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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아름다운 5월이다. 멀리 바라보이는 산등성이의 색채가 나날이 짙어지고 있다. 때때로 내리는 단비가 미세먼지에 절어 있는 도시를 씻어내는 동안, 5월의 꽃들도 순서대로 피어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역설적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시기 역시 봄이다. 봄의 화사한 분위기로 인해 오는 상대적 박탈감이 원래의 우울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우울장애는 의욕 저하와 무기력감이 주요 증상이며, 인지적·정신적·신체적으로 다양한 증상을 일으켜서 일상의 기능들을 저하시킨다.
우울병은 자신도 모르게 심해진다. 처음에는 우울한 느낌만 있다가 자신도 모르게 아주 빠른 속도로 중증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봄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중증일 때는 심리 치료와 정신과 치료를 꼭 받아야 한다. 그러나 아직 우울한 느낌이 조금씩 더해지고 무기력증이 조금씩 더 생기는 것을 약하게 느끼는 정도라면, 적극적으로 아래의 방법을 따라해 보아야 한다.
먼저 햇볕을 쬐면서 걷는다. 우울은 때로 세로토닌이 부족할 때 생기기도 한다. 햇볕을 쬐면 세로토닌이 생긴다. 걷는 것은 수없이 얽히는 생각을 정리하게 해 준다. 조금 빠른 속도로 걸으면 우울 상태에서 올라오는 수많은 부정적인 생각도 내려 주게 된다.
햇볕도 걷는 것도 우울에는 큰 도움이 된다.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은 우울한 감정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햇볕 좋은 날 햇살 온몸으로 받으며 빠르게 걸어 보자.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마스크를 쓰고 걸으면 된다. 어두침침한 집안에서는 더욱 우울해진다는 사실을 꼭 명심하자.
또 중요한 것은 비타민이 부족하지 않게 해 주는 것이다. 우울해지면 식욕도 저하되어 충분한 영양 보충을 못하게 된다. 반대로 우울한 기분을 잊기 위해 폭식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한두 가지의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영양분이 골고루 섭취되지 않아서 비타민 부족이 생겨 더욱 우울증을 키운다. 음식을 골고루 먹기 힘들 경우에는 종합비타민제라도 꼭 챙겨서 먹어야 한다.
기분 좋은 음악도 우울증을 퇴치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아주 심한 우울증에는 그 무엇도 소용없는 경우가 있다. 음악소리조차도 듣기 싫어지게 되고, 음악이 흐르면 더 슬퍼지고 더 외로워져서 듣기 싫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평소에 좋아하는 클래식이나 팝송, 혹은 CCM이나 찬송가를 잔잔하게 틀어놓고 심호흡을 해보면 우울감을 내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자살자의 대부분은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금 우울한 느낌을 방치해 놓고 고립되어 있으면, 우울은 빠른 속도로 지독한 질병으로 치닫게 된다. 그래서 그냥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우울증인지 정확하지 않다면, 수면 장애나 식욕 저하, 우울감, 무기력증, 집중력 저하, 피로감 등을 체크해 보면 된다.
또는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흥미나 기쁨이 사라지고 자기 자신이 하찮게 느껴지고 막연한 불안이 느껴진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우울증은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남성들은 우울증이 발생해도 치료받기를 꺼리기 때문에 정확한 차이를 알 수는 없다. 오히려 남성의 경우가 더 위험하다고 할 수도 있다.
우울증이 심해지면 수많은 증상이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게 되는데, 피해망상·관계망상·환청 등의 증상이 동반될 때도 있다. 이런 문제가 생겼는데도 치료를 늦추게 되면 죽음을 부르기도 하는데, 그 전에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통해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우울은 전염성이 강하다. 가족 중 한 사람에게 우울병이 생기면 다른 가족들도 영향을 받는다. 실제로 상담자도 우울증 환자를 대하다 보면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우울한 기운에 많이 뺏기게 되어, 상담 후 아주 힘들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도 상담 후엔 될 수 있는 대로 햇볕을 쬐며 공원을 걸으려고 노력하고, 한 시간 정도 걸으면 에너지가 회복되고 충전되는 느낌을 받는다.
햇볕을 쬐며 산책하고, 부정적 생각을 중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떨거나 즐겁게 노는 것도 추천한다. 5월의 봄 햇살이 지상에 신의 은총처럼 내리쬐는 이 계절에, 우울을 넘어서기 위해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우선 나와야 한다. 혼자만의 공간에 스스로를 가두지 말고, 현관문을 열고 나와 5월의 은총을 누려야 한다.
주님은 온갖 만물을 통해, 5월의 햇살과 따뜻한 바람을 통해, 우리에게 한없는 자비와 은총을 부어 주고 계신다.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습니다. 나를 푸른 초원에 누이시고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십니다"라는 고백이 5월의 햇살 아래에서, 아픈 마음을 넘어서서, 흘러나오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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