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물을 퍼내고 있는 소강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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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저녁에 내린 비는 비가 아니라 하늘로부터 떨어지는 물폭탄이었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이런 물폭탄을 처음 봤습니다. 다음날 수련회가 있어서 일찌감치 자려고 수면제를 복용했습니다.
그런데 잠이 안 와 이상하다 싶어서 시설관리팀장인 김요한 안수집사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도로에서 흘러내린 물이 교회 주차장에 흘러들어 와서 한강을 이루고 있고 엘리베이터 안까지 흐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다른 직원들까지 전화해서 빨리 물을 퍼내라고 지시만 할 수도 있지만, 곧바로 내려갔습니다. 그랬더니 진짜 지하실이 한강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유를 알아보니까 우리 교회는 고지대에 위치하였음에도 죽전천이 넘쳐 하수구의 물이 내려가지 않으니까, 길에 쏟아진 폭우가 우리 교회 지하주차장으로 흘러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새에덴교회 성도들이 지하주차장 물을 퍼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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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보다도 우리 교회 통제실 직원들이 더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남수현 장로님도 주무시다 보고를 받고 금방 달려오셨습니다. 게다가 갑자기 우당탕탕 하고 뛰어 들어오는 애들이 있었습니다. 세상에 김요한 안수집사의 가족들인, 윤정순 집사님과 요셉이, 영생이, 영원이가 한꺼번에 오는 것입니다.
그 녀석들이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진짜 물이 금방금방 줄어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최성주 집사 아들 주영이까지 왔습니다. 저는 부목사들에게 전화를 해서 나오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다음날부터 수련회를 하기 때문에 지장을 받을까 싶어서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소강석 목사가 장년여름수련회에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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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갈등이 생겼습니다. 김요한 팀장의 말을 들으면 새벽기도회에 오는 분들을 위해 꼬박 밤을 새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밤을 새워버리면 다음 날부터 있을 수련회 집회를 망쳐 버리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직원들에게 특별한 격려를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새벽 3시가 다 되어 제 방에 올라왔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수도권 몇몇 대형교회가 생각이 났습니다. 혹시 다른 교회들은 이런 일은 없는지 연락을 했는데, 연락이 안 되는 걸 봐서 아무 일도 없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짧은 막잠을 자고 시간에 맞춰 오크밸리로 갔습니다.
▲소강석 목사가 장년여름수련회에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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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손님이 와도 만나지 않고 대부분 집회가 끝나고 잠깐 인사만 나누었습니다. 왜냐하면 집중력이 흩어질까 싶어서입니다. 저는 낮에도 바깥에 나가서 밥 먹지 않고 그냥 옆방에서 해주는 밥을 간단히 먹고 계속 묵상하고 기도했습니다.
아직까지도 교회를 자기 몸처럼 사랑했던 직원들이 그렇게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수련회 집회는 마지막 날 폐회예배에 이르기까지 들불처럼 산불처럼 타오르고 타올랐습니다.
▲성도들이 기도하고 있다. ⓒ새에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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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에서 개회예배와 폐회예배가 가장 뜨거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하나님도 알파와 오메가의 하나님이시지 않습니까? 저는 3박 4일 동안 매미 목사였고 가시나무새 목사였습니다.
▲저녁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새에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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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어떤 일이 생겨도 지시만 하지 않고 솔선수범하여 앞장서겠으며 말씀을 전할 때는 마지막 우는 매미처럼,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가시나무새처럼 그렇게 말씀을 전하고 사자후를 토해 내겠습니다. 강단에서 그렇게 사자후를 토해내다가 가시나무새처럼 쓰러지면 더없는 영광일 거고요.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