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침례회 90% 이상 “기독교, 건국에 공로”… 51% “특혜는 반대”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라이프웨이리서치, ‘기독교 민족주의’ 설문조사 결과 공개

ⓒCaleb Fisher/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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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침례교인들 대부분은 모든 미국인들의 종교적 자유를 위해 확고히 헌신하고 있으며, ‘특정 종교를 선호하지 않는 정부’를 지지하면서 이른바 ‘기독교 민족주의’와 상충되는 입장을 보였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라이프웨이리서치(Lifeway Research)는 최근 남침례신학교 총장 출신의 리처드 랜드(Richard Land) 박사의 이름을 딴 사우스웨스턴침례신학교(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랜드문화참여센터(Land Centre for Cultural Engagement)의 후원으로 진행된 ‘기독교 민족주의’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지난 1월 3일부터 12일까지 남침례교인 500명, 1월 9일부터 2월 9일까지 담임목사를 제외한 남침례교회의 주요 지도자 507명을 각각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했으며, 오차범위는 ±5.6%p다.  

이에 따르면, 남침례회 교인 58%와 주요 지도자 62%는 “정부는 기독교 등 특정 종교를 선호해서는 안 된다”고 한 반면, 교인 36%와 주요 지도자 33%는 “정부는 특정 종교를 선호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교인 92%와 주요 지도자 95%는 “종교의 자유는 모든 사람과 종교에 적용돼야 한다”고, 교인 66%와 지도자 75%는 “종교의 자유는 기독교 신앙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교인 81%와 지도자 85%는 “정부가 특정 종교를 다른 종교보다 선호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보고서 작성자인 라이프웨이연구소 스콧 맥코넬(Scott McConnell) 소장은 “다양한 방식으로 응답을 수집한 결과, 많은 수의 남침례교인들이 ‘종교의 자유’ 안에 모든 종교가 포괄되는 것과 종교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로 기독교를 세우려 했던 수많은 역사적 정부들을 반영하듯 덜 이타적이고 더 실용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랜드문화참여센터 댄 달링(Dan Darling) 소장은 “이것은 우리 침례교인들이 일반적으로 교회와 국가의 역할에 대한 역사적인 침례교적 신념을 갖고 있다는 점을 뒷받침해 준다”며 “침례교인들은 공적 영역에 강력하게 참여하길 원하며, 자유 국가의 자유로운 교회를 굳게 믿는다. 이 연구는 특히 정치 시즌에 남침례회를 둘러싼 토론에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조사 결과, 90% 이상이 미국 건국에 있어서 기독교의 영향력을 인정했으나, 그로 인해 기독교가 특권을 누려야 한다는 생각에 51%는 반대, 38%는 찬성했다.

최근 기독교 민족주의를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이데올로기가 미국의 자유에 얼마나 해로울 수 있는지에 대한 많은 논쟁이 있었다.

어떤 이들은 기독교 민족주의를 1970년대와 80년대 종교 우파 운동, 그리고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과 같은 사건과 연관시킨다. 또 여러 학자들과 종교 지도자들도 “미국은 기독교 국가로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는 신념에서부터 “성경을 사용해 보수적인 정치적 의제를 관철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기까지 기독교 민족주의라는 용어에 대해 다양한 정의를 내려 왔다. 

지난 3월, 캘리포니아 선 밸리에 위치한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의 존 맥아더(John McArthur) 목사는 “기독교 민족주의는 정치적 수단을 통해 지상에 하나님의 왕국을 가져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맥아더 목사는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만일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 것이었더라면 내 종들이 싸워 나로 유대인들에게 넘겨지지 않게 하였으리라 이제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요 8:36~37)는 말씀을 인용하며 “기독교 민족주의 같은 것은 없다. 그분의 왕국은 이 세상에 속하지 않았다. 이 세상의 나라는 별개의 세계이고, 그들은 서로 연결돼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은 여전히 자국의 정치적 지형에 관심을 가지고, 가능하다면 의로운 지도자에게 투표해야 한다”며 “낙태나 성소수자 운동을 지지하는 지도자를 선출하지 말라”고 촉구했으나, 기독교 가치에 맞는 후보자를 찾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인정했다.

랜드 박사는 “기독교 민족주의라는 용어가 미국 헌법이 정의한 기독교와 국가 사이의 근본적인 관계를 훼손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C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기독교인들은 ‘기독교 민족주의’와 같은 포괄적인 표현에 저항해야 한다”며 “이 표현이 애국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에게 경멸적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랜드 박사는 “건국의 아버지들 중 상당수가 기독교인이거나 기독교 세계관을 갖고 나라를 운영했으나, 미국이 기독교 국가로 건국됐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에서 미국의 독특한 역할은 유대교-기독교적 가치와 계몽주의 사상의 결합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기독교적 관점을 통해서만 국가를 정의하는 것은 더 넓은 이상을 포착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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