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신학적 관점 두가지 문제
목회자들 신학적 깊이 깊지 못하고
아는 만큼 실천 부족 공공신학 문제

한국교회 맞는 에드워즈 장점 차용
갱신과 개혁의 롤 모델 10년간 제시
차세대 양성, 전작 번역 등은 과제

심현찬 에드워즈
▲심현찬 원장은 “에드워즈와 루이스 컨퍼런스는 목회자와 성도가 함께 어우러진 통합적 오픈 신학 컨퍼런스, 신학 축제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지난 2013년 처음 열린 조나단 에드워즈 컨퍼런스(Jonathan Edwards Conference, Korea)가 어느덧 10주년을 맞이했다. 2년 후부터 시작된 C. S. 루이스 컨퍼런스(C. S. Lewis Conference, Korea)는 8년째다.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는 미국의 대표적 신학자이자 철학자, 설교자, 인디언 원주민들의 선교사, 그리고 부흥사이다. 올해 10주년 기념 조나단 에드워즈 컨퍼런스는 ‘에드워즈의 성경해석론과 행복론’을 주제로 6월 26일 오후 1시부터 안양 동안구 열린교회(담임 김남준 목사)에서 진행된다.

컨퍼런스에서는 <조나단 에드워즈의 성경 주해>, <조나단 에드워즈의 말씀 사역> 등을 출간한 조나단 에드워즈 전문가 더글러스 스위니(Douglas A. Sweeney) 미국 샘포드대학교 학장(전 트리니티신학교 에드워즈센터 소장)이 방한해 ‘에드워즈의 성경해석학 서론’을 발표한다.

조나단 에드워즈를 주제로 10년간 매년 컨퍼런스를 꾸준히 진행하면서, 국제 신학계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 강사인 더글러스 스위니 교수는 “한국 에드워즈 컨퍼런스는 전 세계에서 목회자와 성도들이 가야 할 가장 중요한 모임”이라고 축사를 보냈고, 예일대 조나단에드워즈 센터 케네스 민케마(K. Minkema) 소장도 “전 세계에 11개 에드워즈 글로벌 센터가 있는데, 한국은 센터가 없는데도 매년 모여 논문집 만들고 책을 낸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다음은 지난 10년간 컨퍼런스를 이어온 심현찬 원장(美 워싱턴 트리니티연구원)과의 일문일답.

-10주년 컨퍼런스를 간단히 소개해 주신다면.

“이번에는 ‘국제 컨퍼런스’로 열립니다. 주강사인 스위니 교수님은 에드워즈 연구자들 중 가장 잘 알려진 분입니다. 한국인 제자들을 가장 많이 배출하신 분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주제를 ‘에드워즈의 성경해석론과 행복론’으로 잡은 것은, 엔데믹 시대에 성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성경 해석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딱딱하고 재미없을 수 있지만, 중요한 이슈입니다. 마틴 로이드 존스는 신학은 성경을 제대로 읽도록 안내해 주는 해석자로 여겼습니다. 이에 대해 스위니 교수님이 두 번, 정성욱 교수님이 한 번 강의하십니다.

그리고 팬데믹 이후 많은 사람들이 우울을 경험하고 있기에, ‘기독교적 행복’에 대하여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김남준 목사님이 역사적 관점에서 기독교 행복론의 역사를 훑으시고, 김성태 박사님이 ‘완성된 천국에서 성도의 행복’에 대해 강의하십니다. 저는 10주년을 맞아 컨퍼런스에 대해 객관적·신학적 평가를 시도할 것입니다.”

-10주년을 맞는 소회가 궁금합니다.

“먼저 하나님과 한국 동역자들 앞에 감사드립니다. 저나 정성욱 교수님 사역지가 미국이기에, 한국에서 컨퍼런스를 한다는 것이 장소 확보부터 재정, 참석자 유도까지 여러 면에서 불편한 점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10년이란 세월을 일관되게 에드워즈 컨퍼런스를 진행해온 것 자체가 감사한 마음입니다.

메르스와 코로나 등 팬데믹이 닥치면서 중간중간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핵심 가치는 ‘아낌없이, 조건없이 섬긴다’였습니다.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를 향한 조건 없는 섬김을 펼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단발성 모임이 아닌, 지속성을 띠는 모임이 되고자 합니다. 방향성과 지속성을 꾸준히 갖고자 했습니다. 15년 정도 이끌고 싶었는데, 벌써 10년간 했습니다. 다음에 누가 배턴을 이어받을지 모르지만, 매년 컨퍼런스가 열리게 하신 은혜와 헌신, 관련된 교회들, 여러 강사진들, 학교 등의 협력 덕분입니다.”

조나단 에드워즈 C. S. 루이스

-말씀처럼 기반이 미국에 있으신데, 왜 한국에서 컨퍼런스를 열게 되셨나요.

