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말로 제3 종교개혁 단행하면서 분노하고 저항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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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개혁 위한 제3 종교개혁 10개조 논제 (2)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인간의 죄성을 ‘자기 안으로 구부러진 마음’으로 규정했던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 ⓒ크투 DB
▲인간의 죄성을 ‘자기 안으로 구부러진 마음’으로 규정했던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 ⓒ크투 DB

1. 목적: 제3 종교개혁

본 글의 목적은 한국교회의 진정한 개혁을 위하여,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문제를 제기하는 가운데 일련의 논제를 선정해서 논의하는데 있다.

여기서 먼저 해제하고 넘어가야 할 관건이 하나 있다. 대체로 종교개혁을 언급할 때, 당시 로마 가톨릭에 저항하였던 루터를 시점으로 칼빈 등의 종교개혁을 제1 종교개혁으로 본다. 그 이후에 해야 할 종교개혁을 제2 종교개혁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실은 한 마디로 말해 역사적 인식의 결핍에서 비롯된 오류다.

일반적으로 종교개혁에는 교리적 개혁과 실천적 개혁이 있다. 잘 아는 대로 전자는 루터와 칼빈 등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들 교리의 핵심은 오직 성서로만, 오직 은총으로만, 오직 믿음으로만, 오직 하나님께 영광으로만, 만인 제사장직 등이었다.

이런 교리의 영향력은 실로 파급효과가 대단한 것이었다. 그 무엇보다도 로마 가톨릭의 막강한 교권에 의해 좌지우지 당하고 있던 사회 내지는 국가를 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칼빈의 이중예정론에 관한 설파는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이 예정론의 요체는 “절대주권을 가지신 하나님께서는 그의 속죄를 그의 선민에게 제한시킨다. 선택받지 못한 백성들은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진노를 받아 유기 당할 수밖에 없다는 데 있었다.

이로 인한 부작용은 의외로 지대하였다. 칼빈의 그 같은 교리를 따르는 사람들이 장로교회를 다니기만 하면 어쨌든 이미 예정에 의해 선택 받아 놓았으니, 이제는 무슨 일을 해도 무방하다는 식의 그릇된 구원의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에 따라 연이어 200여 년 동안이나 장로교인들의 도덕과 윤리는 타락이 된 채 지속되고 있었다.

이러한 때에 혜성과 같이 등장한 종교개혁자가 있었다. 바로 웨슬리였다. 그는 먼저 그리스도인들 중에 유사 그리스도인(Almost christian)과 진짜 그리스도인(Altogether christian)이 있다고 하였다. 이러면서 이렇게 구분해 주었다. 전자의 특징으로서는 이방인의 정직함이 있으며 경건의 모양도 있을 뿐만 아니라, 나름대로 진지하고 성실함이 있다.

반면 후자는 새 계명(마 22:37-40)을 준수하는 사람으로서 하나님을 열정적으로 사랑함과 동시에 온 마음을 다해 이웃도 사랑한다. 그 같은 구분에서 볼 때에, 그 새 계명을 준수하면 온전한 기독자(the perfect)가 되며, 준수하지 않으면 명목(名目)상 신자로서 90퍼센트 그리스도인이 되는 셈이다. 즉 유사 그리스도인은 거의 그리스도인이 된 것으로 실상은 아직 성숙하지 못 한 사람으로서, 종(노예)의 믿음을 갖고 있기에 아들의 믿음이 없다.

이런 식의 웨슬리의 구분은 유행처럼 번져 교회 안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이중예정론에 반박하는 그의 만인구원론과 쌍벽을 이루었다. 그 만인구원론은 모든 사람(All)이라는 단어로 시작되는 4가지 교리로 요약된다. (1) 모든 사람이 구원받을 필요가 있다. (2) 모든 사람이 구원받을 수 있다. (3) 모든 사람이 구원의 확증을 얻을 수 있다. (4) 모든 사람이 완전한 성화를 얻을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해서 웨슬리는 몸소 진짜 그리스도인이 되고자, 당시 800-900만의 영국 국민을 구원받아야 할 이웃으로 간주하고 온전한 성화를 목표로 사랑을 실천하였다. 이 실천은 박애운동(Philanthropy)으로 나타났다. 이 운동은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응당 해야하는 것으로서, 할 수 있는 대로 많이 나눠주는 선행이었다.

