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교계 지도자의 “동성애 지지”에 분열 조짐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교인들 이탈 이어져

▲카리 마키넨 대주교. ⓒ위키피디아
▲카리 마키넨 대주교. ⓒ위키피디아

최근 핀란드의 복음주의루터교회 대주교가 동성결혼을 지지한다고 발언함에 따라, 교인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핀란드 의회는 얼마 전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카리 마키넨(Kari Mäkinen) 대주교는 이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일부 교인들은 교회 탈퇴를 선언하고 ‘교회를 떠나라(Leave the Church)’는 사이트에 등록했다. 사이트 등록자 수는 11월 마지막 주말 동안에만 대략 12,000명이었다.

루터교는 핀란드의 국교로서, 전 국민의 75% 이상이 교회에 소속되어 있으며, 국민들은 교회와 관련된 특별세를 내고 있다. 따라서 교회를 탈퇴하기 위해서는 관할 지역 행정기관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탈퇴한 교인 수가 급증한 배경에는 대주교의 동성애 지지 발언도 있지만, 교인들이 교회를 쉽게 떠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불가지론자들이 제작한 ‘교회를 떠나라’는 웹사이트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불가지론협회 페트리 카리스마(Petri Karisma) 회장은 “카리 마키넨 대주교의 긍정적인 언급에도 불구하고, 동성결혼에 대한 교회의 공식적인 입장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이는 자유주의자들까지 교회를 떠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세포 하키넨 목사와 비욤 빅스트롬 목사는 공동성명에서 “동성결혼 이슈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교회가 하나로 남아 있길 원한다. 그러나 이 일로 인해 누구도 교회를 떠나서는 안 된다는 데에 온전히 동의했다”고 했다.

빅스트롬 목사는 “사람들이 의회의 결정에 대해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면서 “이들은 주정부나 의회를 떠날 수는 없기 때문에, 일부가 교회와 대주교의 발언에 분노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한편 마키넨 대주교의 동성애 지지에 따라, 핀란드 복음주의루터교회가 러시아정교회 소속 교회들과 함께 진행하기로 했던 공동성명 발표도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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