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서울차반연 공동대표)
▲이재훈 목사는 목회자들에게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교인들 앞에서 분명한 입장을 말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용기가 필요하다. 6.13 희대연은 ‘모호성’ 뒤에 숨은 엄청난 위험을 알리고, 양성질서를 무너뜨리는 이데올로기와 그 이면에 있는 교회 붕괴를 막는 기도회”라고 했다. ⓒ송경호 기자

국내에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을 둘러싼 논쟁이 20년 가까이 지속돼 왔지만, 지금처럼 한국교회가 문제의식을 널리 공유한 적은 없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8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돼 온 ‘차별금지법 반대 릴레이 1인 시위’에 보수 복음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대거 동참하면서, 이 일에 크게 기여했다.

영락교회 김운성 목사(진평연 집행위원장)을 시작으로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 수원중앙침례교회 고명진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오륜교회 김은호 목사, 수영로교회 이규현 목사 등 교단과 지역을 대표하는 기독교 오피니언 리더들의 거듭된 시위는, 교계와 사회 안팎에 유례없는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 중에서도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는 과거 설교에서 “차별금지법이 상정되면 국회 앞에서 시위를 하겠다”고 공언하고 이를 실제 시행하면서, 시민단체들 중심으로 벌어지던 해당 법안 저지 운동이 목회자들에게로 확산되는 기폭제가 됐다. 이로 인해 타오른 불길은 오는 6월 13일(화) 오후 2시 서울 영락교회에서 열리는 3천인 목회자 대회 ‘희망의 대한민국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희대연)’로 이어진다.

릴레이 시위를 주관한 서울나쁜차별금지법반대기독교연합(서울차반연)의 공동대표를 옥토교회 원성웅 목사, 중앙성결교회 한기채 목사와 함께 맡고 있는 이재훈 목사는, 희대연을 앞두고 본지 크리스천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이 미래지향적인 사회가 되기 위해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목회자들이 깨어날 것을 요청했다.

이 목사는 “1인 시위 이후 격려해 주시는 분도,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의구심을 갖는 분도 있었다며 “(그러나) 이 법이 제정되고 유럽과 같은 사회가 된 이후에 나선다면, 그때는 감옥에 갈 각오를 해야 할 수도 있다. 건강한 사회를 지키는 것, ‘성’과 ‘출산’ 등 창조 질서에 대한 것은 타종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기에, 교회가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이번 희대연의 성격을 ‘목회자대회’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교인들은 차별금지법안의 심각성과 문제를 아는데, 목회자들이 오히려 미온적이다. 다양한 생각을 지닌 교인들 앞에서 분명한 입장을 말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용기가 필요하다. ‘모호성’ 뒤에 숨은 엄청난 위험을 알리고, 양성질서를 무너뜨리는 이데올로기와 그 이면에 있는 교회 붕괴를 막는 기도회”라고 했다.

이미 법이 제정된 영국과 미국 등에서 가정과 사회 질서가 훼손되는 사례들을 접해 왔다는 그는, “하나님의 말씀과 권위가 무너지고 개인의 의견이 기준이 되는 영적 사사 시대가 됐다”며 “이제야 깨닫고 되돌리고자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대한민국은 지켜 달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했다.

‘기독교는 혐오 세력’이라는 프레임에 대해서는 “소수자를 보호하는 것과 가치의 기준을 바꾸는 것은 분명히 다른 문제다. 우리의 목소리는 건강한 사회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다음은 이 목사와의 일문일답.

‘희대연’, 대한민국의 미래 묻는 기도의 자리
망설이는 목회자들 이해… 그래도 용기 내야

-6월 13일 영락교회에서 열리는 ‘희망의 대한민국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희대연)’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이번 기도회는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떤 미래 사회로 향할 것인가를 목회자들이 함께 기도하는 자리다. 반대 운동을 넘어 어떻게 하면 희망을 주는 교회가 될 수 있을 것인가. 특히 ‘사회적 성’을 반대하는 것을 두고 ‘혐오 세력’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는데, 우리의 목소리는 미래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반대를 넘어 대한민국이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사회가 되기 위해선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기도의 자리가 필요하다.”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서울차반연 공동대표)
▲이재훈 목사는 “소수자를 보호하는 것과 가치의 기준을 바꾸는 것은 분명히 다른 문제다. 우리의 목소리는 건강한 사회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송경호 기자

-‘목사·장로 기도회’ 혹은 ‘전 성도 기도회’가 아닌 ‘목회자 기도회’를 지향하는 이유, 그리고 ‘3천’이라는 숫자의 의미는 무엇인가.

“목회자들이 먼저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심각성과 문제점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교인들은 문제점을 깊이 아는데, 목회자들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에 더 미온적이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교인들이 교회 안에 있기에, 어떤 이슈를 놓고 분명한 입장을 말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차별금지법 문제는 이를 뛰어넘는 목회자들의 용기가 필요하다. 3천 명의 목회자, 3천 개의 교회가 하나 되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이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렇기에 목회자 대회로 정했다.”

모호성 뒤에 숨은 엄청난 위험 알려야
무너진 서구, “한국은 막아 달라” 요청

-다양한 기도회와 행사들이 있는데, 이번 기도회만의 초점과 특성은 무엇인가.

“‘원 포인트’ 집회다. 국회 일각에서 차별금지법을 추진하고 있고, 이를 반드시 제정하려는 일부 그룹도 있다. 크리스천투데이가 (기사에서) 표현한 것처럼 ‘모호성 뒤에 숨은 엄청난 위험’을 알리고 이를 위해 함께 기도하는 자리다. 단순히 교회들이 연합하는 것을 넘어, 양성 질서를 무너뜨리는 이데올로기와 그 이면에 있는 교회의 붕괴 등을 막는 기도회로서 의미가 있다.”