그 결과, 사회적인 성화에까지 이르렀다. 이리하여 엘리 할레비와 렉키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은 18세기로부터 19세기 초까지 웨슬리안 복음운동이 프랑스 혁명과 같은 폭력적 피의 혁명의 위기에서 영국을 구원했노라고 주장하였다.

이는 웨슬리가 실천적 개혁자로서, 제1 종교개혁의 미진했던 부분을 시대 상황에 따라 마무리지어 주었다고 할 수 있기에 종교개혁의 완결자였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런 역사적 사실로 보아, 우리는 그를 제2 종교개혁자라고 부를 수 있겠다.

웨슬리가 1791년에 소천한 후 200여 년이 훨씬 넘었다. 그런데도 이렇다고 할만한 제3 종교개혁자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그 무엇보다 일련의 종교개혁 정신이 심층적 내용에서 실종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하니 세계 교회를 포함하여 한국교회 역시 날이 갈수록 하루가 다르게 그리스도인들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당면한 현상이 되고 말았다. 늦지 않았다. 이제야말로 제3 종교개혁을 단행하면서 분노하고 저항할 때이다.

▲감리교 창시자 존 웨슬리. 조지 롬니(George Romney)의 그림(1801).
▲감리교 창시자 존 웨슬리. 조지 롬니(George Romney)의 그림(1801).

2. 연구방법론과 그 한계

대체로 프로테스탄트 전통에서 볼 때 루터는 그 전통의 비품을 준비해 놓았으며, 그 비품을 정위치에 갖다놓은 이는 칼빈이었다. 그 비품을 새롭에 단장하기 위하여 시대 상황에 맞게 몸소 그 제작기술을 익힌 이는 웨슬리였다 해도 그리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렇다면 본 글에서 주창하고 있는 제3 종교개혁을 단행하고자, 그 종교개혁자들과 관련하여 연구 방법론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중요한 관건이 된다. 그 이유는 제3 종교개혁이라 해서 교의신학자 박아론의 주장대로 역사적 연속성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제3 종교개혁은 교리적 개혁과 실천적 개혁을 모두 수용한다. 여기서 말하는 교리적 개혁이란 넓게는 모든 종교개혁자들의 논조 및 좁게는 그 종교개혁자들의 특정한 주장을 기초하여 나름대로 조직화시킨 각 교파들의 신학적 교리도 모두 수용함을 일컫는다.

이런 경우 교리적 개혁은 이제는 더 이상 교리적 개혁은 없다는 것(전 1:9-10)을 전제한 후, 모든 정통교리들을 상관(correlation)시키는 통합 작업을 말함이다. 폴 틸리히(P. Tillich)는 20세기 통합(synthesis)의 신학자로서 상관성의 방법을 제시한 바 있다. 이 통합은 분리(a cutting apart)를 배제한다.

이후 각 교파의 신학에 대해서 언급할 것이겠지만, 일단 논자가 통합시킨 결과 얻어낸 교리들의 중심축은 세 가지로 집약된다. 이 세 가지는 신앙의 3단계(기복형, 구도형, 개혁형)와 자유(진리: 예수 그리스도, 성령) 및 공동체이다. 두말할 것 없이 교리적 주장은 실천적 개혁으로 이어져야 함이 마땅하다.

그런데 온통 교회들이 병들어 소멸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2 종교개혁(?)이 말로만 떠들어대고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웨슬리 이후에 여전히 각 교파들마다 교리적 주장만을 내세우고 있지 실천적 개혁으로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실천적 개혁은 이미 살펴본 대로 웨슬리가 모범적으로 잘 보여 주었다. 아무리 교리들이 정통인들 그에 기초하여 행함이 없는 믿음은 헛된 것으로 죽어 있는 것이다(약 2:26).

이로써 제3 종교개혁은 집약된 바로 그 세 가지의 중심축을 바탕으로 하여 기독교의 정체성인 사랑을 실천하는것으로서의 과업을 지표로 삼는다.

기독교의 종국적 가치(teminal value)는 사랑이고, 이 사랑을 담아내는 교회는 도구적 가치(instrumental value)다. 주객이 전도되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교회 자체를 기독교와 동일시하지 말라는 것이다.

