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으니 살 만합니다 최종천 | 끌리는책 | 296쪽 | 18,000원
살아 있으니 살 만합니다

최종천 | 끌리는책 | 296쪽 | 18,000원

“어디론가 가고 싶고, 누군가 만나고 싶고, 무엇인가 하고 싶고, 누가 됐든 나누고 싶다면, 그 삶은 아직 살 만합니다. 가슴 따스한 소망과 의욕이 있는 삶은 내일을 기다려도 좋습니다.”

큰 나무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어릴 적 꿈은 시인이었고 더 자라서는 사업가를 소망했던 사람이 목사가 되어 매주 주보 앞면에 칼럼을 썼다. 그의 글에는 자연, 사람, 인생, 삶의 희로애락, 신앙인으로서의 삶과 세월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최종천 목사는 31년 전 분당중앙교회를 설립할 때부터 지금까지 거르지 않고 매주 한 편의 칼럼을 쓰고 있다. 교회 설립 초기, 별다른 전도지를 만들지 않았던 분당중앙교회는 교인이 30명일 때부터 이 주보를 나누면서 전도를 했고, 지금의 많은 성도들이 이 주보 속 최 목사의 글을 읽고 교회에 들어섰다고 한다. 31년간 계속된 그의 칼럼은 1500여 편에 달한다.

《살아 있으니 살 만합니다》는 저자 최종천 목사가 지난 31년 동안 쓴 글 중에서 특히 세상과 사람에 대한 통찰과 삶의 자세를 점검하는 성찰을 담은 글을 고르고 모은 책이다.
이 글에서 그는 신앙인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세상이 나를 외면할 때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고통 속에서 무엇을 보고 다시 희망을 품을 것인가에 관해 이야기한다. 세상살이에 지치고 고단한 사람들에게 조용한 위로를 건네고, 삶의 희로애락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를 읽어내자고 말한다. 더불어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이며, 신앙인의 자세와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는 일, 교회는 어떠해야 하는가 대한 생각도 전하고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경건한 마음으로

저자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불안정하고 변화의 속도가 빠른 만큼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감정 표현이 격해지고 강해진다고 말한다. 이럴 때일수록 경건한 마음으로 주님을 바라보고, 주님의 마음을 바라보자고 권한다.

“우리는 이 악물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다하여, 내 마음 내 가정 내 교회 내가 사는 작은 삶의 영역에서부터 안정과 평화를 찾아야 합니다.”(경건한 마음이 필요한 시대)

한번 생긴 깊은 상처는 쉽게 낫지 않고, 한번 다친 마음도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서서히 옅어지고, 세월과 함께 흘러가는데 이것이 자연이고 하나님의 섭리임을 깨닫고 사랑을 놓지 말자고 한다.

“참 감사한 것은, 사랑을 버리고 싶지 않고, 그래도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인간에 대한 사랑을 버리면, 하나님에 대한 사랑도 우리 가슴을 떠날 것입니다. 사랑을 포기하지 않기에 더 애절하게 사랑하는, 내 가슴 아프게 하는 이들을 더 애틋이 사랑합시다.”(사랑을 포기하지 않음)

믿음의 사람도 삶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경험한다. 하나님 말씀이 귀에 들어오지 않고, 내 마음에 맞춘 해석이 연이어 일어나는 때가 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간구하기보다는, 내가 속히 무엇인가 행동하고 싶어지는 때도 있다. 이럴 때는 일단 생각을 끊고 전환하며, 하나님 선하신 뜻의 인도를 위해 나를 비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때는 말씀을 듣고 묵상하고 기도하되, 무조건 회개하고 내 부족함과 허물을 발견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 아래 나를 내려놓고, 눈물 철철 흐르는 고백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두려워 벌벌 떨며, 그 하나님이 무서워 몸 둘 바를 모르고 은혜로 회귀해야 합니다.”(믿음의 사람은)

