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공회와 로마 가톨릭을 교황의 영도 아래 통합하자는 내용의 제안서가 연내 발표될 예정이라고 19일 영국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통합과 선교를 위한 성공회-로마가톨릭 간 국제위원회’가 초안한 이 제안서는 “양측의 영적 교감이 불완전하지만 통합이 가능할 정도로 공통점이 많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사제 서품과 양측의 미사 교류 등 점진적인 통합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제안서는 성공회 성도들에게 교황을 위해 기도할 것을 당부하고 가톨릭 성도들에게는 로완 윌리엄스 캔터배리 대주교를 위해 기도할 것을 주문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탄자니아에서 열린 세계 성공회 지도자 회의는 교단 분열 움직임에 이렇다 할 해법을 도출해 내지 못한 채 19일(현지시각) 막을 내렸다. 피터 아키놀라 나이지리아 대주교를 비롯한 7명의 보수주의 주교들은 동성애를 지지하는 미국 성공회 캐서린 제퍼츠 셔리 수좌주교에 반발해 미국 성공회와 결별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18일 열린 성찬식에도 불참했다.

이들을 제외한 회의 참석자들은 교단 분열을 막기 위해 양측의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화합을 모색할 수 있는 새로운 성공회 협약을 만들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새로운 협약이 미국 성공회와 결별을 선언한 주교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기는 어려우므로 사실상 진행 중인 교단 분열에 이렇다 할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가톨릭과의 통합안은 놀라움 정도가 아니라 충격으로까지 다가온다. 아직 재결합을 위한 제안서의 초안이 작성됐을 뿐 재결합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여성 사제 배출, 사제의 결혼 등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현실적인 재결합을 위해서는 적잖은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