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의 기호와 해석

남한산성

영화 <남한산성>과 문장(文章)으로 이룬 나라

이병헌과 김윤석, 박해일과 고수, 박희순 등이 주연을 맡아 추석 극장가를 휩쓴 영화 <남한산성>에 대해, 이영진 교수님이 평해 주셨습니다. 이 영화는 김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편집자 주 한 줄 평: 아내와 딸을 내주는 평화 이야기 별점: ★★★★(5개 만점) 영화 '남한산성'(2017)은 소국이 겪어야만 하는 대국(大國)과 맺는 화친(和親)의 정당성을 아주 잘 묘사…

Oct 12, 2017 10:06 AM KST

레이디 멕베스

영화 ‘레이디 맥베스(2017)’, 권력 찬탈과 ‘여성화’

1. 원작과 재해석 작품들 "'레이디 맥베스'는 과도한 권력욕이 가져오는 종말을 사유하는 작품입니다. 굳이 따로 강조하지 않아도 '현 시국'과 연결되는 부분이 많지요." 이 말은 지난 해 12월, 창극 '레이디 맥베스'를 연출한 한태숙 씨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러면서 인간의 탐욕을 다룬 작품의 주제의식이 '현재 세태'와 맞닿아 있다고도 말했다(연합뉴스 20…

크리스천투데이=이대웅 기자 | Aug 27, 2017 05:08 PM KST

덩케르크

영화 <덩케르크>는 ‘브렉시트(Brexit)’ 이야기

<덩케르크>는 여러 보도에서 알려진 대로, 제2차 세계대전 초기 '덩케르크 전투'에서 영국군과 프랑스군을 비롯한 연합군 34만여 명이 고립되자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전개된 다이나모 작전(Operation Dynamo)을 극화한 영화다. 1940년 5월 10일 독일의 프랑스 침공으로 서부전선이 무너지고 연합군은 참패를 거듭하던 것이 전쟁 초기의 상황이었다. '덩케르크' 지역에서 독일군의 집중…

Jul 28, 2017 11:22 AM KST

사일런스

영화 <사일런스>와 이코노클라즘(iconoclasm)

※ 스포일러는 글 전개상 필요한 만큼만 있습니다. 이 영화를 단순히 '가톨릭 영화'로 간주하거나, 단지 '누가 누가 오래 버티나' 고문이 난무하는 종교영화 정도로만 보면 오산이다. 엔도 슈사쿠(遠藤周作)의 소설 <침묵(홍성사)>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종교를 초월하여 모든 사람의 '믿음의 형식'과 그 '믿음의 대상'에 관하여 집요한 물음을 던지는 영화다. (1) 17세기 중…

Apr 21, 2017 04:45 PM KST

공각기동대

기계나 인공 생명체에도 영혼이 깃들 수 있을까?

※스포일러는 글 전개상 필요한 만큼만 있습니다. 기계나 인공 생명체에도 영혼이 깃들 수 있을까? 이 영화가 던지는 저 실존적 화두를 접하면서, '와! 저런 생각을 1990년대 망가(まんが)에 벌써 접목시키다니 역시 일본 애니메이션이야...' 라고 생각했다가, 이내 생각을 거두었다. 왜냐하면 저런 생각은 사실 이미 17세기에 유행하던 인간 이해로서(눈치가 빠른 사람은 대…

Apr 12, 2017 04:28 PM KST

인페르노

영화 ‘인페르노’ vs 단테의 <신곡> 속 ‘인페르노’

※이번 '기호와 해석'은 개봉영화 <인페르노>입니다. 논란의 작품 <다빈치 코드>를 쓴 댄 브라운의 소설이 원작인 <인페르노>는 단테의 작품이 현대 사회에 미친 영향력을 상징과 암호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주연 톰 행크스(로버트 랭던)와 감독 론 하워드는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에 이어 이 작품에도 함께했네요. 이들 외에도 펠리시티 존스(시에나 …

Oct 28, 2016 05:56 PM KST

벤허

리메이크 <벤허>, 드러난 예수 얼굴보다 중요한 것

<벤허> 2016년 리메이크 버전에서 가장 도드라진 변화는, 대체로 1959년 판과 달리 예수님 얼굴이 속시원히 등장했다는 점을 꼽는 것 같다. 그러나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뇌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던 것은, 예수님의 얼굴보다는 자막 속에서 벤허를 부르는 호칭 세 글자, 즉 '왕자님'이었다. 아니 거슬렸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과연 1959년 버전에서도 벤허를 왕자님이라고 불…