“예배드리고 기도하고 찬송하면,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고, 다시 힘을 내서 달려갈 용기가 생겨야 합니다. 성도는 기쁘고, 행복해야 하며, 그 힘으로 사랑하고 누군가를 품어주는 성도 그리고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웃음과 소망을 찾는 교회)

“교회가 비록 이 세상에 존재하고, 세속에서 아직 성화되지 않은 인생들이 그 구성 인물들일지라도, 교회는 푸근하고 빛나며, 지친 영혼이 기대고 싶고, 쉬어가고 싶고, 힘을 구할 의지처입니다. 이제 우리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러한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의 공적 지향 역시, 이 세상에 위로와 치유와 소망을 주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교회는 어떤 곳이어야 할까?)

살아만 있자, 살아만 있자!

행복했으나 편안하지만은 않았던, 늘 바늘 끝에 서 있는 것 같은 목회자의 삶. 결혼 주례를 서고 뒤돌아서서 바로 장례식장에 가야 하는, 손가락 자르는 수술을 앞둔 성도의 손가락을 어루만지며 기도하는, 멀리 떠나며 인사하는 아픈 청년과 밥 한 끼 하지 못한 미안함이 남는, 오랜 세월 함께했지만 머지않아 돌아가실지 모르는 성도와 사진을 찍으며 액자를 만드는, 그런 삶을 오늘도 살고 있다. 바람 부는 언덕에 홀로 서 있는 삶, 파도 없는 날 드문 바다 앞에 선 삶이다.

그는 누구나 “정말 가슴이 아파 숨쉬기 어렵고, 살아있는 것이 죽음보다 못하다고 느껴지는 때”가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미욱했음에 자책과 자괴의 심정을 느끼거나 누군가에게 섭섭함과 분노가 차오르기도 한다. 이때 생명의 주문으로 여기며 “살아만 있자! 살아만 있자!”를 외치며 그 순간을 넘기자고 제안한다. 그러면 삶이 흘러가고, 기쁨도 흘러가고, 슬픔도 흘러가고, 해가 뜨고 달이 지기 여럿이면 어느새 절벽을 벗어나 푸른 초원을 달리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중년의 남자로, 아비와 남편으로, 자식으로, 다정다감한 이웃으로, 위로와 평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구도자로 살아가며 느끼는 생각들은 30년이라는 세월과 함께 무르익고 숙성되어 《살아 있으니 살 만합니다》라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왔다.

이 세상은 감사하기로 마음먹으면 감사할 것 천지(1장_하늘 볼 수 있어 감사한 삶)이고, 가슴 따스한 소망과 의욕이 있는 삶은 내일을 기다려도 좋고(2장_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봄부터 겨울까지 시간과 세월을 온전히 느끼고 받아들이는 자세(3장_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당신), 기쁨과 성공, 슬픔과 아픔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4장_내 인생 최고의 때는 지금)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믿음으로 사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며, 이 시대에 교회는 무엇인지(5장_믿음으로 산다는 것)를 돌아보게 한다.

최종천 목사는

서울 토박이다. 어린 시절에는 시인을 꿈꿨고, 더 자라서는 사업가를 동경했다. 시와 글로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돈을 벌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순수한 소망을 오래 간직했다. 총신대학교에 입학해 신학을 공부하면서 사람들의 영혼을 살피고 보듬는 목회자가 됐다.

31년 전 신도시 입주가 막 시작되던 분당 한 건물에서 분당중앙교회를 처음 열었고, 현재 분당중앙교회 담임목사로 봉직 중이다. 매주 주보 첫 면에 사람과 세상, 자연을 마주하는 우리의 자세, 삶의 희로애락, 신앙인의 사명과 역할 등을 담은 내용으로 1500편 이상의 칼럼을 썼다. 지은 책으로 《성도를 위한 행복 비타민》이 있다.

이 책은 지은이가 31년간 써온 칼럼 중, 세상과 사람에 대한 통찰과 삶의 자세를 점검하는 성찰을 담은 글을 모아, 세상과 삶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내용으로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