“당시 한국교회 상황이 있었습니다. 10년 전쯤 한국 교계 연합기관이나 교회들이 만신창이였습니다. 목회자나 연합기관에서 여러 불미스러운 일들이 계속 터졌습니다.

신학적 관점에서는 한국교회 최대 문제가 두 가지라고 봅니다. 하나는 목회자들의 신학적 깊이가 깊지 못하다는 문제, 하나는 아는 만큼 실천하고 있느냐 하는 공공신학적 문제입니다. 여러 통계에서도 이 두 가지가 가장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올 때였습니다. 저희는 여기에 하나를 더해 ‘균형의 문제’를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 10곳이 서울에 있고, 적지 않은 정치 지도자들이 크리스천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10년 전인 2013년 한국 방문을 계획하면서, 단순히 이론적 제시가 아니라 구체적인 ‘롤 모델’로서 조나단 에드워즈를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에드워즈를 이 시대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플랫폼과 섬길 방법을 찾다가, 컨퍼런스를 열게 된 것입니다. 당시 에드워즈에 관한 여러 책들이 나오고 있었지만, 실제 목회의 롤 모델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한국교회에서는 신학이 훌륭하면 설교가 부족하고, 교회는 크지만 신학이 부족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18세기 미국의 신학자 또는 사상가가 오늘날 한국교회에도 적실성이 있을까요.

“에드워즈는 미국, 루이스는 영국 사람이지만, 거시적·구속적 관점에서 롤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성경 자체가 전 세계인들을 위한 것 아닙니까. 실제로 ‘왜 한국에서 미국인 에드워즈를 공부해야 하는가?’를 많이들 물으십니다.

일방적으로 주입하려는 건 물론 아닙니다. 첫째는 수용적이고 구속사적인 관점에서, 둘째로 통합적이고 총체적·다층적 관점에서, 그리고 셋째로 에드워즈에 대해서도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한국교회 토양에 맞는 에드워즈의 여러 면을 차용하자는 차원입니다.

에드워즈는 그의 ‘구속사(조나단 에드워즈 전집 제3권·부흥과개혁사)’ 서문에서 ‘뉴잉글랜드 교회 성도들이 좁은 세계관을 넘어 하나님의 원대한 비전을 보게 하기 위해서’라고 썼습니다. 우리도 한국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넓은 세계를 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열어주실지 모르지만, 더 이상 한국만의 컨퍼런스도 아닙니다. 글로벌 연구와 수용의 롤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조나단 에드워즈 연구 모임들 중에서도 이렇게 매년 컨퍼런스를 여는 나라가 없습니다. 미국 트리니티 신학교 박사학위 논문에서 저희 컨퍼런스에 대해 평가할 정도입니다.”

조나단 에드워즈 컨퍼런스
▲2022년 컨퍼런스 기념촬영. ⓒ크투 DB

-10년간의 컨퍼런스를 평가한다면.

“자칭타칭 한국교회에 공헌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먼저 말씀드렸듯 컨퍼런스를 10년간 매년 열었다는 것 그 자체일 것입니다. 에드워즈를 통한 한국교회 갱신과 개혁의 롤 모델을 10년간 제시하면서, 교계와 신학계, 그리고 다음 세대 연구자들에게 도전과 격려를 주고 영적 생태계를 조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컨퍼런스 이후 한국교회에 유사한 컨퍼런스가 많이 생긴 것으로 압니다.

둘째로 C. S. 루이스 컨퍼런스도 8년째를 맞았습니다. 에드워즈는 목회자, 루이스는 평신도들의 롤 모델입니다. 루이스를 롤 모델 삼는다는 것은 먼저 성찰하는, 생각하는 크리스천을 추구한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한국교회에서 다소 부족한 점이 맹신과 실천과 섬김이라고 생각합니다. 루이스는 이 3가지 포인트에서 롤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로 각 지역별 컨퍼런스를 통해 에드워즈와 루이스를 롤 모델 삼는 목회자 성도, 교회의 영적 생태계를 유지해 왔다는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부산에서 5회 컨퍼런스가 열렸고, 광주와 대전, 뉴질랜드와 워싱턴 등에서도 컨퍼런스가 열려 본질에 충실한 영적 생태계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에드워즈를 본받는다는 것은 결국 본질에 생명을 거는 목회자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넷째로 어려운 재정 가운데서도 매년 논문집을 만들어내고 선별해 책을 출간하는 등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컨퍼런스뿐 아니라, 다음 세대와 전 세계를 위한 에드워즈 연구물이 축적되고 있습니다. 한국 학문 시스템에서 원천 자료를 만드는 일은 아직 익숙하지 않은데, 국제 학자들에게도 자료를 제공하면서 교류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다섯째로 강의 동영상을 통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어디서든 지난 10년간 10-20명의 학자들이 전한 51개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일종의 목회자와 성도들을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차원입니다.