-목사님께서 차별금지법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시는 이유와 배경은 무엇인가.

“이 법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법들이 이미 제정돼 시행되고 있는 유럽과 미국의 사례들을 보면서 나서게 됐다. 최근 영국 최종상 선교사님이 보내 온 소식과 크리스천투데이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영국의 한 크리스천 수학 교사가 여학생들 반에서 “Well done, girls!”(잘했어 소녀들!)라고 말했는데 그 중에 있던 트랜스젠더 학생 한 명이 ‘girls’라는 호칭에 문제를 제기했고, 그 교사는 결국 교사직을 잃어버렸다.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사회라고 볼 수 있을까. 그게 진짜 소수자를 보호하는 것일까. 잘못된 법에 의해 질서가 무너진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트랜스젠더 운동선수 출전, 성전환자의 목욕시설 방문 등 여러 사례를 통해 이 법의 불합리성이 이미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보고만 있을 수 없지 않은가.

기독교(성공회)가 국교인 영국에서조차 교회가 힘을 잃고 하나님 말씀의 권위가 무너졌다. 개인의 느낌과 의견이 기준이 되는 영적 사사시대가 되었다. 이 법의 이면에 숨은 위험성을 알리고 막아야 한다. 소수자를 보호하는 것과 가치의 기준을 바꾸는 것은 분명히 다른 문제다. 한국교회가 이 일에 앞장서지 않으면 영국과 미국처럼 될 수 있다. 두 나라의 목회자들은 이제야 문제를 깨닫고 되돌리고자 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상태가 돼 버렸다. 해외의 여러 목사님들에게서 ‘대한민국은 지켜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 질서를 회복하는데 앞장서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 ‘실상’을 알게 된 것이지, 일부 사람들의 주장대로 ‘가짜뉴스’에 현혹된 것이 아니다.”

창조질서 붕괴 방관, 영적 신사참배 같아
한국교회 통해 서구도 되돌아오게 해야

1인 시위 나선 이재훈 목사
▲지난해 10월 국회의사당 앞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1인 시위에 나섰던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목사님의 국회 앞 1인 시위가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를 체감하셨나.

“교회 안에선 공개적으로 항의하는 분은 만나지 못했다. 오히려 심각성을 깨닫고 격려해 주시는 성도 분들이 훨씬 많았다. 교회 밖에선 ‘꼭 그래야 되나? 그럴 필요가 있을까?’라고 하는 분도 있었다. 그러나 저는 제 자신을 나타나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다.

주일예배 때 성도들에게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상정되면 국회에 나가서 시위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당시에) 상정된 것은 아니지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다 통과됐고 언제든 상정할 수 있는 시점이었기에, ‘상정되고 나면 너무 늦다’는 판단이 들었다. 1인 시위를 한 이유는, 교회 안에 다른 생각을 가진 분도 계시기에 목사로서 개인의 의견을 표시한 것이다.

다른 목사님들에게 독려한 것은, ‘이 법이 제정되고 유럽과 같은 사회가 돼 버린 다음에는, 진짜 감옥에 갈 각오를 하고 (실제로) 감옥에 가는 사람들이 나와야 바꿀 수 있다’는 것이었다. 주기철 목사님은 (일제가) ‘설교만 하지 않으면 살려주겠다’고 했는데 의도적으로 설교를 함으로 돌아가신 것이다. 가만히만 있어도 살 수 있는 것을, 신앙을 지키기 위해 나서서 돌아가신 순교자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대다수가 신사참배를 결의할 때도 소수의 반대자들이 있었다. 그들이 스타가 되기 위해서 그런 것인가?

사회적 성을 받아들이는 것은 문화·인권의 이름으로 포장해 창조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영적으로 보면 신사참배와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 교회를 보호하는 것 이상의 문제다. 교회가 자비를 잃어버린 것도, 이권을 지키기 위한 것도 아니다. 건강한 사회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 잘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사회 질서가 있다. ‘양성 질서’는 교회가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죄송하지만 성, 출산과 같은 문제에 타종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생육과 번성을 불가능케 하는 것은 창조 질서를 거스르는 것이다. 창조 질서를 보전하는 차원에서도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희대연에 관심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한말씀 부탁드린다.

“차별금지법 문제에 대한 흐름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명확하게 깨달아야 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을 읽어보지 않은 분들도 많을 것이다. 저는 이를 두고 공부한 적이 있는데, 너무 기가 막힌 문제가 많았다. 법조계에 계신 분들, 심지어 이 법을 발의한 분들도 이를 잘 모르더라.

‘사회적 성’이 합법화되면 어떠한 사회가 될 것인가. 그것을 놓고 목회자들이 고민해 봐야 한다. 다른 기관은 불가능하다. 한국교회만이 막을 수 있다. 오해받을 수 있고, 프레임을 쓸 수도 있다. 그렇다고 방관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회가 된다. 영국과 미국이 이미 이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을 통해 그 나라들도 다시 되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희망의 대한민국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이하 희대연)’
▲차별금지법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3천인 목회자 대회 ‘희망의 대한민국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이하 희대연)’가 6월 13일 오후 2시 영락교회에서 열린다.
희대연 참가 링크: https://forms.gle/CXXH2yEw6WQNp1CJ8
문의) 서울차반연 상임총무 안석문 목사 010-8744-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