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나방에 관한 교진추 발표회. ⓒ신태진 기자

(사)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회장 이광원, 이하 교진추)가 23일 오후 2시 서울역 KTX 1호실에서 발표회를 열고, 진화론자들이 주장하는 ‘후추나방의 자연선택이론’을 비판했다.

영국에서 산업혁명과 함께 도시가 공업화되면서 매연이 증가하여 주변 환경이 점차 검게 변해갔는데, 이에 따라 기존에는 희귀했던 암화형 검은색 나방의 비율이 갑자기 증가하자, 학자들은 후추나방을 채집·연구하기 시작했다.

1896년 곤충학자 터트(J. W. Tutt)는 “새들에 의한 포식과 그를 피하기 위한 나방의 위장이 선택압(selection pressure)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내놓았다.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에는 하얀 후추나방이 훨씬 훌륭한 위장 효과를 가졌기 때문에 새들의 포식을 피할 수 있었는데,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나무껍질이 시커멓게 변하자 오히려 검은색의 나방들이 더 큰 위장 효과를 누리게 되어 개체군 빈도가 증가했다는 가설이다.

이에 케틀웰(Kettlewell H. B. D)은 1953년 처음으로 후추나방에 관한 계량적 실험을 실시했다. 케틀웰은 오염된 지역과 청정한 지역에서 새들이 나방을 잡아먹는 것을 관찰했다. 오염된 지역에서는 43마리의 하얀 나방과 15마리의 검은 나방이 잡혀 먹혔고, 청정한 지역에서는 164마리의 검은 나방과 26마리의 하얀 나방이 잡혀 먹혔다. 케틀웰의 실험 결과는 터트의 가설을 잘 지지해줬다.

19세기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개체변이와 자연선택을 토대로 진화론을 주장했고, 20세기에는 유전학적 자연선택을 주장하는 신다윈주의가 등장했는데, 모두 진화의 원동력으로 ‘자연선택’을 꼽고 있다. 현재까지도 후추나방은 진화론의 핵심인 자연선택이론의 최적의 소재로 사용되어 왔다. 케틀웰의 실험은 한국 뿐 아니라, 미국, 영국, 일본 등 거의 모든 생물학 교과서에 등장하며 진화론을 가장 확실하게 변호해줬다.

그러나 교진추의 김오현 연구소장은 ‘후추나방 연구의 역사에 관한 고찰’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케틀웰의 실험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교과서에 실린 후추나방에 관한 진화론의 내용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이는 단순 개체 수의 변화일 뿐이며, 같은 종 안에서의 관찰이므로 대진화와는 무관한 실험이다. 게다가 케틀웰이 야행성 후추나방을 낮에 풀어 관찰한 것은, 나방을 정상적으로 관찰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김 소장에 따르면 새는 색으로 먹이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새의 눈에는 하얀 나방이나 검은 나방이나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어두운 밤에 활동하는 나방을 낮에 관찰했는데, 나방의 활동이 활성화가 안 되어, 나무기둥의 낮은 곳에만 앉았다는 것이다. 15년 후 같은 조건으로 야간에 실험한 결과가 있는데, 나방은 새가 볼 수 없는 잔가지 아랫부분에 앉았으며, 새도 나방을 거의 잡아먹지 못했다고 한다. 나방의 가장 큰 천적은 새 보다는 박쥐인데, 박쥐 역시도 색으로 먹이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김 소장은 “케틀웰의 실험은 다윈의 자연선택적 진화론을 입증하기 위해 조작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1950년대 영국에서 대기오염방지법이 통과된 후 후추나방의 공업암화는 감소하기 시작했다. 1984년 영국 리버플 서쪽 위랄 반도에서 검은색 나방의 비율이 1959년 93%에서 1996년 8.5%까지 감소했다. 환경이 깨끗해지니까 다시 검은 나방과 하얀 나방의 비율이 원래대로 돌아온 것이다. 이에 김 소장은 “진화는 ‘더 나은 것을 향한’ 일직선적인 개념이다. 유전적 우성에 따라 검은 나방이 증가했는데, 다시 환경이 변하자 하얀 나방이 증가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진화론자들이 돌연변이에 기대했던 영구적 유전변화가 아닌, 더 어두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더 어두운 색의 유전자가 특정 상황에 따라 발현된 유전관성에 가깝다”고 전했다.

특히 김 소장은 “진화론자들은 후추나방을 예로 들어, 자연선택에 따라 한 종이 다음 단계의 종으로 진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설명하지만, 한 종 안에서의 변이일 뿐 다른 종으로는 절대 갈 수 없다”며 “돌연변이가 더 발전적인 종으로 변하는 것은 절대 상식적이지 않다. 그러나 진화론자들은 진화라는 징검다리를 연결하기 위해 이 후추나방를 놓지 않고 있다. 이들은 나방의 유전자가 변했다는 쪽으로 몰아가고 있으나, 어떤 자연선택을 거쳤든지 나방은 나방일 뿐”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다윈주의의 오류는 명백한데, 저명한 인사들이 다루다 보니 하나의 이론으로 교과서에까지 소개된 점이 안타깝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