인도를 점령하고 있던 영국군이 철수할 때, 간디(Gandhi)는 “너희들이 섬기는 예수는 이 인도 땅에 그대로 남겨두고 너희들이 호화롭게 건축해놓은 교회는 들고 영국 땅으로 가라”고 일갈하였다.

이미 언급한 대로 제3 종교개혁의 지표를 이 땅에 성취하려면, 주도면밀한 연구방법론에 대한 탐색이 그만큼 중차대하다.

근대 철학자 데카르트는 그의 「방법서설」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면서, 학문이 이성의 산물인 이상 도저히 의심할 수 없는 절대적인 진리에 이르기까지 치열하게 탐구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는 모든 독단적인 권위와 편견을 부정하였다.

그리고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유명한 명제를 남겼다. 이렇게 데카르트의 말을 빌리는 이유는 신학(또는 교리) 역시 생각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제3 종교개혁을 논함에 있어 연구 방법론을 운운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한 관건이 되겠다.

1968년까지 한국교회 개혁을 위하여 종교개혁을 논한 사람들은 신학자 홍현설 외 21명, 목회자 강신명 외 7명, 대학교수 이어령 외 10명, 기타 전택부 외 18명이나 되었다. 이어 글을 써서 자료에 나타나 있는 것들은 ‘기독교와 한국 문화(좌담회 기록, 1957. 8)’를 시점으로 36건이 되었다. 이후에 이제까지 종교개혁을 논한 일련의 학자들의 주장을 시대순에 따라 간략하게나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1967년 종교개혁 450주년을 맞이하면서 조직신학자 도양술은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한국교회도 100년의 역사가 차가면서 노후한 폐물이 되어가고 있다. 이럴 때 루터의 정신으로 성서에 입각한 종교개혁이 필요하다. 제도와 규율, 신앙의 모든 면에서 비성서적인 면이 있다고 하면 과감히 시정하여서 개혁자의 정신을 살리고 개혁교회의 면목을 나타내야 한다.”

이어 조직신학자 이종성은 한국 교회의 혁신이라는 절규를 듣는 자가 그렇게도 적은가! 라고 개탄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교회에 개혁이 요청되는 면으로 교파신앙의 독선주의와 심각한 교권주의, 지도자의 함량 부족 등을 들었다.

민중신학자 안병무는 바울의 사랑의 찬가(고전 13장)를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종말론적인 신앙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이 신앙만이 종교개혁에 이어서 사회개혁까지도 가능케 한다고 하였다.

구약성서학자 김정준은 종교개혁 450주년 기념 논문에서 한국 교회가 갱신해야 할 과제들로서는 수많은 주의(- ism): 열광주의, 교권주의, 교파주의, 지방색과 파벌주의 등이 있다는 것을 질타하였다.

그리고 실천신학자 정용섭은 넓은 의미에서 예배의 갱신, 설교의 갱신, 교회의 구조적 갱신 등을 교회갱신의 원리로 제시하고는 실제로서 특히 예배의 갱신을 위해서는 축제로서의 예배와 한국 교회의 통합을 제시하였다.

1993년에 이르러 박아론은 칼빈주의가 진정한 유신론과 기독교의 본연의 모습이요 완성이라는 반틸(C. Vantil)의 논리를 토대로 종교개혁을 위해서는 반드시 신본주의적 인간론과 교회관과 성경관에 대한 강조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더 이상 종교개혁의 참뜻을 오해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어 1995년 총신대 총장이었던 김의환은 교회 갱신의 우선 과제는 항상 바른 복음을 전하고 가르치는 일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두었다. 특히 그는 한국교회 강단 위기를 지적하면서, 지나치게 사람들이 듣기 좋아하는 인간 기호와 취합에 맞추어 전하는 인기주의 편승을 기복신앙 팽배 현상 탓으로 돌렸다.

민병소 목사
감리교신학대학교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서울대학교 대학원(종교학)
미국 Southwest B. University (H. 신학박사)
기독교한국회중회 총의회 전권위원장
한국교회 최초순교자토마스기념예배당
기독교한국회중회 제일교회 담임목사
(사) 토마스순교기념선교회 회장
(사) 토마스순교기념선교회 농협 301-0304-05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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