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한영훈 목사, 이하 한교연) 한국교회찬송가대책위원회(위원장 안영로 목사)가 5월 2일 ‘한국교회 찬송가 대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한 데 대해, (재)한국찬송가공회(공동이사장 서정배·강무영, 이하 찬송가공회) 측이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찬송가공회는 28일 오전 충남 천안에 소재한 사무실에서 제32차 정기이사회를 개최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이날 이사회에서 공동이사장에 연임된 서정배 목사와 강무영 장로, 그리고 직무이사 박노원 목사가 배석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박노원 목사, 강무영 장로, 서정배 목사. ⓒ류재광 기자

박노원 목사는 “한교연이 이번 토론회 발제자 추천 요청 공문을 행사 개최 불과 열흘 전인 4월 22일에 보내 4월 25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한 점, 행사 명칭이 막연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다루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점, 어느 한 쪽 편에 서서 공정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이는 점, 발제자로 내정된 두 사람이 모두 찬송가공회 반대측인 점 등을 볼 때 다른 뜻이 있지 않은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이 문제는 충분한 시간과 균등한 기회를 갖고 진행해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보냈는데, 만약 5월 2일 그대로 행사가 강행되어 정치적 목적의 허위 비난과 명예훼손을 한다면 즉각 법적 대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무영 장로는 “잘못과 부작용이 있다고 해도 제도권 내에서 논의하고 바로잡아야지, 밖에서 소송을 제기하니 당하는 입장에서 맞대응을 안 할 수도 없고, 그러다 보니 교인들의 헌금이 소송 비용으로 사용되는 결과가 발생돼 마음 아프다”며 “더욱이 세월호 사건으로 모두가 자중하고 있는 이 때에 찬송가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서정배 목사는 “현 ‘21세기 찬송가’에 음악적·신앙적 문제는 전혀 없다. 비판하는 이들은 다만 이권 때문”이라며 “처음 찬송가공회를 법인화할 때는 ‘사유화하려고 한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결국 이후 이사장과 이사들이 다 바뀌면서 그 주장은 근거가 없었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한교연 초대 대표회장인 김요셉 목사와 현 사무총장인 김춘규 장로도 각각 찬송가공회 감사와 이사 자격으로 참석했는데, 이들은 “이번 토론회는 위원회 차원에서 준비하는 것이라 자세한 경위는 모르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박노원 목사는 밝혔다.

아울러 박노원 목사는 찬송가공회 전 이사 박모 목사와 남모 장로가 최근 법원에 “2008년 4월 30일 찬송가공회 정기총회에서 재단법인 설립에 대한 보고가 없었고, (법인화 이전의) 찬송가공회를 해산한다거나 재단법인(현 찬송가공회)으로 재산을 넘길지 여부를 결의한 적 없다”는 취지의 공증 진술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 그들이 2008년 12월 작성한 확인서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이 확인서에는 박모 목사와 남모 장로가 “찬송가공회를 해산하고 재단법인에 재산 및 업무 일체를 승계 및 기부한다는 것을 만장일치로 결의하는 데 동참했다”고 기록돼 있고, 인감도장까지 찍혀 있다.

한편 앞서 열린 정기이사회에서는 관례대로 새찬송가위원회 측과 개편찬송가위원회 측이 각각 서정배 목사와 강의용 장로 1인씩을 추천해, 이를 그대로 추인했다. 

▲(재)찬송가공회 정기이사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류재광 기자

서정배 목사는 “이사장직을 본의 아니게 오래 맡게 됐는데, 특별히 법적으로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을 모두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찬송가공회가 이 고비를 극복하고 꼭 승리해서 굳게 설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고 했다. 

강무영 장로는 “하나된 찬송가야말로 한국교회의 긍지이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라며 “찬송가공회가 이 땅의 1천만 교인들이 공인된 하나의 찬송가로 예배드리길 기도하며 일해 온 지가 32년인데, 심려 끼친 모든 일들을 잘 마무리하고 주의 영광만을 위해 매진하는 한 회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사업보고에서는 지난 회기 총 77만6,900부의 찬송가가 보급됐다고 보고됐다.

제32회기 사업계획(안)에서는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는 찬송가를 지속적으로 제작·보급하고 ▲저작권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여 수익성을 확보하고 분쟁을 막으며 ▲해외 찬송가 지원과 성가곡제 등의 선교사업을 진행하고 ▲음원관리와 홍보 등에도 힘쓰며 ▲소송과 정상화를 위해 특별적립금을 대폭 확충하고 재정 건전성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개회예배에서는 서정배 목사가 ‘어려울 때’(시 116:3~4)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