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리와 구속 사역 연결시키는 통합적 전통 관점 견지
그리스도인, 질병과 고통 속 선하신 하나님 뜻 구해야
고통 반응하는 성도, 회피 아닌 ‘그리스도의 인내’를

조나단 에드워즈
▲청교도이자 부흥사였던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1703-1758).
2021 제8차 조나단 에드워즈 컨퍼런스(Jonathan Edwards Conference, Korea)가 6월 28일 오후 ‘팬데믹 시대, 에드워즈,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온라인 진행됐다.

조나단 에드워즈 컨퍼런스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영광과 한국교회를 세우기 위해, 조나단 에드워즈를 통한 청교도적 개혁주의 경건의 신앙, 목회를 사모하는 동역자와 차세대를 격려하고, 갱신과 개혁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조현진 교수(한국성서대)는 ‘조나단 에드워즈와 고통의 문제’를 발표했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과 죽음을 당하는 팬데믹 상황에서, 18세기 대표적 청교도이자 개혁신학자인 조나단 에드워즈가 전쟁과 질병으로 척박하던 신대륙 식민지 땅에서 실제적으로 다가왔던 질병과 고통, 죽음의 문제를 어떻게 신학적으로 해석하고 바라봤는지 살핀 것이다.

조현진 교수는 “에드워즈는 질병과 고통과 죽음을 하나님의 섭리로 보는 청교도 전통을 따르면서, ①영적 부흥을 위한 기회 ②자기 점검의 기회 ③죄에 대한 경고 등 3가지 의미로 해석했다”며 “그는 질병과 고통의 문제를 하나님이 행하시는 두 사역, 섭리와 구속 사역을 연결시키는 통합적 관점과 영과 육을 분리시키지 않고 긴밀히 연결된 유기체로 보는 전인적인 관점을 드러낸다. 일상과 구원, 몸과 영혼의 문제를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 사역으로 긴밀하게 바라본 것”이라고 피력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먼저 그가 질병과 고통 가운데 발견했던 하나님의 섭리는, 무엇보다 자신이 당한 고통이 복음 전파와 영적 부흥의 기회였다는 점”이라며 “에드워즈는 개인적 슬픔과 아픔 속에서도 하나님이 일으키실 영적 부흥과 축복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그분의 선하신 뜻을 구했다”고 전했다.

둘째로 고통을 ‘자기 점검(self-examination)’ 기회로 삼았다. 조 교수는 “지옥에 들어가 영원한 고통을 당할 운명을 지닌 사람에게는 이 세상에서 당하는 잠시의 고통이 오히려 하나님이 은혜로 베푸시는 구원을 위한 기회이기에, 자기 성찰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라며 “그는 다른 사람의 잘못이나 실패를 통해 오히려 자신의 약함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 자기 성찰의 모습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셋째로 부정적으로는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해석했다. 그는 “에드워즈가 볼 때, 하나님은 어리석은 자들에게 ‘값비싼 경고(costly warning)’로 고통과 질병, 죽음을 허락하신다”며 “결국 인간으로서는 완전히 이해하거나 해석할 수 없는 하나님의 깊은 뜻이 담긴 문제로 고통과 죽음을 바라봤다. 이런 그의 모습은 자신의 임종 시 했던 유언 ‘하나님을 신뢰하세요. 그러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에도 잘 드러난다”고 말했다.

2016 서울 조나단 에드워즈 콘퍼런스
▲과거 조나단 에드워즈 컨퍼런스에서 강연하는 조현진 교수. ⓒ크투 DB
조 교수는 “에드워즈는 단순한 악과 고통의 문제에 대해서 실재적 관점(realistic view)을 드러낸다. 그에게 사탄은 세상에 군림하면서 모든 사람을 쉽게 자기의 통제 안에 둘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존재였다”며 “사탄이 사람들을 무너뜨리는 대표적인 영적 무기로는 ‘우울증’을 언급했다. 사탄이 죄만큼이나 우울증을 성도와 영적 부흥을 무너뜨리는 도구로 사용하기를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둘째로 에드워즈에게 악과 고통의 문제는 두려운 실재였기에, 죽음 앞에 놓인 인간의 연약함과 비참함을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며 “질병과 고통의 문제는 상당한 아픔과 상처를 남기지만, 결코 성도들에게 보장된 하늘나라의 행복을 빼앗지는 못한다고 했다.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영혼들은 끝까지 은혜로 견인된다는 개혁주의 구원론과 연결하면서, 마지막 때에는 지상과 천상에서 모두 하나님이 다스리는 밀레니엄으로 성취될 것이라는 종말론적 신앙을 고백했다”고 전했다.

조현진 교수는 “에드워즈는 악과 고통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극복을 위해 구체적·실천적 방법을 사용했다. 먼저 그는 하나님의 선하신 섭리 가운데 고통에서도 그 분이 행하실 일을 기대했다”며 “고통은 인간에게는 미스터리이지만, 이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에게는 자신의 선하심을 드러내는 도구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님의 선한 섭리를 어떤 상황에서도 기대하고 따르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조 교수는 “에드워즈는 하나님의 선한 섭리에 대한 기대와 함께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인간적인 노력도 동시에 필요함을 역설했다. 고통이 주는 괴로움을 계속 생각하거나 그 문제에 매달리는 것은 고통이 주는 부정적 결과를 크게 증가시킬 뿐이므로, 그리스도인으로서 기독교적 소망을 품으라는 것”이라며 “그는 고통에 반응하는 성도의 모범으로 회피가 아닌 ‘그리스도가 보여주신 인내’를 제시했다. 또 동료들과 서신 교환을 통한 교제와 위로를 권면했다”고 했다.

끝으로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에드워즈가 인간의 전인적 이해를 추구했고, 하나님의 섭리와 구속 사역에 대한 통합적 시각을 유지했다는 점”이라며 “그는 계몽주의 운동 가운데 과학과 의학의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질병과 고통의 문제를 섭리적 관점과 함께 구원의 문제와 연결시키고자 했다”고 종합했다.

그는 “에드워즈의 질병과 고통에 대한 전인적이고 통합적 이해는 자신의 독특한 존재론인 관계적 존재론(Relational Ontology)에 신학적 기반을 두고 있다”며 “이에 따르면 모든 창조물 사이에는 관계적 조화와 질서, 일치가 존재하고 이 원리는 자연 세계뿐 아니라 영적 세계에도 적용되며 두 세계 사이에서도 일치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에드워즈는 일상과 구원, 몸과 영혼의 문제를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 아래 함께 바라봤다. 팬데믹 상황을 맞아 오랜 기간 아픔과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도인들은 무엇보다 먼저 에드워즈와 청교도들처럼 섭리 가운데 선하신 그 분의 뜻을 구해야 한다”며 “최종적으로는 하나님이 성취하실 구원을 바라는 기독교적 소망 가운데, 그리스도가 보여주신 모범에 따라 참고 견디며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 사랑으로 함께 슬퍼하고 함께 위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컨퍼런스에서는 이 외에도 오덕교 교수(전 합신대 총장)가 ‘조나단 에드워즈의 영적 각성 이해와 한국교회’, 정성욱 교수(미국 덴버신학교)는 ‘구속사에 나타난 에드워즈의 섭리론’, 심현찬 원장(미국 워싱턴 트리니티연구원)이 ‘에드워즈의 천지창조와 한국교회’를 각각 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