도, (빈곤으로 인해) 네팔의 많은 도시와 마을은 전혀 지진에 대비되어 있지 않았다”며 “진앙지 가까이에 위치한 카스키(Kaski)와 고르카(Gorkha) 지역 마을의 가옥 대부분은 돌로 건축되어 있고 큰 산과 마주하고 있어, 산사태로 1천여 명의 주민 대부분이 바위에 묻혀 있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부상자들을 위해 의약품을 전달하는 것 역시 큰 문제”라며 “상주 의사가 없거나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마을들이 많이 있어, 지금처럼 아예 접근이 차단되면 아예 의료 지원을 못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네팔 월드비전은 16개 지역개발사업장에서 205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으며, 한국을 포함해 캐나다, 호주, 일본, 홍콩, 싱가포르, 스위스, 대만 등에서 27,000여 명의 아동을 후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월드비전 아동이나 직원의 피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양호승 회장은 “한국 월드비전은 1차로 50만 달러를 지원하고, 구호 전문가 및 의료진 파견을 예정하고 있다. 재난 시 가장 고통받는 아동들을 위한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삶의 터전과 가족을 잃은 네팔 사람들을 위해 정성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아이티, 일본, 필리핀 등 국제적 재난 상황에서 전문적 구호활동을 펼쳐왔고, 전 세계 어느 곳이든 재난이 발생하면 24-72시간 이내에 긴급구호 전문가들을 파견해 주민들의 생명을 구하고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문의: 02-2078-7023, 긴급구호 지원계좌: 우리은행 269-800743-18-228).

▲지진으로 부상을 입은 한 어린이를 의료진이 치료하고 있다. ⓒ기아대책 제공

기아대책(회장 유원식)은 1차 긴급구호팀을 27일 오전 수도인 카트만두로 파견했다.

네팔 카트만두 인근에서 구호개발 활동을 하고 있는 기아대책 문광진 기아봉사단원은 “건물 대부분이 흙과 벽돌로 지어져 지진에 취약했고, 이 건물들이 대부분 무너지면서 인명 피해가 더 컸던 것 같다”고 상황을 전했다.

기아대책은 26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초동지원을 위한 긴급구호팀을 파견하기로 결정한 후, 이날 오전 곧바로 팀을 꾸려 현지로 보냈다. 이들 1차 긴급구호 선발대는 현지에서 활동하는 기아봉사단과 합류해 긴급 식량과 구호 물품을 공급하고, 의료진 투입과 지역 재건 사업 등을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카트만두와 인근에서 활동하는 기아대책 현지인 스태프 발 크리스나 버떠라이(38, Bal Krishna Bhattarai) 기아봉사단원은 “아직 여진이 있고 낙석 위험 지역도 많은데, 치울 수 없어 도로 정비가 되지 않고 있다”며 “여진이 두려워 사람들이 모두 거리에서 밤을 지내고 있어, 텐트와 이불, 음식과 옷이 필요하다. 또 부상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의약품과 의료진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1만 원이면 한 가정의 1주일치 식량, 3만 원이면 여기에 더해 의류와 담요 키트, 7만 원이면 한 가정의 텐트를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문의: 02-544-9544, 긴급구호 지원계좌: 국민은행 059-01-0536-352 예금주 기아대책).

밀알복지재단도 긴급구호팀을 파견해 현지 주민들을 도울 예정이다. 이에 앞서 긴급구호 계좌를 통해 모금을 펼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 지진으로 건물이 붕괴되고 도로파손 및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해, 식량과 식수, 의약품 등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트만두 내 탕곳 지역에 위치한 밀알복지재단 네팔지부도 피해를 입기도 했다. 지부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렸지만, 재단 직원 11명은 다행히 안전한 곳으로 피신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직원들은 현재 피해 지역주민들을 돕기 위해 현황을 파악 중이다(지원계좌: 하나은행 810-213140-01605, 밀알복지재단).

▲강진으로 수도인 카트만두 시내 한 건물이 무너져내린 모습. ⓒ기아대책 제공

유니세프한국위원회(사무총장 서대원)도 긴급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유니세프는 25일 지진 발생 직후 식수정화제가 포함된 식수정화키트, 방수포, 필수영양제, 담요 등 긴급구호물품 지원 준비를 모두 마치고, 26일부터 네팔 정부와 함께 피해 어린이들을 위한 영양, 식수위생, 보건, 보호사업을 펼치고 있다.

네팔 현지 유니세프 직원 루파 조시(Rupa Joshi)는 “오랜 시간 지속된 강한 지진의 여파로 수도인 카트만두 지역 많은 사람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며 “온 몸 전체가 먼지로 뒤덮인 아이들의 모습이 엄청난 피해를 실감하게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유니세프 측은 “네팔 인구의 40% 이상이 어린이”라며 “지진 전부터 영양과 보건, 식수위생, 보호 등에서 열악했던 네팔 어린이들에게 ‘언제나 너희들을 위해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듯, 어떠한 위험이 있어도 어린이들을 위한 긴급구호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네팔 지진 피해 어린이들을 위한 긴급구호를 시작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구호 활동에 동참할 수 있다.

유니세프 친선대사인 신경숙 작가가 이번 네팔 대지진에 대한 관심과 후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신경숙 작가는 “2013년 스쿨스 포 아시아(Schools for Asia)로 네팔에 가서 만났던 아이들의 해맑은 눈동자가 떠오른다”며 “재난 앞에 선 그들의 슬픔과 고통을 보고 있지만 말고, 나서서 연대해야 한다”고 전했다(문의: http://www.unicef.or.kr/nepal).

이번 지진은 지난 1934년 8.0 규모 이상의 지진으로 1만 700여명이 사망한 이래, 네팔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지진이다. 특히 카트만두 시내 건물과 유적물, 도로 등이 파괴되고, 통신망과 전기마저 끊겨 현장에는 접근조차 어려운 상황이어서 피해 규모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