Sep 18, 2016 06:23 PM KST

부산행 좀비

무엇이 좀비(Zombie)의 기원인가, 영화 <부산행>

영화를 관람하고 돌아와 가장 먼저 한 일은 인터넷 포털 다음(Daum)이 이 영화의 광고주인지, 아니면 투자자인지 자료를 찾아보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생한 좀비들의 살육 장면을 반(反)정부 폭력 소요 사태로 둔갑시켜 방송하는 TV뉴스 방송사 이름은 가명을 사용하고 있으면서, 사태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댓글 검색하는 장면에…

Aug 19, 2016 07:28 PM KST

인천상륙작전

이념은 피보다 진하지 않다, 영화 <인천상륙작전>

사실 그 동안 ‘기록 영화’에는 잘 리뷰를 달지 않아 왔는데, 금번 이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언론과 평가단의 평가가 예외 없이 저평가 일색인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몇 자 적게 되었다. 이 글은 기호와 해석이라기보다는, 그들 대부분의 평가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된 주요 문제제기에 대해 (비록 제작사나 감독은 아니지만) 코멘트를 다는 형식으로 간략하게 작성 하였다. …

Jul 31, 2016 07:08 PM KST

나우 유 씨 미

성경, 마술처럼 읽나 마술처럼 믿나? ‘나우유씨미2’

마술에 관한 가장 선대의 사료는 이집트 11왕조 묘역에 속한 바케트(Baqet III)라는 한 지방관리 무덤에서 발굴한 벽화로 알려져 있다(B.C. 2500). 그림에서 보듯 공과 컵이 마술 도구라는 것이다. 그러나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 평면 그림을 가지고 유추한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저것이 공과 컵인지 어찌 증명할 텐가. 게다가 위와 같은 트레이싱 라인이 아닌, 아래와 같은 이미…

Jul 20, 2016 05:59 PM KST

아가씨 핑거스미스 이영진

‘아가씨’들 농락한 영화 ‘아가씨’가 ‘외설’인 4가지 이유

여성의 복종과 정절을 전 세계에 만연해 있는 잘못된 모성애의 기반으로 규정한 한스 요아힘 마츠(Hans-Joachim Mazz)는, 그것이 기독교 세계관의 왜곡된 인간 창조론에 기인한다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외전(外典)을 소개하였다. "유대인의 역사인 '구약'에 의하면 하나님은 아담을 창조한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아담의 첫째 아내 릴리스를 창조했다. 하지만 아담과 릴리스는 평화…

Jun 25, 2016 04:53 PM KST

이영진 기호와 해석 영화 곡성

기독교에 살(煞)을 날린 영화, ‘곡성’

종교를 포함하는 사회인류학의 위대한 역작 ‘The Golden Bough(황금가지)’를 남긴 제임스 프레이저(James G. Frazer)에 따르면, 주술의 원리는 세 가지다. 유사법칙(Law of Similarity)·접촉법칙(Law of Contact)·감염법칙(Law of Contagion)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원리는 'that like produces like', 즉 '유사는 유사를 산출한다'는 법칙이다. 그는 이 책의 셋째 장에서 이런 말을 남기고 있다.…

May 18, 2016 10:24 PM KST

이영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와 도널드 트럼프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난 3월에 개봉한 <배트맨 대 슈퍼맨>도 그랬지만, 근간에 쏟아져 나오는 미국의 슈퍼 히어로물을 보노라면 근자에 들어 미국의 자의식은 피해의식에 시달리고 있는 것만 같다. 악을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하는 영웅의 문제를 이야기의 발단으로 삼은 '배트맨 대 슈퍼맨'처럼, '캡틴 아메리카'의 '시빌 워(Civil War)'도 악의 퇴치 …

May 08, 2016 04:17 PM KST

이영진 기호와 해석 아노말리사

‘19금 애니메이션’ 아노말리사와 동성애자들의 서울시청 퀴어축제

어제 강의가 끝나자마자 한 학생에게 곤란한 질문을 받았다. 강의 주제는 '사회개혁으로서 종교개혁'이었는데, 이 학생은 교내에서 어떤 기독교 단체가 동성애와 관련하여 '차별금지법 반대 서명 캠페인'을 벌이는 사진을 내밀며 "이래도 되는 거예요?" 하고 물어온 것이다. '차별금지'를 공익으로 이해하는 이 학생의 눈에 비친 기독교는 '사회개혁' 집단이라기보다는 공익에 …

Apr 08, 2016 05:49 PM KST

이영진 기호와 해석 슈퍼맨 대 배트맨

‘슈퍼맨 대 배트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부활절 영화

이 영화는 필경 부활절을 겨냥하고 만든 영화로, 어떤 무게감 있는 교훈을 주기 위해 제작했음에 틀림없다. 따라서 이 영화의 부제를 '정의의 시작'보다, '정의의 부활'이라 번역했어야 더 맞을 뻔했다. 다음과 같은 구조 속에서 이 영화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혼돈으로 시작한다. 그 이유는 슈퍼맨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악을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한다. 악에 대…

Mar 25, 2016 11:18 P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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