이 모든 성과는 더글러스 스위니 교수의 이번 10주년 축사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스위니 교수님은 저희 컨퍼런스를 놓고 ‘전 세계 에드워즈 연구 모임 중 목회자와 성도가 가야 할 가장 중요한 컨퍼런스’라고 하셨습니다. 대단한 평가 아닌가요(웃음)? 한국 어떤 목회자도 ‘컨퍼런스를 통해 10년간 한국교회 신앙과 신학의 질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고 해주셨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조나단 에드워즈
▲청교도이자 부흥사였던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1703-1758).
-매년 열리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1년에 한 번이라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차세대를 위해 펠로우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고, 장기적으로 센터를 놓고 기도 중입니다. 말씀처럼 1년에 한 번뿐이라, 일상적인 지속성의 문제가 있습니다. 저도 미국에 주로 있다 보니 쉽지 않습니다.

국내 에드워즈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차세대 연구자들에게 강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도 소장 학자 두 분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이 분들이 어디 가서 이런 내용을 강의할 기회가 없습니다. 지방 컨퍼런스 때도 한두 명씩 함께합니다. 연구를 마치고 계속 국내로 들어오고 있지만, 강의할 곳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에드워즈 센터가 설립되면 신학교와 연결해 강의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에드워즈 글로벌 센터 11곳 있지만, 아직 한국에는 없는 상태입니다.”

-또 다른 계획이 있으시다면.

“에드워즈 저작물 번역입니다. 에드워즈 저서는 미국에서 출판된 책만 26권이고, 온라인으로는 73권이 더 있습니다. 총 99권이나 됩니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는 몇 권밖에 번역이 안 됐습니다.

지금 조나단 에드워즈 연구가 르네상스를 맞이했다고 할 정도로 전 세계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예일대 센터에서는 그의 온라인 저술들을 무료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직도 그의 설교가 현대어로 모두 번역이 되지 못했을 정도로 무궁무진합니다.

에드워즈를 연구하고자 한다면, 몇몇 조각만 읽을 것이 아니라 전체를 봐야 하지 않을까요. 큰 그림을 보지 못하면, 단편만 보고 엉뚱하게 비난하기도 쉽습니다. 에드워즈의 사상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려면, 전집 번역이 필요합니다. 이것도 장기 프로젝트가 될텐데, 재정과 센터가 마련된다면 소장학자들을 중심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심현찬 에드워즈
▲심현찬 원장은 “조나단 에드워즈를 본받는다는 것은, 결국 본질에 생명을 거는 목회자가 된다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이대웅 기자
-한국교회를 향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국교회에 에드워즈 컨퍼런스를 통해 ‘한 손에는 성경을, 한 손에는 신앙감정론을 가진 사람’을 길러내고 싶습니다. 신앙감정론의 핵심은 3가지입니다. ‘① 하나님을 아는 성도: 신학의 깊이 ②하나님의 아름다움에 붙들리고 압도된 성도: 거룩 ③ 압도당함에 머물지 않고 실천하는 성도: 교회 밖에서 선한 영향력 펼침’.

루이스를 통해서는 ‘한 손에는 성경을, 한 손에는 순전한 기독교를 가진 사람’을 양성하고 싶습니다. 루이스 같다는 것은 ‘성찰하는 성도, 실천하는 성도, 섬기는 성도’를 말합니다. 단순히 실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한국교회를 위해 섬겨야 합니다. 손해보고 왕따를 당하더라도 섬길 수 있어야 합니다.

저희는 목회자와 성도가 함께 어우러진 통합적 오픈 신학 컨퍼런스를 추구합니다. 신학이란 더 이상 특정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성도와 교회를 위한 것입니다. ‘그들만의 리그’가 돼선 안 되고, 철저히 성도를 세워야 합니다.

물론 목회자들에게 특화된 내용도 필요하지만, 신학의 궁극적 목적은 교회를 세우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먼저 들려야 합니다. 학문성에만 머물러선 안 되고, 대중성을 추구해야 합니다. 이는 곧 ‘목회적 신학’입니다. 저희는 성도들에게도 들리는 신학 컨퍼런스를 추구하고, 이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 아닌가 합니다. 대중성과 학문성을 겸비한다는 게 물론 쉽지 않지만, 계속 이 길을 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5년 전 인터뷰 때 말씀드렸는데, 신학과 인문학을 아우를 수 있는 ‘통합적 영성’의 성도와 목회자를 추구합니다. 신학이 울타리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문학까지 아우를 수 있어야 합니다. 에드워즈도 모든 학문을 아우르고자 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모든 학문을 다스리신다는 것이 개혁주의의 핵심 아닙니까.

그러므로 신학이 신학에만 머물러선 안 되고, 인문학과 정치학, 과학, 그리고 엔터테인먼트까지 다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인접 학문들과 연계성과 통합성을 추구하는 차세대 목회자와 성도를 길러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