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미국이 ‘이슬람국가’(Islamic State, 이하 IS)가 장악하고 있는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가운데, 중동 지역의 한 기독교 지도자가 이를 환영하면서도 “너무 늦은 감이 있으며,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지(Holy Land) 복음주의교회협의회 의장 무니르 S. 카키쉬(Munir S. Kakish) 박사는 12일(이하 현지시각)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IS를 압박해서 완전히 멈추게 해야 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더 많은 공습을 할 필요가 있으며,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의 폭력은 끝나야 한다. 이들이 다시는 야만적인 살생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만약 이들이 모든 활동을 멈춘다면, 이는 고향을 떠났던 모든 난민들이 다시금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구는 반드시 (군사적인) 힘을 가지고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지금도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옳은 일은 절대 미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심한 박해와 폭력을 가하고 있으며, 수십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자신의 고향에서 강제로 추방당했다. 이들은 아이들을 참수하는 등, 수위를 넘어서는 가학적인 행동으로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 이라크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미국에 더 많은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칼데아 출신 미국인 사업가이자 이라크 기독교인들을 대변하고 있는 마크 아라보(Mark Arabo)는 얼마 전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조직적으로 아이들을 참수하고 가족들을 죽이고 있다. 목이 잘린 아이의 시신을 모술 공원 내의 장대에 걸어 두고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이들의 악행은 전례가 없을 정도다. 이는 믿음의 공동체를 넘어서 전 세계가 함께 싸워야 하는,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앞서 이라크 정부를 상대로 한 직접적인 무기 판매만을 허용하던 방침을 바꿔, 이라크의 쿠르드 군을 지원키로 했다. 미국 마리 하프 국무부(Marie Harf) 국무부 대변인은 최근 “쿠드르 군이 추가적인 병력을 요청했고, 미국이 이를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군은 이라크 북쪽에 위치한 테러리스트들의 근거지를 상대로 제한적인 공습을 하고 있다. IS를 피해 떠났던 약 2만여명의 소수족 야지디인들이 구조됐으나, 아직 수만 명은 야산에 숨어 있는 상태다.

카키쉬 박사는 IS가 “중동 지역에 있는 기독교 인구 약 1,300만 명을 말살하기 위해 만들어진 테러 단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IS의 목표는 이라크와 시리아를 아우르는, 이슬람 통치 국가인 칼리프(Moslem Caliphate)를 설립하는 것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지도자는 아부 바카르 알 바그다디(Abu Bakr al-Baghdadi)로서, 지난 6월 29일 칼리프 국가의 설립을 알린 자다. 이라크와 시리아를 기반으로 한 칼리프 국가는 최근 이란, 레바논, 요르단, 플레스타인, 이스라엘, 사우디 아라비아까지 확장되고 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이라크 공습의 목적은 테러에서 이라크 내의 미국인들과 시설물을 보호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넓은 의미에서, UN의 이라크 대사관은 위험 지역에서 탈출한 많은 이들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국제사회에 식량, 물, 피난처 등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전 세계의 동맹국들과 협력국가들이 우리와 함께 이 같은 인도주의적인 노력에 동참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